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3-2 소설 해석 3

◈이제까지 해석한 FF13 소설 리스트◈

nnFF13-2 공식 소설 해석.
이거 내용은 상당히 중요한데, 게임으로 표현하기엔 좀 어려울 듯해 왜 게임에 안 넣었느냐고 욕하기도 애매하네(…)

 이 소설 해석 퍼가지 말 n것.
일어원문을 무슨 수를 써서 구해서 퍼뜨리든, 따로 해석을 해서 뿌리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내가 해석한 내 해석본은 퍼가지 n마시오.
링크는 마음대로-_-)~

[#M_FINAL FANTASY XIII-2 Fragments After 「prayer & wish ②」|가리기| 어느새 안개가 걷혀 있었다. 상당히 걸었다고 생각했으나 해변에서는 아직 얼마 멀어지지 않았다. 그 폐허까지의 거리도 아직 멀다. 오딘은 그곳을 향해 일직선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역시 그것이 여신 에트로가 산다는 신전이었다.
 질주하는 오딘에 뒤처지지 않고 모글리가 따라온다. 의외로 비행 능력은 상당히 높다. 그뿐만 아니라, 먼 곳에서도 마물의 기척을 감지하는 힘이 있는 듯하다. 모글리는 오딘 곁을 날면서 그것을 일일이 보고해 온다.
「지금 조금 강한 녀석이 도망갔다 쿠뽀. 아, 아주 강한 녀석이 멈추어서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쿠뽀. 오른쪽에 그다지 강하지 않은 녀석이……」
 이 또한 오딘과 만났을 때에 라이트닝이 「그런 것은 빨리 말하라」고 한 것을 충실히 지키려는 것이리라. 그 서투른 충성심이 재미있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했다.
「알았다. 아주 강한 녀석이 다가왔을 때만 가르쳐 줘. 그 외에는 이제 됐어」
「아주 강한 녀석 이외에는 싸워 쿠뽀?」
「그것이 여기의 규칙이잖아. 그렇다면 지킬 수 있는 범위에서 지키겠다」
 르씨였던 때와 같이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발할라에서는 싸우는 것이 정보 수집으로도 이어진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그럴 필요 없다고 오딘의 「목소리」가 났다. 신전 주변에 있는 자들은 내 부하다, 라고. 오딘을 정복하면 그 부하도 동일하게 따르는 듯하다.
「이 주변의 마물은 전부 라이트닝님의 부하라는 뜻 쿠뽀?」
「그런 듯하군」
「그럼, 이 이상한 기척도……쿠뽀뽀???」
 모글리가 당황한 듯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왜 그러지?」
 그에 이끌려 시선을 돌린 라이트닝은 숨을 삼켰다.
 무언가가, 온다.
 소리 없는 울림을 느꼈다. 시야가 흔들렸다. 마치 햇살을 반사하는 수면처럼 눈앞이 가늘게, 그리고 불규칙적으로 파도치고 있다.
 n질주하는 자의 기척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전력으로 달리는 기척은 전해져 오건만, 무언가가 방해하고 n있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다가가겠다고 오딘에게 명하려고 하다 놀랐다. 상체를 숙이는, 팔을 움직이는 극히 당연한 동작이 무겁다. n주위의 공기가 엉겨붙는다.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 발버둥치는 듯하다.
 흔들리는 시야 일부가 형태를 이루었다. 엉겨붙는 공기를 찢듯이 달려오는 자가 있다. 라이트닝은 무심코 눈을 크게 떴다.
「저것은!?」
 오딘이었다. 그 자체는 놀랍지 않다. 발할라에 복수의 오딘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놀란 것은 그 등에 탄 자다.
 옛날이야기 그림책에 나올 법한 고풍스러운 갑옷으로 무장하고 대검을 휘두르며 무언가와 싸우는 그 모습.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까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 손에서 쏜 뇌격은 목적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저것은…… 나!?」
 얼굴 생김새가 닮았다는 이유가 아니다. 그저 그리 느꼈다. 저것은 자기 자신이라고, 어째서인지 알았다.
「그렇다면 저 오딘은!? 저것은 너인가?」
 물어보았으나 오딘은 답하려 하지 않는다. 묻는 자신의 목소리도 아까까지와 전혀 다르다. 동굴 안에 있는 것처럼 거듭해서 울리게 들린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
 무엇을 나라고 부르는가, 라고 의아한 듯한 반응이 돌아온다. 대답이 늦은 것은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인 듯하다.
「설마 네게는 안 보이나?」
 당황하는 동안에도 또 한 사람의 자신과의 거리가 한발 한발 좁혀진다. 서로 전력으로 질주하는 오딘에 타고 있건만, 눈 깜짝할 사이에 스쳐 지나갈 거리이건만, 모든 것이 지독히 느리다.
 자신과 시선이 부딪혔다. 그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여신의 옥좌로 가라. 모든 답은 거기에 있다」
 스쳐 지나갈 때 그 말을 듣고 기.억.해.냈.다. 그렇다, 모든 답은 여신의 옥좌에 있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무엇을 기억해냈지? 여신의 옥좌? 신전의? 바로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이다. 자신은 아직 신전에 도착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무엇을 기억해냈다는 것인가.
「멈춰라! 오딘!」
 말머리를 돌려 보았으나, 또 한 명의 자신을 태운 오딘은 이미 멀리 있다. 이윽고 그것은 무언가를 계속 뒤쫓는 채 사라졌다. 아무리 뚫어지게 보아도 더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니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시야가 흔들리지도 않고 팔을 올려 보아도 아무 저항감 없이 움직였다.
「이제 됐다. 신전으로 가 줘」
 오딘이 다시 폐허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딘에게는 실제로 그랬던 것이리라. 그는 아무것도 못 보았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지금 것은 대체 무엇이었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지()한 것이 아니다. 기억해낸 것이다. 그 감각은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다.
「미래의 기억?」
 그 단어가 확 와 닿는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억해냈다. 미래의 자신과 만난 순간에. 그렇다. 그것은 미래의, 앞으로의 자기 모습이었다.
 그러나 어째서 그런 것과 만난 것인가. 일방적으로 목격한 것이 아니라, 그쪽에서도 자기가 보였다. 게다가 말까지 걸었다. 현재의 자신에게 미래의 자신이.
「있을 수 없어……」
 n확실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여기가 「그런 곳」이라고 한다면? 그 해변에서 눈을 뜬 후, 자신은 무엇을n 체험해 왔는가. 상상 속의 생물로 여겼던 모글리와 만나고,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던 오딘과 대화했다. 그것도 예사롭다고는 n말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게다가 싸움으로써 서로의 기억과 생각을 공유했다. 있을 수 없는 일뿐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있을n 수 없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곳, 그것이 발할라인 것이리라. 그것은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무언가가 걸린다. n자기가 있단 세계, 소환수들이 「저쪽」이라고 부르는 세계와 여기는 무엇이 다른 것인가.
 이제까지의 일을 하나하나 돌아보자 어떤 일에나 공통된 단어가 떠올랐다. 시간이다.
 그 해변에서는 아무리 걸어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체감시간이 잘못됐다고 느꼈다. 그리고 미래의 기억. 모두 「시간」이라는 개념이 파탄 남으로써 발생한 현상이 아닌가.
 모글리는 어디를 통해 발할라로 왔다고 했는가? 「시공의 틈새」다. 그것은 시간 개념이 존재하는 「저쪽」과 그것이 파탄 난 발할라와의 틈새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일단 앞뒤는 맞는군」
 그리 중얼거린 후에 그것이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운 말이었음을 깨닫는다. 도저히 평범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이곳에서 앞뒤가 맞는다 한들 어쩐다는 말인가.
 아니,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게 될 듯해 두렵다. 시간 개념 운운보다도 더 간단하고 설득력 있는 해석이다. 이미 자신은 제정신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은.
「라이트닝님?」
 어지간히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던 듯하다. 모글리가 걱정스러운 듯이 들여다본다.
「아무것도 아니다. 괜찮아」
 n그렇다, 모글리는 미래의 오딘과 라이트닝을 만났을 때에 「이상한 기척」이라고 말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히 기운을 알아챈 n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환각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오딘은 아무것도 몰랐는가 하는 의문이 남지만, 지금은 거기까지 생각하는 것은n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은 됐어. 지금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여신의 신전이 눈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멀리에서 보았을 때 폐허였던 신전은 바로 앞에서 보아도 역시 폐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신전에는 어째서인지 시계탑이 있었다. 당장에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기울어진 시계탑이다. 왜 그런 것이 여기에 있는가. 시간 개념이 파탄 났다고 추측되는 땅에 이토록 어울리지 않는 것은 없었다.
 신전 안으로 발을 들이자 마물의 기척이 농후함에도 덮치는 자는 없다.
「신전 안의 마물도 네 부하인가?」
 n기사 모습으로 돌아간 오딘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신전 주위와 달리 여기의 마물을 다스리는 자는 따로 있는 듯하다. 오딘은 그n 이상 밝히려 하지 않았으나, 아마도 여신이 직접 부리는 것일 거라고 라이트닝은 추측했다. 어차피 여신과 만나면 알 이야기다.
 n옥좌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것도 없었다. 이미 라이트닝은 알고 있었다. 아까 자기 자신과 만났을 때와 같이 신전에 들어오자마자 n기억해냈다. 앞으로 자신은 몇 번이나 여기에 드나들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익숙한 길을 가듯이 발이 움직였다.
 이윽고 n마물과는 확연히 다른 기운을 느꼈다. 여신 에트로다. 자기가 아는 어떤 기운과도 다르다. 신이라고 이름 붙어 있어도 팔씨 같은 n위압감은 없고, 또한 거룩한 느낌조차 없었다. 그저 무언가 사람이 아닌 존재가 미소 짓고 있다고 느꼈다. 미소 그 자체에 기운이 n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왜 그러지?」
 귀공에게 허락되었어도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 장소이기에, n라고만 답하고 오딘은 그 자리에 무릎 꿇었다. 라이트닝과 함께 가고 싶은 듯한 눈치를 보이던 모글리도 오딘이 한 번 노려보자 n단념한 듯하다. 알고 있다 쿠뽀, 라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모글리는 그렇다 치고, 오딘도 출입할 수 없는 장소에 「저쪽」의n 인간인 자신이 들어가도 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뇌리를 스쳤다. 스쳤으나, 무시하기로 했다. 들어가지 말라고 해도 순순히 n물러설 수는 없다. 어차피 선택지는 하나다.
 여신의 옥좌에 모든 답이 있다. 그것을 확인해야 한다.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말이니까. 그리 생각하고 한걸음 내디디었을 때였다.
 갑자기 주위가 어둠으로 바뀌었다. 뒤를 돌아보았으나 시커먼 어둠 속에서 오딘과 모글리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동요는 전혀 없었다. 여기는 그런 곳이라고 납득해 버리면 일일이 놀랄 일도 없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엷은 빛이 보였다. 당장에라도 사라질 듯한 약하디약한 빛이었다. 그럼에도 엄청난 힘을 느꼈다. 사람의 몸으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무언가가 졸고 있다.
「이것이…… 여신?」
 빛을 향해 손을 뻗었을 때였다. 어둠에 새하얀 균열이 생겼다. 아니다. 균열이 아니었다. 거대한 마물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바하무트다. 그러나 팡의 소환수와는 달리 그 몸은 눈부실 정도로 희다.
 이번에는 명백한 적의를 느꼈다. 여신 에트로의 기운에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던 위압감이 있었다.
「옥좌의 수호인가. 나는 여신을 만나러 왔을 뿐이다. 적대할 생각은 없다. 지나가게 해 주지 않겠나」
 아니, 라고 꽂히는 듯한 거절하는 답이 있었다.
「싸우라고?」
 그렇다, 라고 짧은 답이 머릿속에 울렸다.
「알았다. 발할라의 방식에 따르지」
 어쩌면 이 바하무트가 「모든 답」을 알지도 모른다. 무기를 맞대면 상대를 알 수 있다. 여신의 옥좌를 지키는 소환수라면 발할라의 어느 마물보다도 많은 것을 알고 있으리라.
 혼신의 힘으로 벤다. 내게 적의도 해하려는 마음도 없는 것을 알라고 외면서.
 그러나 바하무트는 그 일격을 어렵지 않게 피했다. 생각보다 움직임이 빠르다. 마법을 발동함과 동시에 치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상대를 잡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생.각.해.냈.다. 검은 바하무트를 상대하며 똑같이 고전하는 자기 자신을. 팡의 소환수가 아니다. 더 불길한 기운을 띈 칠흑의 바하무트이다. 미래의 기억이었다.
 다만, 싸우고 있는 것은 바하무트였으나, 쓰러뜨리려는 상대는 따로 있었다. 「그 남자」를 쓰러뜨려야 한다고 필사적인 자신이 있었다. 다만, 기억의 단편은 거기까지라 「그 남자」가 누구인지까지는 생각해내지 못했다.
 눈앞에서 마력이 폭발해 정신을 차렸다. 반사적으로 재빨리 물러선 덕분에 대미지는 없다. 쓸데없는 생각 말라고 스스로 타이른다. 다만, 기억해내고 싶지도 않건만 기억해 내 버리기에 자신도 어쩔 수 없지만.
 두 번, 세 번 내리쳐 보았으나 그때마다 칼끝은 헛되이 빗나갈 뿐이었다. 거절당하고 있다고 느꼈다. 발할라에서의 회피행동은 이해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알았다.
「과연. 옥좌의 수호로서 함부로 정보를 흘릴 수는 없다는 것인가」
 연속해서 뇌격을 쏜다. 회피할 것은 잘 안다. 그러나 계속해서 회피하면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다음에는 어디로 움직일지, 어디로 피할지. 단시간에 연속하는 행동에는 버릇이나 약점도 나타난다.
「거기다!」
 한걸음 앞을 읽는 것만으로는 늦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두 걸음 앞을 읽었다. 도약해 내찌르는 칼끝에 바하무트가 빨려드는 것처럼 보였다.
 n그러나 손에 닿는 느낌은 없었다. 잡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바하무트가 날아올랐다. 라이트닝은 망연히 그 모습을 올려다보았다. n바하무트의 비행능력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전 안에 있다는 믿음 탓에 상공으로의 회피행동은 없을 것으로 단정하고 있었다. 경솔한n 판단이었다.
 바로 뒤에 있던 오딘과 모글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시점에 그 가능성을 머릿속에 넣어 두었어야 했다. 자기가 있는 것은 신전 안이자 안이 아니다…….
 비웃듯이 상공을 선회하던 바하무트가 급강하해 온다. 저 일격을 정면으로 맞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받아내는 것 따위는 애당초 무리다. 간신히 직격은 면했으나 여파는 상쇄하지 못했다. 몸이 꼴사납게 굴렀다.
 다시 날아오른 바하무트가 상체를 돌렸다. 강력한 공격마법의 전조다. 팡의 소환수가 그랬다. 재빨리 방어마법을 영창했다. 언제나 방어나 서포트는 호프에게 맡겼기에 지금 자신이 하나도 없기는 하였으나 간신히 늦지 않았다.
 n상공에서 강렬한 마력이 쏟아져 내린다. 아무리 마법을 쓸 수 있었다 해도 날개가 없는 라이트닝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n도망치는 것이 고작이라 반격할 여유가 없다. 오딘에 탈 수 있다면, 적어도 누군가 동료 한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약한 생각이n 스쳤다.
 바하무트가 상공에 있는 한 공격은 어렵다. 반격하려면 강하에서 상승으로 전환하는 때였다. 정말 한순간이지만 틈이 생긴다. 마력의 비로부터 도망치면서 라이트닝은 반격할 기회를 기다렸다.
 이윽고 도무지 맞지 않는 마법에 초조해졌는지, 바하무트가 일직선으로 향해왔다.
「그래, 와라」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척하며 파고들었다. 확실히 손에 닿는 느낌을 느꼈다. 동시에 뇌 내에 강렬하게 박히는 것이 있었다. 칠흑의 바하무트를 쓰러뜨리고 복종시키는 남자의 모습.
 옥좌를 지키는 바하무트는 2마리 있었나…….
 다음 순간, 오른손에 충격이 왔다. 유일한 무기가 튕겨 나가 어둠에 뒤섞였다.
「아차!」
 n바보 같은, 이라고도 생각한다. 여기에서 질 리가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자신에게 「여신의 옥좌로 가라」라고 할 리가 없다.n 그러나 무기도 없이 어떻게 싸우라는 말인가. 마력은 바하무트쪽이 확연히 위, 즉 마법에만 의지해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가 n아니다…….
 이대로는 당한다. 도망칠 체력이 바닥나면 거기에서 끝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절망적인 마음으로 갈팡질팡하던 때였다.
「라이트닝님!」
 작은 빛이 날아들었다.
「모그를 써 쿠뽀!」
 인형 같은 둥근 몸이 순식간에 형태를 바꾸었다. 활이다. 라이트닝은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잡았다. 겉모습은 견고한 활이었으나, 들어 보니 모글리의 몸과 같이 가볍다. 화살을 메겨 상공을 향해 활시위를 당긴다.
 모글리 자신의 힘인지, 목표를 조준하기는 쉬웠다. 화살은 당장에 표적을 포착하고 날았다. 이윽고 그것은 무수한 활로 나뉘어 바하무트의 몸으로 빗발쳤다.
 바하무트의 흰 몸이 더욱 희게 빛나고 그 빛이 어둠을 지웠다. 좋다, 고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났다.
 라이트닝은 크게 숨을 내쉰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들고 있던 활은 모글리 모습으로 돌아갔다.
「고마워. 살았어」
 미소 짓자 모글리는 기쁜 듯이 머리의 장식을 흔들었다.
「라이트닝님이 위험하다고 머리의 퐁퐁이 알려주었어 쿠뽀」
 n모글리 머리의 장식 「퐁퐁」은 아무래도 안테나 같은 것인 듯하다. 그러고 보면, 「강한 녀석」의 기척을 감지했을 때 퐁퐁이 빛난 n듯한 기분이 든다. 활로 모습을 바꾸었을 때 곧바로 표적을 포착할 수 있었던 것도 퐁퐁의 탐색능력이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딘이 무서운 얼굴 했지만, 모그는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 쿠뽀. 라이트닝님을 위해서라면 모그는 규칙을 어기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 쿠뽀!」
 n그렇구나, 라고 답하는 입가가 미소 짓는 것을 느꼈다. 우연히 주운 작은 생물에게 궁지에 몰렸을 때 도움받게 될 줄은 몰랐다. n이것 또한 자신의 운명일 거로 생각했다. 처음에는 방해된다고 생각했던 호프가 어느새 마음 든든한 동료로 바뀐 것과 같이.
 다시 주위를 돌아보자 눈앞에 옥좌가 있었다. 앉은 자가 없는 빈 옥좌다. 바하무트는 깊은 어둠으로 감싸서 옥좌를 지키던 것이다.
「이제 괜찮다. 여기에서 기다려 줘」
 n모글리를 그 자리에 남기고 빈 옥좌로 향했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여신은 여기에 있다. 땅을 기는 벌레에는 사람의 모습이 n보이지 않듯이, 무력한 인간의 눈으로는 신의 모습을 볼 수 없을 뿐이다. 지금 옥좌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것도 어쩌면 전혀 다른 n형태일지도 모른다. 발할라에서는 시간 감각뿐만 아니라 오감 전체가 불확실하고 미덥지 못하니까.
「그래도 여신은 여기에 있다……」
 손짓하며 부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에트로는 자신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신과의 대화가 성립되는 것인지 심히 의문이기는 했으나, 라이트닝은 앞으로 나아갔다.
 무의식중에 손을 내밀고 있었다. 손을 만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무언가를.
 손끝이 닿는다. 끌어들이는 감각이 있었다. 무심코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이미 시야에 있는 것은 자기 시각으로 포착한 세계가 아니었다.
 이것은 여신의 눈동자다. 나는 지금 여신과 같은 것을 보고 있다…….
 n그 순간, 발할라에서는 왜 시간이 파탄 났는지, 오감 모두가 애매해지는지를 알았다. 시간도 오감도 여신에게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n 라이트닝은 인간이기 때문에 간신히 그것이 과거인지 미래인지 구별할 수 있었으나, 여신은 아마도 구별 따위는 하지 않는다. 모든 n것을 한 번에 보고, 듣고 있다. 반대로, 여신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보이고 있어도, 자신은 결코 다 파악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n느꼈다.
 예를 들면. 그것이 시작인 것일까. 보이는 것은 확실하건만, 뚜렷하게는 파악할 수 없는 것. 존재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형태를 이루는 일은 없다. 그렇다, 팔씨 에트로를 만든 고대 신의 모습은.
 모를 터인 이름이 떠오르는 것은 에트로의 기억에 동조했기 때문이리라. 아버지 되는 신, 부니벨제(). 에트로가 부른 단 하나의 이름.
 n부니벨제는 자기 힘을 나누어 주어 팔씨 린제와 팔씨 펄스를 만들었다. 에트로는 그저 그것을 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부여받지 n못하고, 관심받지 못하고, 무언가를 원하는 것도 허락받지 못하고, 그저 보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없는 힘을 부여받은 린제와 n펄스를. 그들이 아버지되는 신과 같이 그 힘을 나누어 주어 많은 팔씨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자신이 어째서 부니벨제에게 소외당하는지 에트로는 모른다. 펄스와 린제에게 주어진 것이 어째서 자신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는지. 그녀는 그것을 원망하지도 않고, 시기하지도 않고, 그저 방관하고 있었다.
 그랬다……. 인간과 달리 팔씨에게는 감정이 없다. 에트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당연한 듯이 분노를 느끼고 소외감이나 고독에 시달리는 상황인 것을.
 n오로지 방관자였던 에트로는 그들이 팔씨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흉내 내 스스로 몸을 상처 냈다. 그들의 힘이 형태를 이루어 새로운 n팔씨가 되었듯이, 자신의 피가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부니벨제의 눈에 들지도 모른다. n그들과 같은 것을 할 수 있으면 무언가가 바뀔지도 모른다.
 부니벨제가 잠들어 그들 앞에서 모습을 숨겨도, 에트로는 스스로 상처입히기를 멈추지 않았다.
 만약 에트로가 사람이었다면, 감정을 지니고 그것에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에트로는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n아아, 그랬구나. 당신은 그저 외로웠을 뿐……. 자기를 보아 주기를 바랐다. 린제와 펄스처럼. 당신과 같은 것을 보고 있는 나는 n몸이 찢어지는 것처럼 외롭고 슬프다. 쥐어뜯는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 사람보다 상위 존재인 당신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n인간이라면 누구든 알 일이건만.
 에트로, 당신이 흘리고 싶었던 것은 피가 아니라, 눈물. 당신이 해야 했던 것은 스스로 상처입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되는 신에게 매달려 어린아이처럼 우는 것…….
 그것을 모르는 채 모든 피를 흘리고 에트로는 죽었다. 그 피만을 남기고, 에트로는 그때까지 존재했던 세계에서는 결코 보이지 않는 세계로, 발할라로 왔다.
 에트로는 발할라에서 여신 무인()과 만났다. 부니벨제의 어머니인 여신 무인은 혼돈에 휩쓸려 사라지기 직전이었다. 에트로가 그 해후의 의미를 이해하기보다 먼저 무인은 소멸하고 말았다.
 n그러나 그때 라이트닝은 이해할 수 있었다. 부니벨제가 에트로를 미워한 이유를. 에트로는 무인과 똑 닮았다. 여신의 얼굴이 보인 n것이 아니다. 그저 이해하고 말았다. 부니벨제는 어머니 되는 신과 같은 모습을 지닌 에트로를 혐오하고 있었다고.
 무인이 떠나고, 발할라에서도 에트로는 고독했다. 고독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채였다. 누구로부터도 관심받지 못하고, 말상대가 될 자도 없이.
 한때, 발할라에 「작은 것」이 찾아왔다. 에트로가 예전에 존재했던 세계에서 미지의 무언가가.
 n그것은 에트로가 남긴 피로 린제가 만든 최초의 인간이었다. 은빛 머리카락에 보랏빛 눈동자의 체구가 작은 소녀. 부니벨제가 n무의식중에 어머니신과 흡사한 팔씨를 만들고 말았듯이, 린제도 또한 어딘지 여신을 떠오르게 하는 모습으로 최초의 인간을 만들었다. n이윽고 그녀는 죽어, 그 육체는 썩고 영혼과 정신만이 발할라로 찾아왔다.
 그녀의 정신은 영혼으로부터 빠져나와 사방으로 흩어졌으나 영혼만은 남았다. 에트로는 그 작은 영혼을 귀여워했다. 발할라의 땅에서 처음으로 고독을 달래주는 존재였다.
 n이윽고 계속해서 「작은 것」이 찾아왔다. 린제가 만들어낸 인간들이었다. 다만, 그들은 금세 발할라의 혼돈에 삼켜져 사라졌다. n정신도 영혼도 무엇하나 남지 않았다. 최초의 소녀의 영혼만이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발할라를 떠돌았다.
 단 n하나, 다른 자들과는 다른 영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할라를 방황할 뿐인 존재. 거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는지, 에트로는 n소녀의 영혼을 딱하게 여겨 일찍이 존재했던 세계로 돌려보내 주었다. 친구들 곁으로 돌아가렴, 이라고.
 에트로는 왔다가 n사라지는 「작은 것」에 친애의 정을 느꼈다. 사람이 꽃을 사랑하듯이, 작은 새의 노래를 듣고, 꽃들 사이를 춤추는 나비를 바라보며n 즐기듯이, 에트로는 「작은 것」을 사랑했다. 최초의 「작은 것」인 소녀의 영혼에는 아낌없이 은혜를 내려주려 했다.
 소녀의n 영혼은 새로운 육체에 깃들어 새로운 정신을 갖고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다른 인간들과 같이 짧은 인생을 끝내고 발할라로 n돌아왔다. 그러나 최초의 인간인 소녀는 역시 불완전하여 또다시 그 영혼은 발할라에 남겨졌다. 에트로는 그녀를 예전 세계로 n돌려보내고 세 번째 생을 부여했다.
 발할라의 혼돈과는 서로 맞지 않는지,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몇 번을 죽어도, 그녀의n 영혼은 혼돈으로 녹아들지 않고 남았다. 에트로는 몇 번이고 그 영혼을 동료 곁으로 되돌려보냈다.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이 그 n영혼에게 기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끝없는 환생을 증오하는 자가 나타나는 것은 에트로에게 있어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각별한 은총을 받은 소녀가 인간들에게 있어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것도.
 n어느새 에트로와 같이 시간을 뛰어넘은 시점을 얻어 「무녀」라 불리게 된 소녀는 늘 분쟁의 중심에 있었다.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n그녀 주위에서 사람들은 싸우고 서로 증오했다. 그녀의 말이 사람들을 부추겼다. 그녀 자신에게 악의는 없었음에도 반드시 그녀를 n이용하려는 자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서로 죽이고 많은 피가 흘렀다.
 그녀는 그것을 탄식해 사람 눈을 피해서 살게 되었다. n슬픔과 고독을 이해하지 못했던 에트로가 보인 호의가 소녀에게 슬픔과 고독을 강요했다. 에트로는 그것을 이해하지 않았다. 할 수 n없었다. 인간이 아닌 자인 것, 그저 그 이유로.
 소녀는 슬픔과 고독 안에서 살고 죽었다. 인간인 것, 그저 그 이유로.
 이윽고 인간 세계에서 시간은 흘렀다.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소녀를 지키려 한 자가 있었다. 여신 에트로는 그자에게 자신의 심장을 부여해 그가 언제까지나 소녀와 함께 계속 있도록 만들었다. 그 수호자의 이름은…….
 그 남자다! 기.억.해. 냈.다. 옥좌를 지키는 또 한 마리, 칠흑의 바하무트를 거느린 남자. 카이어스 밸러드.
 내가 싸우고 있던 것은 그 남자였나. 고전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쓰러뜨리려 하던 것은.
 n카이어스가 에트로의 심장을 얻은 후, 길고 긴 세월이 흘렀다. 그는 몇 명이나 되는 율들을 지켜보았다. 셀 수 없을 정도의 n인간들이 죽어갔다. 무수한 영혼이 에트로 곁으로 찾아와 사라져갔다. 묵시전쟁이라 불리는 전쟁으로 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팔씨 n발트안델스의 계략으로 수많은 생명이 죽음에 직면했다.
 그것은……나다. 내 죄.
 행드 엣지에서, 펄스의 이적에서 PSICOM(사이콤) 병사를 죽였다.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서 저항한 것이라 변명하기는 쉽다. 사실, 그때는 필사적이었다. 그들은 진심으로 총을 향해왔다. 이쪽도 진심으로 응전할 수밖에 없었다.
 n그러나. 이렇게 여신의 관점에 서 보니 그것은 하찮은 일일 뿐이다. 에트로에게 개개 인간의 구별 따위는 되지 않는다. 모두 같은 n「작은 것」이고, 똑같은 가치를 지닌 영혼이었다. 모두가 동료들과 함께 가능한 한 오래 「저쪽」에 존재해야 하는 생명이었다.
 거기에 이르른 이유가 무엇이든 죄는 죄다. 인간이 인간을 죽인다. 그것은 인간이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되는 죄였다.
 n죽음에 직면한 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에트로가 듣고 있었을 목소리가. 죽고 싶지 않다, 무섭다, 라는 절규. 한편, nPSICOM 병사 중에는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코쿤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체념 속에서 죽어갔다. 그 n「목소리」는 너무나도 조용했다.
 나는 그런 그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여신의 n시점에서는 그들의 인생이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보였다. 모자람 없는 생활을 보내던 자도 있나 하면, 결코 행복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n 나날을 보내던 자도 있었다. 그들이 지나온 세월은 여러 가지였으나, 무엇이나 같은 무게를 지닌 생명이었다. 하찮은 인간의 눈을 n버리고 무수한 생명을 동시에 바라보며 그리 느꼈다.
 죽고 싶지 않다는 일심에서 생명을 빼앗았다.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것은n 아니나, 어쩔 수 없었다고 얼버무렸다. 생명의 경중을 마음대로 정하고, 마음대로 납득했다. 자신의 생명이 그들의 희생 위에 있는n 것 따위는 생각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나. 너무나도…… 죄 많고 오만한 나.
 그럼에도 에트로는 그런 라이트닝의 바람을 들어주었다. 바닐라와 팡에 조력해 라이트닝 일행의 낙인을 지웠다. 많은 죄를 짊어지고 있던 르씨들에게 구원을 가져왔다.
 에트로는…… 그 정도로까지 인간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죄의 유무와 관계없이, 죽고 싶지 않다는 절규를 결코 내버려둘 수 없으니까.
 n그런 에트로를 어리석은 신이라고 부르는 자도 있었다. 동정과 호의만으로 움직여, 그저 계속해서 주기만 한 에트로는 확실히 어리석은n 여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자기가 준 것이 때로는 재앙이 되고, 때로는 죽음보다도 끔찍한 고통이 될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은혜이기는 하지만, 보낸 소환수는 몇 명이나 되는 르씨를 죽였다. 가시세계()로 돌려보낸 원초의 영혼은 끝없는 환생의 족쇄에 사로잡혔다. 자기 심장을 준 수호자는 그 영원을 증오하여 세상에 파멸을 가져왔다. 모조리 어리석은 여신의 생각이 얕은 자애가 불러온 비극이었다.
 n스스로 불러온 결과를 아는지 모르는지, 에트로는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계속해서 주었다. 그 지나치게 강대한 혼돈이 문을 지나 n가시세계로 분출했을 때도, 에트로는 갖고 있는 모든 힘으로 저지했다. 그것이 가시세계를 침식하면 인간은, 아니, 모든 생물과 모든n 현상이 파괴되고 만다. 에트로는 억지로 시간을 되돌려 모든 것을 없었던 일로 했다. 가시세계와 거기에 존재하는 시간에 약간의 n구멍이 생겼지만, 인간들은 간신히 지킬 수 있었다.
 그래서 에트로는 힘을 다 쓰고 이렇게 졸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될 줄 알면서, 그래도 주기를 멈추지 않은 것인가.
 n이제 에트로는 인간들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다. 인간이 만들어지기 이전과 같이, 그저 방관할 뿐인 존재로 돌아가고 말았다. 아니,n 마지막으로 단 하나, 여신은 소원을 이루어주었다. 단 한 명, 살아남은 인간의 소원이 여신이 이룬 마지막 소원이 되었다…….
 n번영의 미래를 보았다. 붕괴를 보았다. 멸망으로 향하는 시대를 보았다. 시작의 소녀의 최후를 보았다. 세상을 파괴하는 남자를 n보았다. 싸움에 도전하고, 패배하는 자신을 보았다. 사랑하는 동생이 깨어나지 않는 꿈에 사로잡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도.
 그 마음은 내가 지키겠다. 여신 에트로여, 편안히 잠들라.
 빛이 가득 찼다. 천천히 오감이 돌아왔다. 눈을 떴다. 바로 지금 여신의 시점에서 내려다본 것, 여신의 탄생부터 세상의 종말에 이르는 길고 긴 시간은, 한순간의 일이었다.
 일어서자 백은의 갑옷이 묵직한 소리로 울렸다. 여신을 수호하는 기사로서 새로운 힘을 부여받은 것을 알았다.
「돌아가지 않는 건가?」
 어느새 등 뒤에 남자가 서 있었다.
「새로운 힘을 얻은 지금이라면 손쉽지. 가족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 자기 생을 마치면 된다. 세상의 파멸은 그 몇백 년이나 후의 일이다」
 뻔뻔스레 내뱉는 남자야말로 앞으로 세상을 파멸로 이끌 장본인이었다.
「내 대답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은 이미 알고 말았다. 인간의 몸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을. 눈 깜짝할 정도로 짧은 사이에 인간 역사 전부를, 무수한 생명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모습을.
 n그 하나하나에 의지가 있고 희망이 있었다. 그 하나하나를 에트로는 똑같이 사랑했다. 그 똑같은 생명을 마음대로 빼앗은 자신을 n보고만 지금, 원래 세계로 돌아가도 결코 행복해질 수는 없으리라. 무엇을 해도, 무엇을 보아도, 진심으로 즐거워하지 못하고 죽음을n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무력감과 죄의식에 계속해서 시달릴 것이 틀림없다.
「나는 여기에 남겠다. 여기에 머물며 싸우겠다」
 좋을 대로 하라는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으나, 이미 남자의 모습은 없었다. 강대한 힘을 얻은 카이어스 밸러드가 보인 환상이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지금부터 나중에 만날 그였던 것일까?

 그 후로 몇 번을 싸웠을까. 영원이며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 이 발할라에서. 과거와 미래가 뒤얽힌, 시간이 파탄 난 전장에서는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에 끝이 있는지 이제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싸움 도중에 라이트닝은 세라와 재회했다. 그것은 여신의 옥좌에서 본 역사에는 없던 일이었다. 세라는 그 안에서 「공허한 유경()」이라 불리는 감옥에 사로잡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지만 믿고 있었다. 세라는 반드시 깨어나지 않는 꿈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것이라고. 그렇기에 세라를 불렀다. 세라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n어렸을 때, 세라를 울리던 심술쟁이를 내쫓은 것은 라이트닝이었지만, 그 후, 세라는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그 남자아이와 화해하고 n회유했다. 세라의 친한 친구 그룹 안에 그 심술쟁이가 있는 것을 보았을 때의 놀라움은 잊을 수 없다.
 옛날부터 그랬다. 힘으로 밀어붙여 최단 루트로 가려는 자신과 달리, 세라는 길을 돌아가 시간을 들여 나아간다. 그리고 어느새 그 주위에는 세라를 따르고 도와주는 동료가 모여 있었다.
 n이번에도 분명히 세라는 극복할 것이다. 길고 긴 여행이 세라를 강하게 한다. 도움이 되는 사람들과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멸망의n 운명을 바꾸기를 바라는 노엘이 있고, 발할라에서 가장 약하다고 스스로 말하면서도 최강의 바하무트를 쓰러뜨리는 무기가 된 모글리가n 있다. 그러니까 괜찮다, 반드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배신하지 않았다…….
「무르군. 아무리 죽어가는 자의 소원이라 해도 자기중심적이고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검 끝이 울리는 소리로 정신을 차렸다. 셀 수 없을 정도로 검을 맞댔음에도 카이어스 밸러드라는 남자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언제나 일방적으로 기억이나 생각을 읽히고 냉소 받을 뿐이었다.
 n그의 마음은 무섭도록 단단한 껍질 같은 것으로 덮여 있어서 오로지 검은색으로 빈틈없이 감추어져 있었다. 여신에 의해 죽을 수 없는n 몸이 되어 몇백 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온 그는 그렇게 해서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때때로 약간의 틈으로 n새어 전해지는 것은 겁화()와도 닮은 분노와 증오, 얼어붙을 듯한 슬픔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은 여신을 수호하는 자도 또한 어리석은 것인가?」
「닥쳐라!」
「확실히 그녀는 잘했다. 그것은 인정하지. 그러나 여행이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던 탓에 더 큰 고난의 길을 가야 한다. 게다가 여행 n끝에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절망뿐이지. 사랑하는 언니와 다시 살고 싶다는 소원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그것은 이 땅에 남기로 정했을 때부터 알고 있던 것이었다. 신전을 수호하는 기사가 된 자는 발할라를 떠날 수 없다. 세라와 재회하기 위해 「저쪽」으로 건너갔으나, 아주 짧은 시간의 일이었다. 그것이 고작이었다.
「슬퍼하게 하기 위해서만 여행을 계속하게 했다. 세상이 끝나는 자리에 서게 하기 위해서만. 너무나도 잔인한 처사로군」
「닥치라고 했다!」
 힘껏 검을 내리쳤다. 그러나 카이어스의 모습은 이미 거기에는 없었다.
「그녀의 탄식에 어떻게 답하겠나? 그녀의 고통을 어떻게 갚겠나?」
 등 뒤에서 조롱하는 목소리가 났다.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 끝나게 하지 않아!」
 여신의 옥좌에서 본 것이 전부가 아니다. 거기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 그때 없었던 것의 안에야말로 희망이 있다. 그때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믿는다.
「미래는 바뀐다. 반드시 바꾸어 내겠다. 그것이 내 속죄다!」
 예전에 이 손으로 죽인 자들에 대한,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세라에 대한. 그렇기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 남자를 막아야만 한다. 설령 이 목숨과 맞바꾸어서라도.
 기도와 소망을 검에 담아, 라이트닝은 카이어스 밸러드에게 달려들었다.

 세라……. 나는 속죄할 수 있을까?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