일전에 수정대전이 한창일 때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인물평이 쥬노 고물상의 낡은 나무상자에서 발견되어 연구자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는 그 일부를 소개하겠다.
●야영지의 공자 발렌랄 R 다빌
Valaineral R Davilles(835 – )
산도리아 근위기사단장(※1). 알디에느공(※2). 현 국왕 데스틴의 사촌 동생이다.
온유하며 독실한 인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드문 검술 재능을 지니고 군사(軍事)에도 해박하므로 명군 란펠의 기질을 가장 짙게 물려받은 왕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선왕 그란튤이 암살되었을 때는 그 후계자로, 말수가 적고 사교적이지 않았던 당시의 데스틴 황태자보다도 외모가 수려하고 신동이라 평판이 자자한 발렌랄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왕국이 다시 분할되는 것을 염려한 그는 재빨리 황태자 지지를 표명하여 옹립파의 책동을 미리 방지하였다.
이후, 데스틴의 신뢰를 얻은 발렌랄은 858년, 공작이라는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요청대로 근위기사단장직을 임명받아 왕성 경비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나 수정대전이 시작된 지금은 왕가의 깃발을 전장에 휘날리며 병사의 사기를 고무하기 위해 풀밭을 깔개 삼아 자는 하루하루가 지속되고 있는 듯하다.


●천리안 총잡이 엘리비라
Elivira Gogol(835 – )
국방회의에서의 과격한 발언으로「철혈(鐵血)의 숙녀」란 별명을 지닌 바스툭 제1 황금총사단의 수장.
총포 양산화로 부를 축적한 고골리 가문의 장녀로 태어난 엘리비라는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지지 않는 성격도 있어, 마음대로 약혼자를 정한 아버지 콘드라트에게 격렬히 반발하며 무단으로 징병용병국에 출두해 군인 생활을 시작하였다.
공화군단병에 채용되고 1년 후, 얄궂게도 어린 시절 즐겼던 도마뱀 사냥으로 아버지에게 훈련받은 총 다루는 실력을 높이 평가받아 황금총사단에 편입된다. 입단 후는 저격수보다 전술가로서 두각을 나타내, 황금총사단의 본령(本領)인 적지의 광산 탈취에 차례차례 성공. 약관 25세로 필두황금총사단장에까지 올랐다. 이것을 계기로 아버지와도 화해하여 그 생애 최고의 걸작「어나이어레이터」를 물려받았다.
●떠돌이 기걸 하쟈 조완
Haja Zhwan(843 – )
윈더스 연방에 가세한 용병 집단 중 하나인 살쾡이(와일드 캣) 의용단을 이끄는 용병.
볼에 미스라족 전설 속에 등장하는 대여왕 비비야의 후예라는 증표로 여겨지는 얼룩무늬가 있다고 알려졌다.
연방군의 실질적인 핵심인 미스라 용병단과 의용단(※3) 중에서도 가장 큰 세력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하쟈는 연방 최고기관인 원로원 회의 출석을 특례로 허가받았다. 그러나 방약무인하며, 때로 공갈 협박을 일삼는 하쟈의 태도에 반감이 있는 원로원의원도 적지 않은 듯하다.
섬나라 조와 출신인 하쟈가 올지리아 대륙에서 그 정도의 병사를 모을 수 있던 배경에는 얼룩무늬 영향도 있으나, 공식적으로는 수정대전에 불간섭 중립을 표명한 조와의 종주국 아트르간 황국의 어떤 의향이 작용한 것은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Illustration by Mitsuhiro Arita
※1 : 근위기사단
왕성 방위를 위해 배치되었던 정예기사단. 어떤 이유로 수정대전 후 병력이 대폭 소멸해 근위기사단으로 재편성되었다.
※2 : 알디에느
엘반족이 퀀 대륙으로 이주하기 이전에 살았다고 여겨지는 전설의 땅. 알디에느공은 그 영유를 의미하는 산도리아 최고 작위 중 하나이지만 실질적으로 영유한 땅은 없기에 전통적으로 방계 왕족에게 무게를 주기 위해 내려주는 경우가 많다.
※3 : 미스라 용병단 · 의용단
주로 미스라족에서 결성되는 윈더스 용병조직. 왕사용병단, 대악용병단 이라는 전(前) 해적의 선임 집단과 살쾡이 의용단, 맹호의용단 이라는 대전발발후에 남쪽에서 온 새내기 집단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전쟁 후, 통폐합되어 4개의 의용단으로 재편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