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레플리칸트 SS 「마녀의 밤 연회」

◈니어 시리즈 관련 해석본 리스트◈

역시 설정집에 실린 소설 해석.

이건 카이네를 흠모하는(?) 남자는 안 읽는 게 나을지도.
읽고 난 후의 강력한 정신적 충격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 글에 링크는 걸어도 되지만, 본문을 직접 긁어서 퍼가지는 말아 주십시오.

n[#M_「마녀의 밤 연회」|가리기| 그녀의 소문은 여행 마지막에 들른 낭떠러지 마을에서 들었습니다.

 흰 안개 탓에 빛이 차단된 그 마을은 늘 마물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지 탱크형 집들이 겁쟁이의 알(※일본에서는 겁쟁이를 벌레에 비유함)처럼 낭떠러지에 달라붙어 지어져 있었습니다.
 다른 마을에서 해 왔듯이, 제가 전도유망한 젊은이들을 모아 평등을 설파하고 마지막으로 마물의 공포와 매일 마주하고 있는 그들을 위로했을 때였습니다. 한 청년이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일어섰습니다.
「뭘 모르는군. 우리가 정말 미워하는 것은 마물이 아니야. 이 마을에는 더 역겨운 괴물……마물에 씐 자가 나온다고」
 동료들로부터 디모라 불린 청년의 말에 젊은이들은 한숨이라고도 몸서리라고도 할 수 없는 침묵을 자아냈습니다. 제가 당황하자 디모는 비꼬는 웃음을 더욱 깊이 지으며 다그쳤습니다.
「당신은 그놈도 『평등』하게 대할 수 있나? 응? 훌륭하신 인격자님」

 높은 견식과 타고난 미모를 겸비한 여성을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은 익숙합니다. 제가 설파하는 평등한 세상이 사회 하층민의 삶을 사는 못 배운 사람들에게 다소 문턱이 높은 난해한 사상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무지한 사람이 무지한 탓에 반감을 드러내고 저를 매도하거나 조소하는 경우가 지금까지의 여행 중에도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제 얼굴에는 언제나 미소가 떠오릅니다. 증오도 두려움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가여운 사람을 계속해서 용서합니다. 물론 디모도.
「몸에 마물을 깃들게 하기는 죽음이 보일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실제로 마물에 씐 사람을 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 괴로움을 생각하기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역겹다』 같은 슬픈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군요」
 그리 말한 저를 마을 젊은이들의 얼빠진 시선이 감쌌습니다.

『마물에 씐 사람』이라는 말에서 이 마을을 좀먹는 차별의식의 근원을 찾아낸 저는 집들을 돌며 적극적으로 그녀의 정보를 모았습니다. 마을 사람 중에는 금기를 건드린 것처럼 입을 다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입방아찧기를 좋아하며 헐뜯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녀가 마물에 씌게 된 시기는 유일한 육친인 조모를 잃은 무렵이라고 합니다. 슬픔과 외로운 나머지 실성하여 마물과 교합했다. 왼쪽 반신이 인간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형상이 되었다. 마물, 인간, 구별 없이 죽이고 시체의 피를 마신다. 아무도 죽이지 않는 날에는 남자를 찾아다닌다…… 저는 허구와 사실이 뒤섞인 소문을 들으며 점점 더 그녀를 향한 흥미와 동정이 깊어졌습니다. 그녀를 편견의 눈으로부터 구하고 싶다, 오직 그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녀와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고 말하자 마을 사람은 모두 수상한 장사꾼을 보는 눈으로 저를 보았습니다. 저는 굴하지 않고 보수로 어느 정도의 돈을 디모에게 건네고 그녀에게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돈을 내고 마물에 씐 사람 구경인가. 인격자란 어지간히 한가한데다 괴짜 같은 인종이로군」
 그런 디모의 야유도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저는 흥분해 있었습니다. 이제야 딱하고 슬픈 존재를 구해줄 수 있다는 마음에 기뻐서 어찌할 줄 몰랐습니다.

 탱크가 늘어선 절벽이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게 되었을 무렵 조금 트인 장소로 나왔습니다. 앞쪽에 원래대로라면 낭떠러지에 붙어 있을 터인 탱크가 지면에 가로누워 있는 것이 보입니다. 외벽 군데군데가 붉게 녹슬고 갈라진 데다 큰 구멍까지 뚫려 있었습니다.
「저것이 놈의 집이다」라는 디모의 말을 곧바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무방비한 폐가였습니다.
 저는 무심코 폐가로 달려가 안을 들여다보며 말을 걸었습니다만 답은 없었습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허름한 집에서 귀여운 화관과 알록달록하게 그려진 초상화 같은 것이 떠오르듯 눈에 띠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굳어져 디모를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보십시오. 그녀도 아직 미(美)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고요」
 그때 안개 속에서 발소리가 여럿 울리며 주위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습니다. 토할 것 같은 악취에 디모도 안색이 변합니다.
「위험해. 마물이……」
 말이 끝나기 전에 바람이 불고, 제 눈앞에서 디모의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디모의 피로 저는 순식간에 흠뻑 젖었습니다.
 수풀 너머에서 황금빛 붕대를 전신에 두른 듯한 마물이 모습을 나타냈을 때 그 추악한 모습에 제가 비명을 지르지 않은 것은 피의 비로 이미 사고가 정지한 탓이겠지요. 마물은 동료와 함께 사방으로 저를 둘러싸고 한발 한발 다가옵니다. 마물들이 한발 내디딜 때마다 지면은 질퍽한 기분 나쁜 소리를 내고, 안개는 노랗게 흐려지고, 썩은 내장 같은 악취가 제 코와 입을 막았습니다.
 마물에게 먹히는 것이 먼저인가 이대로 질식사하는 것이 먼저인가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제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시야 한쪽에서 번쩍이는 빛을 포착했습니다. 웅웅 울리는 바람소리와 부드러운 살점이 잡아 찢기는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실로 한순간의 살육이었습니다. 제가 눈을 비비고 있는 사이에 마물들은 잘게 썰려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습니다.
 눈을 똑바로 뜨자 참극 중심에서 두 자루의 큰 검을 휘두르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드러낸 도발적인 가벼운 옷차림으로 마물을 정면으로 베고는 귀까지 찢어질 것 같이 입을 벌리고 웃으며 늠름한 목소리를 냅니다.
「살아서 수모를 당하는 게 좋냐 이 빌어먹을 놈들아! 너희의 ※☆○△×, △×○※△하게 해 줄까!?」
 이게 무슨 일일까요. 그녀는 입에 담기도 싫을 정도의 더러운 말을 유쾌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희번덕대는 눈동자는 붉게 타오르며 마물의 피와 체액으로 더러워진 피부가 번들번들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녀가……딱하고 슬픈 마물에 씐 사람?
 저는 잠시 자기 목숨의 위험도 잊고 상상과는 완전히 다른 그녀의 모습을 뚫어지게 보았습니다.

 마물들이 먼지로 바뀔 정도로 잘게 썰려 숨이 끊어지고 안개 색도 원래의 흰 빛깔로 돌아왔을 때, 제 귀에 차츰 디모의 신음 소리가 닿았습니다.
「괜찮으십니까」라고 다가가는 제게 디모는 「보았지?」라며 신음합니다.
「저놈은 역겨운 괴물이라고. 마물인 주제에 마물을 죽이고, 그것도 즐거워하고 있어. 동료를 죽이며 흥분한다고. 조만간 사람도 죽일지 몰라. 어서 도망치는 게 좋을 거야, 인격자님」
 디모는 말하면서 상처입은 몸을 일으키고 실제로 도망치려 하고 있었습니다.
「기다리세요. 당신은 아까 그녀에게 도움을 받지 않으셨습니까? 그녀는 당신을 지키기 위해 마물을 벴습니다. 차별은 그만 합시다. 그녀는 선한 사람임을 알아주십시오」
 그러자 디모는 이상하다는 듯 저를 보았습니다. 그 눈동자 안에 이제까지 깃들어 있던 야유나 반감이 아닌, 대신 완전한 무(無)가 있었습니다. 깊은 無입니다. 이윽고 디모의 눈은 천천히 가늘어지고 쐐기를 박듯이 메마른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저놈은 인간이 아니야. 알겠나, 선생님?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구별이라고」
 그리고 디모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떠나갔습니다. 깊은 상처를 입었음에도 무서운 속도로 도망쳤습니다.

 혼자 남은 저는 결심하고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저와 디모의 대화는 들렸을 터입니다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다치지 않으셨습니까?」라는 제 물음에도 답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녀의 허벅지에 흐르는 핏줄기를 발견하고 제 스카프를 찢었습니다. 붕대로 쓰려고 했습니다. 디모의 피에 젖어 청결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웠습니다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낫습니다.
「붕대를 감을게요」
 일단 양해를 구하자 그녀는 특별히 거부도 하지 않은 채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 만족하며 그녀의 허벅지에 부지런히 붕대를 감았습니다. 제 손이 허벅지에 닿을 때마다 그녀가 움찔하고 몸을 경직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은 인간답다기보다 숫처녀 같아 저는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저는 당신 편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이야기를 꺼낸 후 그녀의 뒤를 따라 폐가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뻔뻔했습니다만, 사람과 관계를 쌓는 것이 익숙지 않은 그녀에게는 다소 뻔뻔하고 친한 척하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기에 취한 행동이었습니다.
 저는 비가 새 들어와 썩은 바닥에 조심조심 앉아 여행한 마을들에서 이야기해왔듯이 인류 평등의 중요성을 그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학대받는 쪽인 그녀 앞이기에 언변은 더욱 열띤듯했습니다.
 밤이 깊어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하다 겨우 말을 끝맺은 제가 얼굴을 들자 그녀는 이미 등을 돌린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마물에게 습격받았다가는 잠시도 버티지 못할 폐가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대담한 여성인 것일까요.
 허벅지의 출혈은 이제 멈추었을까요? 신경이 쓰이면서도 제 눈꺼풀도 무거워졌습니다.

 얼마나 잤는지, 피부를 찌르는 듯한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며 눈을 떴습니다. 바깥은 아직 조용하고 어두워 날은 밝지 않은 듯합니다. 옆을 보자 자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없습니다. 바닥으로 눈을 돌리자 핏자국이 점점이 밖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당황해 뛰어나갑니다. 흰 안개에 시야가 가로막힘에도 앞으로 나아가자 조금 앞쪽 풀숲에서 인기척이 났습니다. 부르려 했을 때 저는 아직 그녀에게 이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갑자기 격렬히 괴로워하는 숨소리가 침묵과 안개에 쌓인 밤을 찢습니다. 틀림없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였습니다.
「큭……하아……학, 하아, 하아, 하아하아하아아아앗」
 상처가 벌어지고만 것일까요? 혼자서 통증과 괴로움을 견디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애간장이 타서 뛰어나갔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지금 붕대를……」
 안개가 걷히고 그녀의 전신이 드러난 순간 제 목소리가 가늘게 끊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마물에 씐 사람이었습니다.
 왼쪽 반신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검게 팽창했고 기묘한 혹이 요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마치 그 부분만 다른 생물인 것 같았습니다.
 그녀가 저를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는 필사적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했습니다. 「인류 모두 형제」라며 주문처럼 외면서 미소 지어 보였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따라 제 시선도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그녀가 마물인 왼손으로 쥔 것으로 눈이 끌려갔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안 순간 전신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녀가 쥐고 있던 것……그것은 팽창해 단단해진 그녀 자신의 남성기였습니다. 거무스름한 음경에 혈관이 몇 개나 튀어나와 맥박치는 모습까지 눈에 확실히 들어왔습니다.
 그녀의 몸은 마물에 씐 것과 동시에 남녀추니였던 것입니다.
「마물을 마구 벤 밤은……제어가 안 돼」
 안개 속에서 저와 마주본 그녀는 처음으로 말을 했습니다. 그 눈은 가늘어지고 얇은 입술이 찢어지듯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녀는 저를 응시한 채 왼손을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호흡이 격렬해지고 하늘을 올려다본 눈이 스르르 초점을 잃습니다.
「그만해!」
 저는 마지막 순간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뒷걸음질쳤습니다.
「가까이 오지 마. 이……역겨운 괴물!」
 구르듯 도망치는 제 등 뒤를 그녀의 미친듯한 고함이 따라옵니다. 우는 소리처럼도 웃는 소리처럼도 들리는 높은 목소리였습니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기분 나빠. 역겨워. 미워. 미워. 미워. 기분 나빠. 역겨워. 이해할 수 없어. 하고 싶지 않아. 기분 나빠. 무서워.
 마음 안에서 이제까지 제 안에는 「없는」 것으로 취급했던 추한 감정이 솟구칩니다. 정신을 차리자 저는 울고 있었습니다. 목이 쉬도록 울고, 그리고 위 안에 있는 것을 모두 토했습니다.

 이상이 그녀에 대해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녀와 보낸 하룻밤을 경계로 제 마음은 나사가 풀렸는지 지금도 계속해서 곪아 썩은 감정을 흘리고 있습니다.
  저를 이렇게 만든 그 녀석이 밉습니다. 밉습니다. 밉습니다. 기분 나쁩니다. 무섭습니다. 무섭습니다. 무섭습니다.
 아아,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것은 차별이 아닙니다. 구별입니다. 그 녀석은 인간이 아닙니다. 상상만 해도 역겨운 몸을 지닌 괴물인걸요. 우리 동료가 아닙니다.
 괴물을 멀리하고 그 죽음을 원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지요. 아닙니까? 틀렸습니까?
 틀렸습니까? 틀리지 않았지요? 저는 나쁘지 않지요? 저는 추하지 않지요? 저는 인격자입니다. 아닙니까? 틀렸습니까? 틀리지 않았지요?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