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FANTASY XIV 공식 SS 창천비화 중 “꽃말”.
원문 http://jp.finalfantasyxiv.com/lodestone/special/2016/short_stories/
※”꽃말” 편은 3.0부터 3.3까지의 네타바레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할 것.n

n[#M_ 「꽃말(花言葉)」 보기 | 「꽃말(花言葉)」 가리기 |「푸른 용기사가 점프로 과일이나 따고 있다니…….
……나는 이런 곳에서 대체 무엇을 하는 건지.」
확실히 그런 혼잣말이었던 것 같다. 그때 상황을 떠올리고 알피노 르베유르는 뿜고 말았다.
포르탕 백작저에 준비된 알피노의 사실. 용시전쟁이 종결되고 푸른 용기사 에스티니안이 황도 이슈갈드를 떠난 며칠 후, 심야가 되어도 잠이 오지 않는 알피노는 잠자리를 포기하고 목제 책상을 마주하고 있었다. 자신의 허영심과 교만으로 모든 것을 잃은 그 날. 캠프 드래곤헤드를 관할하던 오르슈판 경의 말에 마음이 흔들려서 시작한 수기를 펼친다.

「알피노 님……당신은 이대로 부러진 「검」이 될 생각인가?
……자신에게는 더는 아무것도 안 남았다고 하며?」
울다하에서 내몰려서 이슈갈드로 달아나 용시전쟁에 얽힌 여로에서 알피노는 자신의 변화를 희미하게 느끼고 있었다. 오르슈판 경이 눈의 집이라 부른 곳에서 그가 해 준 말을 떠올리며 표면만을 꾸몄던 당시의 자신을 지금의 알피노는 부끄러워했다.
오르슈판 경은 빛의 전사인 영웅을 「벗」이라 불렀다. 영웅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그때 오르슈판 경은 영웅을 돕고, 그리고 그 영웅의 일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우정을 자신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알피노는 지금이 되어서야 자기가 얼마나 그 우정에 도움 받았는지를 절감했다. 때는 이미 늦어서 그것을 직접 전할 수는 없게 되었으나, 며칠 후 알피노는 이슈갈드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쿨자스의 언덕에서 다시 오르슈판 경에게 그것을 보고했다.
다시 팔락팔락 수기 페이지를 넘긴다.
빛의 전사, 푸른 용기사 에스티니안, 얼음의 무녀 이젤, 그리고 자신이라는 기묘한 네 사람의 여행은 알피노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말은 쉽지만, 알피노…….
네가 그나스족의 만신과 싸운다면 몰라도, 만신 토벌은 「빛의 전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잖나?」
그나스의 둔덕에서 에스티니안이 한 말은 다 버렸다고 믿었던 자신의 오만을 통감하게 했다. 이제까지 알피노에게 이렇게까지 확실히 말해주는 인물은 조부 루이조와를 제외하면 동생 알리제 정도였다. 자신은 마음 어딘가에서 그 알리제조차 얕보고 있던 것이 아닌가 하고 깨달았다. 크리스탈 브레이브 사건 이래, 조금이라도 자기가 직접 도움이 되겠다고 결심했음에도 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이 모양이다. 무엇보다 빛의 전사인 영웅이 자기에게 정나미가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고조차 생각했다.
알피노에게 두뇌와 말은 무기이다. 그러나 그 말은 루이조와의 손자라는 「피」로 지탱된 무기다. 알피노 자신이 힘을 부여한 것이 아니다. 「루이조와의 손자」가 한 말인지, 「알피노 르베유르」가 한 말인지, 그것은 결정적으로 의미가 다르다. 자기 손과 발을 움직여 행동과 실행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자신은 그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동료에게 신용과 신뢰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인지 아닌지, 그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말은 공허한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기는 쉽지만, 그것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믿어주게 되지 않는다면 이전의 자신과 아무것도 다름없다.
이때는 만신 라바나를 토벌하러 간 영웅과 이젤의 귀환이 터무니없이 길게 느껴졌다. 자신은 빛의 전사를 무적의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에스티니안이 한 말이 무겁게 짓누른다. 그러나 그것을 부끄러워하기만 할 수는 없다. 알피노는 귀환을 기다리면서 본격적으로 마법 단련을 시작했다. 물론 이제까지도 마법 훈련은 해 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전을 전제한 것이 아니라 이른바 공부 같은 것이었다. 이젤이 등을 민 것도 크다.
「알피노는 마법 재능이 있다. 실전에서 갈고 닦으면 좋은 마도사가 되겠지.」
영웅에게 건넨 이젤의 한 마디가 알피노에게 힘을 주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좋다, 진정한 동료가 되기 위하여 알피노는 드디어 자기 힘으로 걷기 시작했다.
다시 페이지를 넘기다가 다시 손이 멎는다.
드라바니아 운해. 백아의 궁전을 앞에 두고 마지막 야영이 된 날의 수기다. 이젤이 만들어준 스튜는 매우 따뜻했고 그때까지 먹어 본 무엇보다 맛있었다. 여행 도중에 배운 장작 줍기. 에스티니안조차 지독히 애먹은 운해에 사는 모그리족과의 만남. 드래곤족과의 대화……. 그리고 빛의 전사는 언제나 자기를 지켜보아 주고 있다. 알피노는 이 여행에서 자기의 무력함과 무지를 알았다. 그것은 자기도 같다고 이젤도 에스티니안도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무지로부터 자신을 알고,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달성하려는 의지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알피노는 그것이 미래를 맡긴 이젤에게로의 답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알피노 님, 아직 깨 있으시오?」
갑작스러운 노크에 이어 목소리를 낮춘 물음이 들려왔다.
무심코 들고 있던 수기를 덮고 답하자 에드몽 전 백작이 램프를 들고 얼굴을 내민다.
「오늘 밤은 좀처럼 잠이 안 와서 내가 차라도 끓일까 하던 참에
문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았지.
선잠이라도 들어서 감기 걸리면 안 될 듯해서 말일세.」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알피노도 잠들지 못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자 에드몽 경은 자기 방에서 모포를 가져와 주고, 사양하는 알피노를 물리치고 따뜻한 허브티를 끓여 주었다. 듣자 하니 니메야 릴리의 뿌리를 달인 것이라고 한다. 다루기 어려운 식물이라고 들었는데, 에드몽 경의 의외의 일면을 본 기분이 든다. 다시 예를 표하자 전 백작은 섭섭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만간 여기를 떠난다고?」
알피노가 대답하려는 것을 에드몽 경은 가로막고 따스하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덧붙이고 문을 닫았다.
「좋은 표정을 하게 되었구려, 알피노 님.」
에드몽 경이 끓여 준 허브티에 입을 댄다. 씁쓸한 맛이 나는 니메야 릴리의 뿌리는 달인 그대로는 써서 먹을 수 없다. 하지만 당밀과 섞어서 쓴맛은 누그러져 있어 전 백작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알피노는 문득 생각했다. 니메야 릴리의 꽃말은 무엇이었을까?
다시 책상으로 돌아온다. 수기는 다시 이어진다.
팔콘 네스트에서 열린 사람과 용의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되는 의식은 사룡(邪竜)의 그림자에 씐 에스티니안의 난입으로 중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용시전쟁의 진실을 안 황도의 혼란이 진정되고 사람들이 점차 과거의 역사가 아닌 미래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직후 일이다.
붉게 물든 용기사 갑옷. 그 갑옷을 침식하듯 달라붙은 두 개의 사룡의 눈. 설령 친구라 해도 백성을 위해서라며 에스티니안에게 화실을 시위에 메긴 아이메릭 경은 분명 옳다. 그러나 알피노의 마음은 에스티니안을 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눈의 집에서 그렇게 털어놓은 자신에게 영웅은 조용히 미소 지어 주었다. 벗을 구하자며.
그 후, 용의 눈과 대치했을 때 느낀 에텔은 영웅과 둘만의 비밀로 해 두기로 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끝난 지금, 남은 것은 모든 것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뿐.」
아이메릭 경의 귀족원 의장 취임 의식이 끝나자 에스티니안은 그 말을 남기고 병실 침대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붉게 물든 용기사의 갑옷을 남긴 채. 정말이지 그 사람답다. 알피노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 가차 없이 말을 던져온 에스티니안. 그 사람은 결코 알피노를 입장이나 혈통으로 판단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대해 준 첫 어른이었을지도 모른다. 알피노는 그를 형처럼 따르는 자신을 자각했다.
새로운 여행의 출발이 다가오는 중, 한 손에 수기를 든 알피노는 이슈갈드 각지를 돌았다. 혼자 하는 여행 도중에 몇 번 살아남은 사룡의 권족에게 쫓기기도 했지만, 마법 단련이 도움 되었다.
영봉 솜 알 정상에서 드라바니아 운해를 바라보았을 때의 감동. 압도적인 존재였던 성룡(聖竜) 흐레스벨그와의 해후…… 지금도 다리의 떨림을 기억한다.
성룡의 입으로 용시전쟁의 진실을 알게 되고 사태는 급변한다. 영웅과 에스티니안의 사룡 토벌, 이슈갈드 교황청에서의 비극, 그리고 마대륙 아지스 라의 하늘을 향해 빛난 이젤의 마음…….
아지스 라에 들른 알피노는 그 날 그 섬에 내려선 그 장소에 한 떨기 꽃다발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니메야 릴리 꽃다발. 에스티니안이 두고 간 것이리라. 왠지 모르지만, 그리 확신한다.

사상을 달리하는 네 명으로 시작한 여행이었다. 하지만 함께 걸어나가는 중에 진정한 여행 동료가 될 수 있었다. 이젤의 마음과 함께 그 사람은 이제부터 자기를 위한 여행을 하리라. 분명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는 작별인사를 하지 않았으니까…….
알피노는 허브티를 다 마시고는 수기를 덮고 침대로 파고든다. 눈을 감고 잠에 빠지는 순간, 그는 그것을 떠올리고 미소 지었다.
진혼(鎮魂)의 꽃으로도 알려졌으며 별의 신 니메야의 이름을 지닌 꽃. 별은 나그네에게 행선지의 길잡이가 된다. 「여행이 무사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니메야 릴리의 꽃말._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