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13 소설 해석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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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13 공식 소설 해석.
TOMORROW 편.
 
이 소설 해석 퍼가지 말 것.
일어 원문을 무슨 수를 써서 구해서 퍼뜨리든, 따로 해석을 해서 뿌리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내가 해석한 내 해석본은 퍼가지 마시오.
링크는 마음대로-_-)~
n[#M_「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TOMORROW」|가리기|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TOMORROW-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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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재앙이 내려왔다.

 위대한 펄스신의 땅에 린제(악마)의 소굴에서 불길한 것이 날아왔다.
 그 불길한 오른손은 대지를 갈랐다. 갈라진 대지는 천개의 조각이 되어 땅에 사는 사람들을 때렸다.
 그 불길한 왼손은 바위산을 무너뜨렸다. 무너진 바위산은 만개의 조각이 되어 땅을 기는 짐승을 도륙했다.
 그 불길한 두 손은 어머니 되는 대하()를 잡아 뜯었다. 잡아 뜯긴 대하는 사나운 탁류가 되어 사람도 짐승도 모두 휩쓸고 내려갔다.
 사람들의 양식으로 키운 땅의 결실은 송두리째 짓밟혔다. 뜯어낸 기름진 땅은 하늘로 올라가고 비틀려, 이윽고 어딘가로 옮겨졌다.
 땅 깊숙이 잠든 금은옥은 불길한 오른손에 파헤쳐지고, 불길한 왼손에 빼앗겨, 이것도 어딘가로 옮겨졌다.
 모든 건조물이 잔해로 변하고 흔적도 없이 어딘가로 옮겨졌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만이 그저 허공에 삼켜졌다.
 땅은 한탄과 원망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그래도 파괴는 계속되어 이윽고 죽음과 정적이 남았다.
 악역무도한 그것이 물러가는 것을 집을 잃은 아이 두 명이 떨면서 올려다보고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린제(악마)의 소굴, 구형 마굴로 돌아가는 불길한 모습을.
 한 명의 눈동자에는 분노가, 또 한 명의 눈동자에는 슬픔이 어렸다.

 그날, 하늘에서 재난이 내려와 땅에 두 알의 씨앗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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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두 명의 소녀가 신전으로 들어갔다.

 한 명은 이미 어른스러운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또 한 명은 아직 어린 눈동자였다. 붉은빛 옷, 검은빛 옷, 보랏빛 옷을 두른 세 명의 신관이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를 이끌고 또 한 명의 소녀가 뒤를 따랐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앞에 두고 붉은빛 신관이 소녀들에게 말했다.
「부정한 무기는 두고 가라. 이 앞에 있는 팔씨의 옥좌로 나아갈 때 땅의 부정은 절대 들여서는 안 된다」
 소녀들은 그 자리에 무기를 두었다.
「르씨가 되면 더 좋은 무기를 받을 수 있잖아?」
 이 자리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말을 내뱉은 것은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였다. 그러나 세 명의 신관은 그에는 답하지 않고 「가라」고만 명했다.
 두 명의 소녀는 다른 마음을 가슴에 숨기고 계단을 올랐다. 이날을 위해, 그러나 이날까지 결코 드러내지 않고 계속 품고 있던 마음을.
 계단을 얼마간 오르고는 기도를 올리고, 기도를 올리고는 다시 올라갔다. 이것을 열 하고도 세 번 반복하고 첫 문에 이르렀다. 검은빛 신관은 말했다.
「문장이 새겨진 문은 시험의 문. 부정한 마음을 품은 자를 물리치고 성스러운 마음을 품은 자만을 옥좌로 이끈다」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문 앞에 무릎 꿇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어린 눈동자의 소녀가 그것을 따라 했다. 문장은 붉게 빛났고, 문이 열렸다.
「그대, 첫 문에 인정받은 자여, 성스러운 마음 그대로 옥좌로 나아가라」
 세 명의 신관과 두 명의 소녀는 문을 지나 열 하고도 세 개의 회랑을 지났다.
「기운 없어 보이네」
「그렇지만……」
「뭐야. 르씨가 되는 것은 네가 아니라 나잖아. 따라가는 녀석이 더 무서워하면 어쩌자는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미소 짓고 어린 눈동자의 소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세 명의 신관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계단을 얼마간 오르고는 기도를 올리고, 기도를 올리고는 다시 올라갔다. 이것을 열 하고도 세 번 반복하고 중간 문에 이르렀다. 보랏빛 신관은 말했다.
「문장이 새겨진 문은 시험의 문. 약한 마음을 품은 자를 물리치고 강한 마음을 품은 자만을 옥좌로 이끈다」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문 앞에 무릎 꿇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어린 눈동자의 소녀가 그것을 따라 했다. 문장은 붉게 빛났고, 문이 열렸다.
「그대, 중간 문에 인정받은 자여, 강한 마음 그대로 옥좌로 나아가라」
 세 명의 신관과 두 명의 소녀는 문을 지나 열 하고도 세 개의 회랑을 지났다.
「그나저나 엄청 기네. 승강기 같은 거 쓰면 눈 깜짝할 새잖아? 뭘 대단한 척하는 건지」
「그런 말 하면 못써. 이것도 르씨가 되기 위한 시련이라고 신관님께서……」
「시련은 좋지만, 신관은 다리가 약하면 못하겠네」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웃고 어린 눈동자의 소녀는 그것을 나무랐다. 세 명의 신관은 역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계단을 얼마간 오르고는 기도를 올리고, 기도를 올리고는 다시 올라갔다. 이것을 열 하고도 세 번 반복하고 마지막 문에 이르렀다. 붉은빛 신관은 말했다.
「문장이 새겨진 문은 시험의 문. 저속한 마음을 품은 자를 물리치고 고귀한 마음을 품은 자만을 옥좌로 이끈다」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문 앞에 무릎 꿇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어린 눈동자의 소녀가 그것을 따라 했다. 문장은 붉게 빛났고, 문이 열렸다.
「그대, 마지막 문에 인정받은 자여, 고귀한 마음 그대로 옥좌로 나아가라」
 세 명의 신관과 두 명의 소녀는 문을 지나 열 하고도 세 개의 회랑을 지나 마지막 계단에 이르렀다.
 계단 위에는 열 명의 신관. 성스러운 창을 들고 팔씨의 옥좌에 이르는 문을 지킨다.
「따라오는 사람은 여기까지야. 떨어져 있어」
「하지만……」
「괜찮으니까」
 세 명의 신관을 따라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마지막 계단을 올라갔다. 열 하고도 세 명의 신관이 소녀를 둘러싸고 기도를 올렸다.
「선택된 자여」
「새로운 르씨가 될 자여」
「부정한 마음을 물리치라」
「성스러운 마음을 품고」
「약한 마음을 물리치라」
「강한 마음을 품고」
「저속한 마음을 물리치라」
「고귀한 마음을 품고」
「팔씨의 옥좌로 나아가라」
「위대한 힘을 받으라」
「위대한 사명을 받으라」
「위대한 팔씨의 사자가 되어」
「하늘의 위협에 맞서라」
 옥좌로 가는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어른스러운 눈동자의 소녀는 신관 곁을 빠져나가 안을 향해 외쳤다.
「팔씨 아니마! 당신에게 할 말이 있다! 들리지?」
 붙잡으려 달려드는 신관을 밀치며 소녀는 계속해서 외쳤다.
「왜 당신은 여기에 있지? 팔씨가 마음만 먹으면 코쿤을 부수어 버리는 것 정도는 간단하잖아? 왜 빨리 린제(악마) 놈들을 쓰러뜨리러 안 가지? 쪼잔하게 르씨나 만들고 있는 것보다 가까이 있는 팔씨를 모아 코쿤을 공격하는 것이 빠르잖아! 팔씨 주제에 그 정도 머리도 안 돌아가냐!」
 신관들이 창을 휘둘러 소녀를 저지하려 했다.
「무례한 놈! 팔씨 아니마께 무슨 무례냐! 말조심해라!」
 소녀는 신관들을 뿌리치고 그 중 한 사람에게서 창을 빼앗았다. 창을 들고 소녀는 팔씨의 옥좌로 향했다.
「당신이 꾸물대던 탓에 몇 명의 르씨가 시해[]가 됐는지 알아!? 몇 개의 향()이 사라졌는지 알아!? 당신 동료도 그래! 구멍만 파대고 하나도 도움이 안 돼!」
 신관들이 소녀를 뒤쫓았다.
「이 불한당! 절대 옥좌에 가까이 갈 수 없다!」
 바싹 뒤쫓는 신관들을 창으로 후려치면서 소녀는 나아간다.
「내가 르씨가 되는 건 좋아. 린제(악마) 퇴치 정도는 얼마든지 해 주지. 하지만 마음에 안 든다고! 당신이 여기에서 거만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
 붉은빛 신관, 검은빛 신관, 보랏빛 신관이 팔씨 앞으로 돌아가 소녀를 붙잡았다.
「팔씨의 마음을 고작 계집이 헤아리다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 물러가라!」
「그 팔씨가 대단한 바보 자식이니까 하는 말이잖아! 사람 목숨을 뭐로 보는 거야!」
 보랏빛 신관이 차갑게 답했다.
「사람 목숨? 고작 고아 주제에」
 검은빛 신관이 조소했다.
「향() 사람이 고아를 기르는 것은 르씨로 만들기 위해. 너희는 르씨로 내놓는 것 이외에는 쓸모가 없다」
 붉은빛 신관이 내뱉었다.
「향 사람의 생각조차 못 읽는 어리석은 놈이」
 소녀의 두 눈이 분노로 타올랐다.
「우리 향을…… 모욕하지 마라!」
 소녀의 창이 붉은빛 신관을 찔렀다. 소녀는 분노에 맡긴 채 검은빛 신관, 보랏빛 신관도 쓰러뜨리고 팔씨 아니마에게 창끝을 겨누었다.
「전부 네놈 때문이야! 동료가 시해가 된 것도 코쿤의 팔씨가 잘난 체하며 날뛰고 있는 것도. ……다 부수어 버리겠어!」
 소녀가 창의 일격을 내찌르려 한 바로 그때. 팔씨의 손이 벼락이 되어 소녀를 쳤다. 소녀는 창과 함께 튕겨 나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열 명의 신관들이 둘러싸고 일제히 창을 향했다.
「무뢰한에게 죽음을!」
「반역자에게 죽음을!」
 소녀는 움직일 수 없다. 열 개의 창이 천천히 올라간다.
「기다려 주세요!」
 쓰러진 소녀에게 달려가 그 몸을 자기 몸으로 감싼 것은 어린 눈동자의 소녀였다.
「부디 용서를」
「팔씨 아니마를 모욕하고 신관에게 행패를 부렸다. 이 자의 죄는 너무나 무겁다」
「그렇다면 저도…… 저도 속죄하겠습니다!」
 쓰러진 소녀의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인다. 그 입에서 띄엄띄엄 제지하는 말이 새어나온다. 그러나 어린 눈동자의 소녀는 그것에 개의치 않고 외쳤다.
「이 자와 함께 저도 르씨로! 코쿤과 싸우는 르씨로 삼아 주세요!」
 열 개의 창이 멈추었다. 열 명의 신관들은 두 명의 소녀를 내려다보고, 이윽고 모여서 이야기했다.
「……안돼. 그만둬」
「아니야. 어차피 다음은 내 차례인걸. 그렇다면 둘이 함께 있는 게 나아」
 아직 움직이지 못하는 소녀를 부축하고 어린 눈동자의 소녀는 미소 지었다.
「계속 생각했어. 둘이 함께 르씨로 삼아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어. 신전에 들어왔을 때부터」
「하지만……」
「우리는 고아지만 함께 자란 가족이야. 향의 모두도. 그러니까 함께 르씨가 되어서 모두를 지키자」
 두 사람의 소녀를 열 명의 신관이 둘러싸고 기도를 올렸다. 두 명의 소녀를 함께 르씨로 삼기 위해.
「계속…… 둘이 함께야.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아」

 이날, 두 명의 르씨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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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둘이 함께야.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아」
 그렇게 약속했지, 하고 바닐라는 중얼거렸다. 해변 산책로였다. 멀리에 신전이 보인다. 저 안에는 아직 팔씨 아니마가 있다.
「미안해. 약속, 못 지키게 되었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팡에게 사과했다. 설마 팡은 신전 안에 있을까. 정신을 차려 보니 코쿤 군대에 포위되고 말아 나오려야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은 아닐까…….

 보덤 이적에서 펄스(하계)의 팔씨 발견이라는 뉴스를 본 것은 어제였다. 쇼핑몰의 휴게소였다. 벽 스크린에는 틀림없는 신전이 비치고 있었다. 그리고 신전 주위를 날아다니는 군용정과 무장한 병사들이.
 뉴스가 흐르자마자 주위는 떠들썩해졌다. 신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밖으로 뛰어나오자 비공정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여기저기의 스크린과 스피커에서 같은 뉴스가 흐르고 있었다.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보덤을 봉쇄한다는 것이었다. 불안한 듯한 웅성거리는 소리는 금세 노호로 바뀌었다. 여기저기에서 마을 사람들이 병사들에게 덤벼들었다.
 바닐라는 그 광경이 무서워서 도망치듯 쇼핑몰을 떠났다. 산책로로 달려가 신전이 보이는 곳까지 돌아와서…… 깜짝 놀랐다.
 영상으로는 몰랐지만, 신전으로 가는 길이 모두 출입 금지가 되어 있었다. 마치 신전을 멀찍이 포위하듯이 군용차량과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다. 안에 들어가기는커녕 다가갈 수도 없다.
 아니, 이렇게 간신히 보이는 곳에서조차 오래 있을 수 있을지 어떨지. 실제로 바닐라의 모습을 발견했는지 병사가 다가온다. 당장에 우향우를 하고 달렸다. 전력으로 달려 쇼핑몰로 돌아왔다.
 따라오지 않은 것을 보면 그 병사는 바닐라를 붙잡으려 한 것이 아니라, 출입금지 구역에 가까이 오지 말라고 경고할 생각이었으리라.
 이럴 줄 알았다면 무기를 갖고 나올 것을 그랬다고 후회해도 늦었다. 몸을 지킬 수단도 없이 모르는 마을에 혼자. 불안해서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팡…… 어디에 있어?
 에우리데의 에너지 플랜트에서 바닐라를 도망치게 하려고 팡은 미끼가 되어 홀로 병사들 쪽으로 갔다. 덕분에 바닐라는 무사히 도망쳤지만, 그 이후 팡과는 만나지 못했다.
 팡을 보고 싶어…….
 그저 그것만을 생각하며 정처 없이 걸었다. 정신을 차리자 보덤역 바로 근처였다. 그렇다, 그 후, 팡이 꼭 곧장 보덤으로 돌아왔다고 할 수는 없다. 아직 에우리데 협곡 어딘가에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에우리데로 가면 팡을 만날 수 있다!
 역을 향해 달려가다 또다시 놀랐다. 역도 산책로와 같이 출입금지가 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시내봉쇄」라는 뉴스를 막 들은 참이었다.
『우리는 보덤 시민이 아니야!』
『내일까지 에덴으로 돌아가야 해!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저희는 팔룸폴룸에서 왔어요! 적어도 아들만이라도 집으로 가게 해 주세요!』
 모두가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이것과 아주 비슷한 광경을 봤지, 라고 바닐라는 생각했다. 그때는 기다리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이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사람들은 불안한 듯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8일 전. 그때도 에우리데 협곡역과 비공정 발착장이 일시적으로 봉쇄되었다. 무장한 병사들이 들이닥쳐 사람들과 승강이를 벌였다.
 그러면서도 일이 어쨌다는 둥, 돌아갈 비공정에 늦는다는 둥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모두가 병사의 지시에 따랐다. 신분증 체크만 끝나면 차례로 보덤행 열차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광객은 전원 플랜트 앞 광장에 준비된 텐트로 모여 대기했다.
 물론 바닐라는 코쿤 사람이 아니기에 신분증 따위는 갖고 있지 않았다. 도망칠 길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카드를 기계에 건 병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신분증이라는 것은 저 카드인 듯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저것이라면 마을에서 젊은 남자 2인조에게서 실례했기에 갖고 있다. 저 이상한 카드 덕분에 식료품과 마실 것을 살 수 있었고, 에우리데행 열차를 탈 수도 있었다.
 바닐라는 훔친 카드를 꺼내서 뚫어지게 보았다. 실은 쓸 수 있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팡이 갖고 있던 카드만으로 충분했기에 이쪽은 아직 쓴 적이 없었다.
 쓸 수 없으면 어쩌지. 아니, 그보다도 훔친 카드라는 것을 들키고 만다면.
『어서 카드 꺼내』
 퍼뜩해 얼굴을 들자 가늘고 긴 기계를 든 병사가 눈앞에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바닐라는 반은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카드를 내밀었다.
 처음에는 다른 방에서 심문할까,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포박할까, 설마 유무를 불문하고 이 자리에서 총살은……. 생각만으로도 무서워져 바닐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자. 빨리해』
 아아, 역시. 바닐라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양손을 내밀었다. 무저항으로 잡히는 것은 한심했지만, 병사 수가 너무 많은데다 주위 사람을 말려들게 해도 곤란하고…….
『여기서 무슨 장난이야, 정말이지』
 다음 차례가 밀렸잖아, 라는 말에 얼굴을 든다. 병사가 어이없어하는 얼굴로 카드를 바닐라의 손으로 돌려주었다.
『저기?』
『체크가 끝났으면 저쪽 줄로 가라』
『에?』
 어떻게 된 것인지 되물으려 해도 병사는 이미 다음 사람 카드를 기계에 대고 있었다. 훔친 카드가 바닐라의 신분증으로 작동했다는 것 같다.
 바닐라는 그대로 신분증 제시가 끝난 사람 줄에 서서 군이 준비했다는 전용열차로 보덤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역 홈에서 팡을 기다려 보았지만, 열차에서 내리는 사람들 속에 팡의 모습은 없었다.
 그 밤은 신전으로 돌아왔으나 먹을 것에 손을 댈 수도, 잘 수도 없었다. 생각해 보니 혼자 보내는 밤은 처음이었다. 철들었을 때부터 항상 옆에 팡이 있었다. 향()에서는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 르씨가 되고부터는 다시 팡과 단둘이 되었지만, 그래도 혼자 잔 적은 없었다.
 그것이 외로워서, 불안해서, 견딜 수 없어서. 결국 다음날부터는 밖에서 자기로 했다. 보덤 시내는 여기저기에 가로등이 있어 밝고, 어디에 있든 인기척이 났다. 벤치도 있고, 몸을 기댈 가로수도 있어 잘 장소로 부족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코쿤의 기후는 온난했기에 노숙해도 감기에 걸릴 걱정이 없었다.
 식사도, 왠지 모르게 사람을 만나고 싶어 쇼핑몰 음식점으로 들어갈 생각을 했다. 그래도 처음으로 카드를 썼을 때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에우리데에서 신분증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알았지만, 물건을 살 때도 쓸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닐라는 카드를 들고 한동안 가게 앞을 서성였다.
 결심하고 가게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 흰 새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 카드를 손에 넣었을 때도 있던 어쩐지 기분 나쁜 새. 그것이 건너편 지붕에서 바닐라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닐라는 어쩐지 무서워져서 가게 안으로 도망쳤다. 가게로 들어가 버리자 각오가 섰다. 바닐라는 주위 손님을 흉내 내 요리를 주문하고 계산을 마쳤다. 해 보니 간단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보니 새삼스레 코쿤이 평화로운 낙원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인지 사람들의 성질도 온순해 마을 안에 있는 한 신변의 위기를 느낄 일은 일절 없었다.
 팡을 볼 수 없다는 불안감은 변함없었지만, 적지에 있다는 긴장감은 엷어졌다. 다만, 자기들이 말려들게 하고 만 소녀와 어린 남자아이만은 잊은 적이 없었다. 그 두 사람에 대한 죄책감은 빠지지 않는 가시처럼 가슴을 계속해서 찔렀다.
 그리고 바닐라는 해변에서 그 소녀를 만났다. 그렇다, 딱 이 근처였다…….

「거기에서 뭐 하나?」
 등 뒤에서 갑자기 총이 들어밀어져 바닐라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코쿤의 병사다. PSICOM(사이콤). 마을 사람들이 이 단어를 말할 때 누구나 표정이 딱딱해졌다.
 그저께 밤까지는 그들의 기척조차 없었다. 그렇기에 모두가 평온한 표정일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도…….
「죄송합니다!」
 울 듯한 목소리였던 탓일까. 병사는 금세 총을 내리고 어조를 조금 부드럽게 했다.
「역에서 열차 접수가 시작됐다. 어서 가라」
 바닐라는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더는 여기에 올 수 없다. 어제 그 뉴스가 보도된 순간부터 낙원은 사라졌다.

 펄스(하계)의 팔씨 발견, 보덤 봉쇄.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최악의 뉴스였다. 그 두 가지만으로도 대소동이었다. 누가 그다음을 예측할 수 있을까?
 그 뉴스가 보도된 것은 오후였다. 신전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팡도 못 찾은 채 바닐라는 막막하게 쇼핑몰을 걷고 있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사람처럼 살기등등한 사람들이 무섭기는 했지만, 사람이 적은 곳에는 PSICOM 병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펄스로의 퍼지(강제이주). 바닐라는 처음에는 그것이 의미하는 뜻을 몰랐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그러리라. 제1보가 흐른 순간에는 정적이 흘렀다.
 사람들이 공황상태에 빠진 것은 그 조금 후였다. 비명과 노호가 뒤섞이고, 사람들은 의미도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이 불합리한 운명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바닐라는 망연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코쿤 사람들은 펄스를 증오하고 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전혀 몰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이성을 잃을 정도로 그들은 펄스를 두려워하던 것이다.
 달려간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역일지도 모르고, 자기 집일지도 모른다. 여기저기에서 시비가 붙고, 떠밀린 여성이 새된 소리를 지르고, 넘어진 아이가 울부짖었다.
 바닐라는 건물에 붙박인 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눈을 크게 뜨고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어젯밤 불꽃을 올려다보던 사람들일까. 즐거운 듯이 웃고 떠들며 모두가 행복한 듯했다. 기도를 올리는 옆모습은 희망에 차 있었다. 그로부터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건만.
 두려워서, 슬퍼서 울고 싶었다. 콧속이 찡하고 아파져 당황해서 고개를 숙였다. 그때 소란 속을 스쳐 지나가듯이 귀로 날아든 말이 있었다.
 바닐라는 퍼뜩해서 얼굴을 들었다. 지금 확실히 『펄스의 팔씨는 이적에 봉인한 채로 퍼지 열차와 함께 펄스()로』라고 들렸다. 바닐라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시 한 번 확실히 뉴스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팔씨 아니마가 펄스()로, 그랑 펄스로 보내진다…….
 정말일까? 그렇다면 자기들의 사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니, 팔씨 아니마가 코쿤에 없었다고 해도 사명은 변함없다. 사명을 완수하는 것은 자기와 팡이지, 팔씨가 아니니까.
 거기까지 생각하고 깨달았다. 이 보덤에 있는 이상, 자기도 또한 퍼지 대상자라는 것을. 보덤은 엄중하게 봉쇄되었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랑 펄스로 돌아가면 사명은 완수할 수 없다.
 양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바닐라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런 것도 깨닫지 못했다니.
 바닐라는 무릎을 안고 쭈그렸다. 오랫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간신히 일어섰을 때에는 밤이 되어 있었다. 쇼핑몰에는 이제 아무도 없었다.
 순찰하는 병사가 지나간 후 해변 쪽으로 걸었다. 불꽃놀이 대회 회장이었던 장소이다. 당연하게도 아무도 없었다. 카페도 닫혀 있었다. 같은 밤이건만 단 하루 만에 이다지도 다른 것에 기가 막힐 정도의 정적 속에 파도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랑 펄스와 달리 소금 냄새가 거의 안 나는 바다였지만, 여기 경치는 좋아했다. 안녕, 하고 중얼거리고 발길을 돌렸다. 조금 걷자 그 밭이 나왔다.
 깨어난 첫날에 야채를 훔친 밭. 누우니 흙과 풀 내음이 났다. 어쩌면 팡과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두 번 다시…….
 바닐라는 울었다.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내서 울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쇼핑몰에는 변함없이 사람이 많았다. 다만, 어제와 다른 것은 아무도 뛰려고 하지 않았던 것, 그리고 하나같이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는 것이었다.
 모두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제부터 퍼지 열차가 출발하는 역으로 가기 때문이리라.
 코쿤 사람들은 모두가 「펄스(하계)는 지옥」이라 믿고 있다. 펄스로 가는 것은 그들에게 사형집행과도 같다는 것을 어제 공황상태에 빠진 사람들을 보고 알았다.
 그렇지 않은데, 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그랑 펄스는 기후도 혹독하고 흉포한 마물도 있다. 코쿤처럼 무기도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땅이 아니다. 그래도 자기도 팡도 그랑 펄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모두 함께 힘을 합치면 잘 살아갈 수 있다.
 게다가 그랑 펄스에는 광대한 대지와 끝없는 하늘이 있다. 눈 부신 햇살과 강인한 초목. 그것을 코쿤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다. ……무리한 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렇고 조용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도 지나치게 조용하다. 처음으로 여기에 왔을 때에는 축제인 줄 알았을 정도로 떠들썩했건만. 그리고 어제는 엄청날 정도로 소란했건만.
 하룻밤이 지나고 냉정함을 되찾았는지, 그렇지 않으면 포기하고 만 것인지, 이제 분노의 색이 남아 있는 사람은 없다.
「미안해요……」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사죄의 말을 중얼거린다. 그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들이었다.
 나와 팡이 깨어났기 때문에.
 그리고 팔씨 아니마에 의해 르씨가 되고만 소녀. 코쿤의 팔씨에 의해 르씨가 된 작은 남자아이. 이 두 사람에게는 이제 어떻게 사죄해야 좋을지조차 모르겠다.
 두 사람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 운명도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두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 사람이 사랑한 세상을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했다.
 어느새 아까보다도 사람이 늘어났다. 너무 조용해서 깨닫지 못했지만, 불꽃놀이 대회 때와 다르지 않을 정도의 인원이 역으로 이어지는 길을 메우고 있었다.
 이윽고 역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짐을 맡기지 않은 사람은 이쪽으로!」라고 병사가 외치고 있다. 짐 접수는 어제부터 받고 있었기에 병사의 유도로 줄을 떠나는 사람은 적다.
 역 앞 광장으로 들어가니 확성기를 든 병사가 시민에게 설명을 반복하고 있었다. 다른 병사와는 옷이 약간 다른 것을 보니 조금 높은 군대일지도 모른다고 바닐라는 생각했다.
「퍼지 대상자 여러분. 지시에 따라서 줄을 흐트러뜨리지 마십시오. 수하물은 펄스 도착 후에 반납됩니다」
 다만, 바닐라에게는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총이 다소 불만이었다. 설명할 뿐인데 왜 무장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여기에 있는 것은 모두 착하고 온순한 사람들뿐인데.
 다른 병사들도 총을 갖고 있었다. 「이주」라고 했지만, 이래서는 꼭 「호송」 같다고 바닐라는 생각한다. 그래도 코쿤 사람들은 원래 온화한 성격이기 때문인지 아무도 불만을 말하지 않고 담담히 줄을 선다.
 아니, 아니었다. 어딘가에서 고함이 들렸다.
「기다려! 대열에서 벗어나지 마! 멈춰라!」
 누군가가 도망치려 한 것이리라. 사람들 무리가 술렁였다. 누구나가 필사적으로 도망치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느냐고, 그런 기대를 품은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총성이 울렸다. 이어지는 사람들의 비명으로 그것이 공포()도, 위협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투영하듯이 줄이 흔들린다.
 그러자 병사들의 총구가 일제히 사람들의 줄을 향했다. 순식간에 소란은 사라지고 짓눌리는 듯한 정적이 돌아왔다.
「대열에서 벗어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물론 그런 뻔한 말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은 없으리라. 이 자리에서 죽고 싶지 않기에, 그저 그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침묵을 선택했다. 이 앞에 기다리는 것이 「이 세상의 지옥」으로 가는 열차라고 해도.
 다시 사람의 흐름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때 병사와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신경 쓰인 것은 그 옆모습이 그 소녀와, 세라와 닮았기 때문이다. 펄스의 르씨가 되고, 그래도 그 운명에 맞서려던 세라와.
 그 여자는 병사에게 무기를 넘기고는 그대로 줄을 섰다. 기분 탓이라고 바닐라는 자기에게 타이른다. 죄책감 때문에, 같은 머리카락색을 보면 얼굴까지 그 아이와 닮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 여자 뒤에 중년 남자가 섰다. 새 둥지 같은 머리라고 생각하자마자 정말로 작은 새가 거기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에?」
 병아리 쵸코보다.
「저 아저씨, 머리 위에서 쵸코보를 키우네?」
 어쩐지 재미있어서 쿡쿡 웃었을 때였다. 뒤에서 누군가가 세게 부딪혔다. 아니, 부딪힌 것은 한눈팔던 자기일지도 모른다. 허둥지둥 균형을 잡으려고 했지만 늦었다.
「아야야……」
 머리부터 땅으로 고꾸라지는 형태로 거창하게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얼굴은 무사했지만, 넘어지는 모습은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아가씨, 괜찮아요?」
 걱정스러운 듯한 목소리였다. 정신을 차리자 손을 잡고 일으켜 주었다.
「다치지 않았어요?」
 다정해 보이는 여자가 바라본다. 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그 사람은 생긋 웃었다.
「그래요. 다행이야」
 엄마 같다고 바닐라는 소리를 내지 않고 중얼거렸다. 아니, 실제로 그런 듯하다. 곁에 아들인 듯한 소년이 있다.
「여기 사람이에요?」
「아니에요」
「어머나, 아가씨도. 우리도, 팔룸폴룸에서 왔어요」
 들은 적이 있는 지명이었다.
「아가씨는 어디에서?」
「저기, 멀리…… 에서요」
「멀리?」
 말없이 끄덕이자 그 여성은 그 이상 더는 묻지 않았다. 무언가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고, 그녀 자신이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들은 지독히 동요했는지 눈을 전혀 들려고 하지 않았다.
 그 모자 뒤에 설지, 세라와 닮은 여자와 같은 줄을 설지, 바닐라는 조금 망설였다. 망설였지만 다정하게 말을 걸어 준 여성 뒤에 섰다. 죄수 같은 취급을 받으며 열차에 타게 된다면 적어도 이 모자와 함께 있는 것이 낫다.
 퍼지 대상자는 이르면 오늘 중에, 늦어도 내일은 펄스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받았다. 그랑 펄스에 도착하면 조금은 이 사람들의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팡, 미안해. 나, 팔씨와 함께 그랑 펄스로 돌아갈게. 약속 어겨서 미안해. 혼자 코쿤에 남겨두고 가서 미안해…….
 코쿤을 떠나면 르씨로서의 사명은 완수할 수가 없게 된다. 어제 간신히 그것을 깨달았다. 팔씨 아니마가 펄스로 송환된다고 들은 그 순간에. 아직 자기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안도감으로 다리 힘이 빠졌을 정도였다.
『현실이 괴로우면 도망쳐도 돼』
 나흘 전, 해변에서 만났을 때 세라는 그리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 말에 도움을 받고, 그 말에 힘을 얻어 지금 자신은 여기에 있다.
 이대로 열차에 타 버리면, 사명으로부터 도망치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다. 시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무서웠지만, 아직 시간은 남았다.
『떨어져서 돌아보면 의외로 간단히 극복할 수 있을지도』
 세라의 말대로 떨어져서 돌아보자 다른 길이 있었다. 어쩌면 정말로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망쳐 보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
 홀로 남겨두고 가는 팡만이 마음에 걸렸으나, 분명 괜찮을 것이다. 낙인이 타 버렸으니 시해가 되지도 않을 것이고, 팡이라면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 다만, 틀림없이 화내겠지만. 미안해, 라고 다시 한 번 중얼거린다.
 손가락을 맞대고 기도했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친구를 위해. 지키지 못한 약속을 위해.
 병사가 사람들을 열차로 유도하기 시작한다. 늦어도 내일까지는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설명을 떠올린 순간 발밑이 흔들린 기분이 들었다. 팡과 둘이 함께 르씨가 된 날의 광경은 어제처럼 선명하건만, 그보다 가까운 내일이 지독히 불안하다. 어째서일까?
 불안해할 것 없어, 그랑 펄스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라고 바닐라는 자기 스스로 타일렀다. 바람 냄새, 초원에 흔들리는 꽃들. 푸른 하늘 아래를 달리는 것이 좋았다. 밤하늘 가득한 별을 올려다보는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 향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가 모두 가족이기에 분명 따스하게 맞이해 줄 것이다.
 내일 그리운 집으로 돌아간다……. 바닐라는 그 마음을 가슴에 안고 사람들의 줄을 따랐다._M#]n
FF13 소설 ‘에피소드 제로’ 해석 끝!!!!!!!
원서 325페이지, 해석본 A4용지 118페이지.
이제까지 해석하던 도중에 방치 플레이 중인 게 한둘이 아님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다니ㅇ>-<
뭐어, 어쨌든 도중에 내팽개친 게 하나라도 줄었으니 해피엔딩, 해피엔딩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으면서 해석했다. 2년이라는 해석 속도는 둘째치고
특히 본편에서는 클립으로 대충 때우고 넘어간다고 하는(난 귀찮아서 안 읽었다-_-) 속 사정(?)이 잘 나오는 게 좋았다.
이제부터 FF13을 시작할 사람이 있다면 꼭 소설부터 읽어보고 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주변에는 게임 하는 사람이 없긔…-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