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집에 실린 소설 해석.
이 다음으로 소설을 해석할지, 제작자 인터뷰를 해석할지 생각중. 인터뷰 내용이 대박이라능~
※이 글에 링크는 걸어도 되지만, 본문을 직접 긁어서 퍼가지는 말아 주십시오.
n[#M_「좁은 문」|가리기| 높은 돌벽 너머에서 남녀노소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즐거운 듯하네요」
에밀이 그리 말하며 벽을 올려다보고 정연하게 늘어선 이를 부딪치면서 말했다. 아까부터 같은 감상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벌써 5번째다. 카이네는 입으로는 말하지 않고 그저 생각했다.
니어의 마을에서는 오늘 밤 포포루가 주최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 명목은 도서관 장서(藏書) 1만 권 돌파 기념이라고도, 마을이 생긴지 150년 기념이라고도 했으나, 분명하지 않다. 요점은 무언가를 구실로 하룻밤 쾌활하게 떠들기 위한 축제였다.
「니어씨도 지금쯤 즐겁게 즐기고 있으려나?」
에밀의 목소리에는 즐겼으면 하고 순수하게 원하는 마음과 함께 즐길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뒤섞여 있었다.
카이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입을 열면 자기도 분명 에밀과 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말 것 같았기 때문에. 카이네는 잠자코 벌래 한 마리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굳게 닫힌 마을 입구 문을 바라본다. 자기와 에밀이 결코 지나가지 못하는 문을.
어젯밤 심야, 평소처럼 카이네와 에밀이 마을 바깥에서 야영을 하고 있자 돌연 문이 열렸다. 그 문을 지나 그들을 찾아온 것은 마을 도서관 관장 포포루이다.
「마을 사람들을 적어도 하룻밤만이라도 마물의 위협을 두려워하는 일상으로부터 해방해주고 싶어」
포포루는 두터운 앞 머리카락 아래에서 이지적인 눈동자를 빛내며 내일 밤 축제 계획을 이야기했다. 그가 떠올리는 「마을 사람」의 대표가 니어라는 것은 명확했다. 그렇기에 이 여자는 자기들을 만나러 온 것이다, 라고 카이네는 생각한다. 니어를 위해서라면 카이네 일행이 협력할 것을 예측하고 찾아왔다.
「축제 중에는 아무래도 마물에 대한 경계가 평소보다 느슨해질 거야. ……마을로의 출입을 금지한 당신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 뻔뻔하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지만……」
「밤 사이의 파수는 맡겨 둬라. 어떤 마물도 문밖에서 막아주지」
카이네는 포포루의 장황한 부탁을 끝까지 듣지 않고 승낙한다. 문밖에서 파수를 보라는 것은 반대로, 축제라고는 해도 마을에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리라.
어쩐지 마음에 안 드는 여자.
카이네의 날이 선 시선을 포포루는 부드럽게 흘리고, 「부탁합니다」라고 머리를 숙인 후 물러갔다.
하룻밤 지난 후 마을 밖으로 온 니어는 제일 처음 「오늘 밤 축제가 있대」라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도무지 그럴 기분이 아닌데」
「축제가 시작되면 금세 그럴 기분이 될 거야」
카이네가 득달같이 말을 되받아치자 니어는 머쓱해진 듯 입을 다물었다.
에밀이 짐짓 밝은 목소리를 낸다.
「축제! 좋잖아요. 때로는 기분 전환도 필요하다고요」
「그렇지만……」
「꼬맹이, 에밀의 말대로다. 팽팽해진 현(弦)일수록 끊어지기 쉽지. 네 어깨에 들어간 힘을 조금이라도 빼 주려는 포포루의 배려를 모르겠느냐!」
마지막으로 백의 서에게 꾸중 받고 니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카이네와 에밀도 오늘 밤 정도는 휴식을 취하라고. 함께 축제에 가자. 내가 포포루씨에게 두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부탁해 볼게」
그런 제안을 하는 니어는 순진함 그 자체이다. 카이네는 건전한 미소를 띤 그의 흰 뺨에 손톱을 세워 핏줄기를 새기고 싶어졌다.
「흥미 없어」
난폭하게 내뱉는 카이네를 수습하듯 에밀이 앞으로 나선다.
「아, 저기, 저도 금세 졸려져서 밤에 하는 축제는 불편해요. 니어씨와 시로[白]씨 둘이 즐겁게 다녀오세요. 네?」
둥근 해골의 표정에 변화는 없었으나 조금 들뜬 빠른 말에서 에밀의 감정의 동요가 전해져 왔다. 그러나 니어는 깨닫지 못한다. 「알았어」라며 어이없을 정도로 순순히 끄덕였을 뿐이었다.
「즐거운 듯하네요」
에밀이 또 같은 말을, 이번에는 하품 섞인 소리로 중얼거린다.
「6번째」
「예?」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자. 망은 내가 볼 테니까」
「하지만……」
「자. 니어도 분명 이제 자고 있을 거야」
에밀은 아무 근거도 없는 카이네의 단언을 순순히 믿었다. 「안녕히 주무세요」라며 비바람 막이용 두꺼운 천을 덮고 눕고는 금세 평온하게 자는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인간 아이의 그것과 아무 차이도 없는 숨소리이다.
에밀의 호흡에 맞추어 오르락내리락하는 천을 한동안 바라본 후, 카이네는 느긋하게 기지개를 켰다. 2자루의 검을 들어올려 그 날 끝이 망가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돌려놓는다. 이 거대한 쇳덩이는 카이네에게 있어 말보다 수다스레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도구이다. 자루를 살며시 어루만진다. 귀여워하듯 부드럽게 쥐었다.
밤은 이미 완전히 깊었으나 돌벽 너머의 떠들썩한 소리는 아직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는커녕 아까보다 한층 더 왁자지껄해졌다. 쾌활한 음악과 생기 넘치는 노랫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노랫소리는 흥이 난 데보루의 것이리라. 많은 휘파람과 손장단이 거듭되고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연회도 절정에 이른 것이다. 축제란 그렇게까지 인간의 마음을 흥겹게 해서 해방하는 것인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카이네에게 그것은 빛나는 미지의 세계였다.
사람들의 환성과 함께 향기로운 냄새가 마을 밖으로 새어나온다. 고기다. 카이네의 배가 소리를 냈다. 마치 그 소리를 들은 듯이 문이 열린다. 한순간 경계한 카이네였으나, 지면에 가늘게 뻗은 그림자를 보고 힘을 뺐다.
니어가 큰 접시에 고기와 야채와 과일을 수북이 담아 들고 있었다.
「수고 많아. 배 고프지 않아? 식어 버리기는 했지만 고기를 갖고 왔어. 맛있겠지?」
니어는 자고 있는 에밀을 보고는 「너무 늦었나」라고 아쉬운 듯 중얼거린다.
카이네는 맛있어 보이는 고기를 보면서 입술을 꼭 다물었다. 오늘 밤 축제는 분명 니어에게도 시간을 잊을 정도로 평안함과 즐거움을 가져오고 있으리라. 니어는 그런 축제 중에도 자기들을 잊지 않고 있어 주었다.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해 주었다.
「고마워」 그런 간단한 말이 카이네의 입에서는 아무리 해도 나오지 않는다. 몇 번 입을 열었다가는 다물고, 결국 마지막은 니어의 손에서 난폭하게 접시를 빼앗았다. 껍질이 바삭하게 익은 고기를 손으로 잡고 덥석 문다. 껍질 아래의 고기는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워, 씹을 때마다 풍부한 육즙과 함께 피가 뚝뚝 떨어졌다.
카이네는 말해야만 하는 것, 말하고 싶은 것을 밀어 넣듯 오로지 고기를 씹어댄다. 그런 카이네를 보고 니어가 웃었다.
「역시. 배가 고팠구나」
아니다. 그렇지 않다. 카이네의 우물대는 중얼거림은 문에서 얼굴을 내민 마을 소녀의 목소리에 지워졌다.
「니어, 이런 곳에 있었어? 빨리 와 봐! 데보루씨가 너무 웃겨」
「에? 데보루씨가 어쨌다고?」
니어는 앉으려다 다시 일어서 튕기듯이 뛰어간다. 마을 소녀와 함께 축제로 돌아간다.
「그럼 내일 봐. 잘 자」라고 손을 흔드는 그를 카이네는 말 없이 전송했다. 문이 다시 닫힌다. 큰 접시의 만찬이 갑자기 빛바래 버렸다.
『차별받는 자여, 나는 너를 동정한다』
갑자기 섬광이 번뜩이듯 뇌리에서 목소리가 터졌다. 카이네는 머리를 감싸고 비틀댄다. 다음 순간, 풀숲에서 마물의 기척을 느끼고 검에 손을 댔다.
『이크. 우리(オレら) 마물은 즉각 베 버리는 건가?』
「우리(オレ)」라고? 카이네의 눈이 크게 벌어진다. 뇌리에 울리는 것이 마물의 목소리라는 것인가? 마물이 인간의 말을? 설마!
카이네는 웃어넘기려 했다. 그러나 몸의 왼쪽 반신이 방출하는 열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왼쪽 팔은 이미 몇 배나 굵어지고 검은 혹이 요동치고 있다.
『마물은 마물에 공명한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대로, 아무래도 자기 마음과 몸은 착실히 마물에 침식되고 있는 듯하다. 이대로 가면 완전한 마물이 될 날도 머지않았으리라.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고 눈앞이 새카매졌다. 보일 터인데 보이지 않는다. 몸이 색채를 거부한다. 절망이란 이것인가. 카이네는 입술을 악물었다. 무너져 내릴 듯한 몸을 2자루의 검으로 필사적으로 지탱하는 카이네를 마물이 조소한다.
『완전한 마물이라니……어이, 무언가 오해한 것 같은데? 애초에 너는……』
「시끄러워! 내 마음을 엿보지 마라! 뒈져버려!! ※☆○×☆ 자식!」
혼신의 힘을 담아 풀숲으로 검을 내지른다. 마물을 향한 살의만이 지금의 카이네에게 힘을 주었다.
마물은 할머니의 원수. 원수. 원수. 원수……카이네의 눈이 붉게 물들고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피를 원하며 혀로 입술을 핥는 여유도 나왔다.
검은 신기루 같은 마물이 풀숲에서 튀어나오자 집요하게 몰아세워 검을 휘두른다. 팔이 빠질 것 같을 정도로 강하게 뱄다. 그 한편으로는 마물의 목소리에 계속해서 몰리고 있었다.
『그만해. 어이, 그만 하라니까』
『기뻐? 마물을 죽이면 할머니가 떠오르지. 니어가 좋아해. 기쁘지?』
『하지만, 어때? 우리 마물을 죽인다 해도 너를 향한 차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축제에도 참가시켜 주지 않아. 세상이란 그런 거다. 나는 잘 안다. 알고말고. 왜냐하면 나는』
마물의 말은 거기에서 끊겼다. 카이네의 검이 마물을 바로 위에서부터 양단한 것이다. 그림자 같은 외견을 하고 있지만 마물을 베는 감촉은 언제나 생생하다. 확실히 살을 깎고 뼈를 깎아 나가는 감각이 있다.
평소라면 마물의 머리에서부터 발톱 끝까지 단숨에 검을 내리꽂았겠지만, 오늘 밤은 도중에 검이 멈추었다. 마물의 단말마의 비명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카이네는 뿜어져 나오는 체액을 뒤집어 쓰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너……망설이고……있군?』
마물은 급속히 꺼져가는 생명의 등불 속에서 아직 말하려 하고 있었다.
『스스로도 알기 시……작한 게……아닌가? 우리 마물이 진짜 ―――라고』
마물의 목소리는 가냘픈데다 중간 중간 난폭한 호흡에 지워졌으나, 그래도 카이네에게는 들렸다. 들리고 말았다. 진실이 내리꽂혔다.
「거짓말이야」
카이네는 그리 신음하면서도 마물의 말이 거짓말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음 깊은 부분에서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무너져 내리는 카이네 앞에서 마물이 일어선다. 잔해라 부를만한 몸으로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도망쳐 살아남으려 하고 있었다.
그때, 펑펑하고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카이네는 소리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에는 커다란 불꽃이 떠올라 있었다. 포포루는 축제의 여흥에 이런 것까지 넣었던 듯하다. 불꽃은 눈부신 꼬리를 끌며 카이네의 마음에 색을 되돌려 놓는다.
눈앞에 마물에게 물려 죽은 조모의 무참한 사체가 되살아났다. 시야 한쪽에서 고이 잠자는 에밀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니어의 소망을 느꼈다.
모든 마물에게 죽음을!
「닥쳐라 ※○☆□×☆○! 나는 너희를 용서하지 않는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카이네는 신음하며 일어선다. 전신에 힘과 열이 돌아와 있었다.
『그런……가. 아쉽군. 너라……면 원치 않는 모습 때문에……차별받는 자의 고통을 이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닥쳐! 닥쳐! 닥쳐!」
카이네는 절규하며 무릎을 굽히고 도망치는 마물을 향해 높이 뛰어오른다. 공중에서 2자루의 검을 들고는 그대로 찔러 공격했다.
움직이지 않게 된 마물의 잔해를 계속해서 밴다. 조금이라도 손을 멈추면 머릿속에서 또 목소리가 들릴 듯해, 카이네는 마구 소리치며 계속해서 뱄다.
얼마나 지났을까. 귓가에 따뜻한 숨결을 느꼈다.
「그만해요. 그만하세요, 카이네씨. 이제 됐어요. 진작에 죽었어요」
정신을 차리자 카이네는 에밀에게 두 팔을 잡혀 있었다.
「그렇군. 죽었나」
카이네는 칼날에 묻은 체액과 잔 살점을 풀잎으로 닦아내고 간신히 검을 칼집으로 돌려 넣는다. 어지간히 세게 오랫동안 쥐고 있었나 보다. 두 주먹에 생긴 물집이 터져 손이 피투성이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제가 자고 있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에밀이 카이네의 주먹에 재빨리 붕대를 감으면서 걱정스러운 듯이 이를 부딪쳤다.
카이네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아무 일도」라고 대답한다.
그때, 마을에서 또 불꽃이 쏘아 올려져 카이네와 에밀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름답다」
에밀은 빛이 닿은 얼굴을 일곱 빛깔로 빛내며 웃는다. 그리고 살며시 중얼거렸다.
「불꽃은 좋네요. 마을 밖에 있어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까」
카이네는 말없이 굳건한 문을 바라본다.
마을 안과 밖. 그런 경계는 이미 자기 안에서 사소한 것이 되어 버린 것을 깨닫는다.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자기는 그 큰 경계선을 오늘 밤 넘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의 떠드는 목소리가 멀어져 간다. 니어가 멀었다. 에밀조차도 아득히 멀게 느껴졌다.
모르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카이네는 입술을 꼭 다문다. 그래서 이 진실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리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카이네는 비밀을 만들어내고만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열쇠를 건 후 다시 에밀을 향한다. 그리고 물었다.
「날이 밝으려면 멀었나?」_M#]
으악~손톱자국 웃겼습니다ㅎㅎnn그런데…카이네….n 완전 둔감 무신경인줄 알았는데 요상한데에서 눈치가 빨랐군요…;
g9님께서 말씀하시는 게 그게 맞다면, 카이네는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다더군요.n자세한 건 조만간 올릴 개발자 인터뷰에 있으니 기대를-ㅅ-)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n인터뷰번역도 파이팅입니다!!^^
인터뷰가 조금 길어서 둘로 나누어 올리는데 이번에는 그 언급한 부분에 대한 건 없네요.n솔직히 그 내용이 설정집 인터뷰에서 나왔던 건지도 기억이 애매한 상태입니다만(…)n어쨌든 인터뷰 내용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즐거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고 왔습니다. 말씀대로 정말 즐거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