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왔다는 걸 뒤늦게 알고 느릿느릿 해석 시작.
그런데 이거, 은근히 시간 오래 걸리네-┏
뒤쪽도 계속해서 해석할지는 나도 모르겄음-3-
비루한 국어 실력 때문에 해석한 문장이 마음에 안 들어 계속 수정할 예정.
n[#M_「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ENCOUNTER①|가리기|FINAL FANTASY XIII Episode Zero -Promise-
제1화 「ENCOUNTER(조우)」
CHAPTER 01
포위되었음을 눈치챘지만 별반 긴장하지도 당황하지도 않았다. 찾는 수고를 덜었다고만 생각했다.
라이트닝은 군도(軍刀)를 들며 “신고대로군.”이라며 중얼거린다. 블러드배스(ブラッドバス)가 여럿. 어류의 비늘과 양생류의 사지를 지닌, 물가에 군생하는 마물. 임해도시 보덤(ボーダム) 교외에는 이런 류의 수생마물이 자주 출몰한다. 온난기후에 물과 녹음이 풍부한 휴양지는 인간뿐 아니라 마물에게도 살기 좋은 듯하다.
불그스름한 회색 덩어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 4개. 등 뒤에 2마리의 기척이 있다. 그 중 1마리가 꿈틀대며 움직인다. 도약 준비동작이었다.
시야의 오른쪽 절반을 도신(刀身)으로 베어낸다. 베는 감각은 있었다. 이어서 왼쪽으로. 섬광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움직임으로 칼날이 블러드배스의 급소를 파헤친다. 이로써 2마리.
등 뒤로 뛰어드는 기척을 느꼈다. 이 속도라면 문제없다. 라이트닝은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뒤돌아보는 자세로 이 녀석을 베 버리고 등 뒤의 또 한 마리를…….
그때였다. 순간적으로 재빠르게 피한다. 총성을 들었다. 다음 순간, 블러드배스가 시야에서 튕겨나간다. 이어서 또 한 마리가 녹색 체액을 흩뿌렸다.
「도울게!」
요란스러운 에어바이크 소리와 함께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돕는 게 아니라 방해겠지, 라고 불쾌한 기분으로 무기를 내렸다. 블러드배스의 주의는 이미 라이트닝에게서 벗어나 있다.
목소리의 주인이 그다지 좋지 않은 출신의 여성임은 굳이 보지 않아도 알았다. 개조 에어바이크 소리다. 안전성 제일로 설계된 시판 제품이 아닌, 또 정숙성을 중시한 군용 쾌속기와도 다른 저 소리. 저런 것을 타고 다니는 여자는 제대로 된 민간인도, 더더욱이 군인도 아니다.
실제로는 총을 한 손에 들고 에어바이크를 조종하던 사람은 여자가 아닌 푸른 머리의 남자였다. 아직 어리다. 깃털 장식에 구슬 장식에, 멀리서 보아도 알 정도로 요란한 차림새이다. 그 뒤쪽에 검은 머리의 여자가 대형 총을 들고 있다.
에어바이크가 지상에 닿을락 말락한 곳까지 급강하해 온다. 여자가 일어서서 연달아 발포했다. 남은 2마리의 블러드배스가 연달아 튕겨나가 얌전해졌다. 사격 실력은 나쁘지 않다. 총알 낭비를 반 정도로 줄였을 때의 이야기이지만.
라이트닝의 눈앞을 돈 에어바이크가 급제동했다. 이것 또한 솜씨에 자신이 있는 사람의 방식이다.
「병사 아가씨, 위험했네」
흑발 여자가 총을 메고 생긋 웃는다. 몹시 크게 열린 목 라인에 나비를 상징하는 문신이 보인다. 견갑골 약간 위이다. 푸른 머리 남자가 장식 과다라면, 이 여자는 노출 과다다.
어느 쪽이나 총기를 다루는 사람의 복장이 아니다. 몸에 밀착되었다면 몰라도, 늘어뜨린 장식은 총격시 방해가 된다. 또한, 대형 총은 총신이 가열되기 쉬워 피부를 노출하면 화상을 입지 않을 수 없다. 아마추어로 판정한 후, 라이트닝은 물었다.
「너희는?」
「노라야」
이쪽이 고압적으로 나와도 여자는 전혀 주눅 드는 기색이 없다. 재미있어하듯 호박색 눈동자가 뱅글뱅글 움직인다.
「보덤 병사라면 한 번 정도는 들은 적 있지 않아?」
대단한 자신이다. 그 자신이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오히려 거기에 흥미를 느꼈으나 일부러 물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미안하지만 한 번도 없어」
라이트닝은 짧게 내뱉고 발길을 돌린다. 두 사람의 말소리가 끈질기게 들려온다.
「……그렇다는데」
「이상하네. 우리, 조금 더 지명도 높은 줄 알았는데」
그들의 목소리를 뿌리치듯이 걷는 속도를 높인다. 불쾌했다. 임무를 방해받은 것도, 저 2인조가 그것을 구조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도. 무엇보다, 그 자랑스러워하는 듯한 얼굴이 마음에 안 들어 어린애 같은 거짓말을 한 자신에게 혐오가 치밀었다.
그렇다, 단 한 가지 거짓말을 했다. 노라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사실은 알고 있다.
해변에 있는 작은 가게를 본거지로 삼은 녀석들에 대해서는 언뜻언뜻 듣고 있었다. 그 가게는 휴양지에 많이 있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카페이지만, 실제로는 그 지역 단골손님이 더 많다고 한다. 어쨌든 하이스쿨 여학생이 출입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가게이다.
『자기들은 들고양이(のら猫[노라네코] 노라=들) 같은 존재라며, 그것이 팀명의 유래라고했어』
더욱 불쾌한 기억이 떠오를 듯해져 라이트닝은 서둘러 무전기를 꺼냈다. 괜한 생각하지 말라고 자신에게 말한다. 마물퇴치를 완료했다고 상사에게 연락할 것. 그것이 지금 최우선사항이었다.
합류지점에는 이미 병사 몇 명이 돌아와 있었다. 블러드배스 무리가 신고지점에서 그리 멀리 이동하지 않은 덕분이었다. 발이 빠른 마물 구제라면 이렇게 쉽게는 되지 않는다.
마물은 인간의 기척을 싫어하기 때문에 번화가나 주택밀집지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지만, 교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넓은 부지와 한갓진 주거환경을 찾아 교외에 집을 짓는 주민에게 마물의 출현은 머리 아픈 문제였다.
작은 한 마리라면 아마추어라도 쫓아내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무리지어 행동한다. 한 마리씩 서식하는 것은 대체로 만만치 않은 큰 녀석이다. 결국, 『발견하면 자극하지 말고 군으로 신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법이 된다. 그리고 라이트닝이 소속된 보덤 치안연대가 구제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었다.
수고했다며 맞아주는 동료들의 목소리에 라이트닝은 손을 들어 답하고 눈으로 상관의 모습을 찾는다. 아니, 찾을 것도 없다. 아모다 상사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어도 잘 들린다. 호쾌하다는 말이 딱 맞는 웃음소리 쪽으로 발길을 향했을 때였다.
라이트닝은 무심코 눈썹을 찌푸렸다. 아모다 상사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그 옆에는 녀석들 소유인 듯한 개조 에어바이크가 몇 대. 파란 머리 남자가 조종하던 기체와 많이 닮았다.
유난히 친한 척하는 태도로 아모다 상사와 이야기하는 남자는 누구일까? 당당한 체구의 소유자이나, 아무리 보아도 숨막혀 보인다. 복장 탓인지 과장된 동작 탓인지. 다만, 저 남자가 리더격인 듯함은 어쩐지 알아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느닷없이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라이트닝은 똑바로 시선을 받아쳤다. 무례한 줄은 잘 안다. 남자가 희미하게 의심스러운 표정을 띤다. 그 때문에 깨달은 아모다 상사가 뒤돌아 보았다.
「오, 대장님. 수고했어」
라이트닝은 ‘또 시작했다.’라며 작게 어깨를 움츠렸다. 아모다 상사는 이런 식의 가벼운 농담을 즐겨한다.
「대장? 무슨 농담이 그러십니까, 상사님」
일부러 「상사」 부분을 강조해 답한다. 배속된 당초와 달리, 지금은 어렵지 않게 흘려버릴 수 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되받아칠 때도 있다.
「우리 돌격대장은 너잖아?」
이 정도라면 되받아칠 것도 없다. 라이트닝은 질렸다는 듯한 한숨과 함께 아모다 상사의 말을 흘려버리기로 했다.
「그런데 누구입니까?」
눈을 가늘게 뜨고 옆의 남자를 흘깃 본다.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에서 보아도 인상은 변함없다. 최악이다.
「노라입니다, 중사님」
옆에서 끼어든 것은 막 입대한 젊은 병사였다.
「들으신 적 없으십니까?」
또 노라인가, 하고 힘이 빠질 것 같다. 기껏 머리에서 지웠건만 저쪽에서 나타날 줄이야.
「마을의 젊은이들이 조직한 자경단이라더군」
라이트닝의 침묵을 정보 부족 때문인 줄로 착각한 듯, 아모다 상사가 해설을 덧붙인다.
「리더인 스노우군이다」
스노우. ‘역시’라는 확신과 ‘하필이면 이 녀석’이라는 실망이 뒤얽혔다.
「안녕하심까」
형식적인 정도의 인사에 점점 더 화가 난다. 조금 더 제대로 된 태도를 갖출 수 없는 건가.
「이쪽이 우리 돌격대장님이시다. 젊지만 실력이 굉장하지」
그 증거로, 라며 아모다 상사가 라이트닝의 군도 자루를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이것은 요즘 들어 제식으로 채용된 군도인데. 블레이즈엣지(ブレイズエッジ)……라고 해도 너희는 모르겠지만, 성부(聖府)군인이라면 한눈에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상사님, 그 이야기는……」
그 다음을 예상한 라이트닝은 당황해 제지하려 했지만 아모다 상사는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계속했다.
「우수한 병사만이 선행지급. 말하자면, 지금 이것을 갖고 있는 녀석은 두말할 것 없는 실력자라는 뜻이다. 대단하지?」
아무리 그래도 지나친 칭찬이다. 이제 그만 끼어들어 막으려 했지만 아모다 상사의 언변은 그럴 틈이 전혀 없다.
「게다가 대장님의 블레이즈엣지는 특별 주문품으로, 이름이……그러니까, 뭐였더라. 흰 섬광……내 이름을 칭송하라, 였던가?」
내 이름을 외치라, 라고 라이트닝은 가슴 속에서 정정했다. 입 밖으로 내서 일부러 말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럽다.
「이제 그 정도로 봐 주십시오」
설령 농담이 섞였어도, 반은 놀림이라도, 상관의 좋은 평가는 기쁘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한도가 있다. 무엇보다, 눈앞에서 스노우 라는 남자가 「헤에」라든지 「그거 굉장하네」 같은 소리를 질러대며 거리낌없는 시선을 자신에게 향하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다.
「알았어, 알았어」
아모다 상사는 어깨를 움츠린 후 큰 소리로 웃었다.
「뭐어, 뭐지. 그런고로 이번에는 우리 중사님께서 서둘러 없앴으니 너희도 사냥감이 없어 실망했지?」
「아뇨아뇨. 신고되는 마물만이 마물이 아니니까요」
「그런가?」
「살짝 연기를 피우면 줄줄이……나오죠」
「어이, 연기를 피우는 것은 좋지만 위험한 짓은 하지 말라고」
그야 뭐, 라며 과장되게 양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이 거슬린다. 뭐가 자경단이냐, 웃기지 마라, 아마추어 오합지졸이 총기를 들고 정의의 사도인 척할 뿐이잖나…….
그리 지적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렇게 한다 한들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리라. 비난이나 비평은 현 상태가 개선되어야 의미 있다. 그것을 기대할 수 없다면 말해도 입만 아플 뿐이다.
「너희는 정말. 힘이 넘쳐나는군. 뭣하면 군에 오겠나?」
「우린 규칙이나 제복 같은 것은 성질에 안 맞아서」
이 남자는 왜 일일이 남의 신경을 거스르는 말만 하는 것인가. 화를 넘어서 기가 막힌다. 그러나 아모다 상사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말조차 웃어넘긴다. 말로는 「뭐라고, 이 녀석」이라고 하면서, 그 투박한 손은 스노우의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것도 친근하게.
「그럼, 마물도 정리되었으니 우리는 이만」
스노우의 말을 신호로, 몰려있던 녀석들이 에어바이크에 올라탔다.
「너희, 우쭐해져서 찍히지 말라고」
그들에게 말을 건 것은 아까 그 젊은 병사였다. 나이가 비슷하기도 하여 스스럼없는 듯하다.
「우리와 달리 PSICOM(사이콤) 녀석들은 엄격하니까」
PSICOM. 공안정보사령부. 군 내부의 특무기관으로, 이른바 엘리트 군인으로 결성되었다. 치안연대가 민간인과 접할 기회가 많기에 일종의 「느슨함」이 있는 것에 비해, 군 중추부에 가까운 그들에게는 그것이 없다. 확실히 PSICOM이라면 노라 같은 웃기지 않는 집단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어차피 민간인에 지나지 않는 녀석들과는 관계없는 일이다. 노라 멤버 누구 한 사람도 젊은 병사의 「친절한 충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노라는 군대보다 강하니까 괜찮아요」
리더가 리더라면 멤버도 멤버다. 그러나 젊은 병사는 기분 상한 내색도 없이, 「건방진 소리나 하고」라며 웃는다.
이 녀석들은 양식은커녕 인간으로서 당연한 배려조차 못 하는 녀석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대로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기다려」
정신을 차리니 뒤를 쫓고 있었다. 불러 세워 꼭 한마디 해 주어야만 했다.
「스노우, 였지」
「네네?」
에어바이크를 발진시키려던 스노우가 뒤돌아보았다.
「동생을 따라다니는 게 너인가」
「동생?」
「세라 파론」
동생의 이름을 말하자마자, 「아아!」하고 스노우가 외쳤다. 또 과장된 동작으로 에어바이크에서 뛰어내려 라이트닝 쪽으로 걸어온다.
「그럼 당신이 세라의 언니? 얼굴은 닮았지만 분위기가 정말 다르군」
라이트닝은 기쁜듯한 표정과 말투에 오히려 곤혹스러워했다. 마치 장난감이나 과자를 발견한 어린아이 같다.
「세라에게 언니가 군인이라는 말을 들어서 아까 만났을 때 ‘어라’ 싶었는데. 역시 언니였군」
그러나 거리낌없이 세라의 이름을 연달아 부르니 아까의 짜증이 되돌아왔다. 차라리 소리를 지를까 했을 때, 눈앞에 오른손이 내밀어 졌다.
「처음 뵙겠습니다! 스노우 발리어스입니다. 세라에게는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두텁고 큰 손이었다. 가죽 장갑을 낀 채이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 아니, 장갑을 낀 채로 악수를 청하다니, 역시 이 녀석은 예의를 모른다.
「세라에게 손대지 마」
내민 손은 무시했다. 애초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쌓을 생각 따위는 없다.
「왜?」
어리둥절해한 후, 스노우의 시선이 가죽 장갑 손끝과 라이트닝의 얼굴을 왔다갔다한다. 무슨 말인지 바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리라.
「손대지 말라고 했다」
이제서야 겨우 스노우가 손을 거두었다. 거절당했음을 깨달은 듯하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지 머뭇머뭇하며 스노우는 말했다.
「댄다면?」
대답할 것도 없다. 할 말은 했다. 그대로 등을 돌리려 했을 때였다. 라이트닝의 발부리에 무언가가 부딪혔다.
야자열매다. 정확하게는 보덤야자라 불리는 아종이지만, 이 근방에서 「야자」라고 하면 이것을 지칭한다. 생육이 빠른 데다 잎이 넓기 때문에 해변 산책로에 즐겨 심는 품종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야자와 달리 그 열매는 식용에 적합하지 않다.
크기만 하지 삶아서도 구워서도 먹지 못하는……마치 이 녀석 같다.
「저기. 만약 손을 댄다면?」
발치의 열매를 힘껏 짓밟는다.
「손이 나가겠지」
천천히 손가락을 깍지끼고 관절을 울린다. 이런 방식으로 동생을 따라다니는 남자를 내쫓는 것은 본의는 아니지만 어쩔 수가 없다.
갑자기 야자열매를 밟은 발이 푹 빠졌다. 스노우가 열매를 차 버린 것이다. 작은 열매는 호를 그리며 날아가, 스노우의 손에서 멈추었다. 공차기가 특기인 어린아이가 할 법한 행동이다.
「미안하지만, 두들겨 맞아도 안 통해」
고작 여자 주먹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는 뜻인지, 라이트닝의 말은 듣지 않겠다는 뜻인지. 아마도 양쪽이리라.
「나, 튼튼하거든」
그리 말하며 웃는 얼굴에 짜증이 났다. 말없이 등을 돌리고 걷기 시작한다. 마음에 안 든다. 아이들을 모아 대장인 체하며 약한 자를 상대하며 의기양양하고……최악의 남자다.
세라는 왜 저런 남자에게 흥미를 느꼈을까. 그렇다, 흥미다. 호의가 아니다, 결코.
「파론 중사님, 아는 사이십니까?」
이야기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았을 터이지만, 어쩐지 험악한 분위기로 대화하는 모습이 보였으리라. 젊은 병사가 걱정스러운 듯이 묻는다.
「아니. 별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앞으로도 서로 상관할 생각은 없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생 세라에게도 그렇게 하고 싶다.
「돌아간다」
라이트닝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걷기 시작했다.
CHAPTER 02
바닷바람이 뺨에 닿아 기분 좋았다. 세라는 산책로를 어슬렁어슬렁 걸으며 크게 기지개를 켠다. 쾌청하다.
산책로 근처는 조용했다. 지금 계절에 관광객은 모두 해수욕을 할 수 있는 바닷가 쪽으로 몰린다. 노라의 카페는 분명 아침부터 대성황이리라. 그렇지 않아도, 오늘은 레브로가 가게에 있는 날이다. 지역 단골손님들이 그녀의 요리를 목적으로 찾아온다.
스노우가 약속에 늦어지는 것도 그 탓임이 틀림없었다. 「그럼, 뒷일은 맡길게」라고 하며 가게에서 나오려고 할 때마다 단골손님 중 누군가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 모습이 눈에 선해, 세라는 쿡쿡 웃는다.
어―이, 하고 부르는 목소리에 세라는 돌아보았다. 스노우가 아니다. 노라 멤버 가드였다. 혼자서 에어바이크에 타고 있음은 일터로 돌아가는 것이리라. 혹은, 레브로에게 부탁받아 식재 보충을 하러 가거나.
「미안, 늦어질 거야……라고 할 거지?」
세라는 에어바이크가 옆에 서자마자 그리 말하며 가드를 올려다보았다. 신장은 스노우보다 약간 작지만, 근육질인 체형 때문에 보는 사람의 눈에는 「거한」으로 비친다. 그래서 「커서 무서워 보인다」가 가드에 대한 세라의 첫인상이었다. 물론 지금은 다르다.
「단골손님에게 붙잡혔어?」
「정답. 시간이 꽤 걸리겠어」
어지간히 말이 많은 손님이리라. 스노우의 부탁인지, 레브로의 배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렇게 가드가 메신저 역할을 맡는다면.
「응. 알았어. 고마워」
「아니,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니까」
그럼, 이라고 한 후 가드는 다시 에어바이크를 발진시켰다. 세라는 손을 흔들며 그 뒷모습을 전송한다.
정적이 돌아오자 세라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산책로 조금 앞쪽에 물새가 모이는 장소가 있다. 스노우가 올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리려고 했다. 물새들이 물결 사이에서 노니는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무언가 모이가 될만한 것을 갖고 올 걸 그랬다.
이 마을이 좋다, 고 세라는 중얼거렸다. 물새들이 노니는 바다도, 이 하늘의 색깔도, 부드럽게 잎을 흔드는 나무도, 아름답게 정비된 산책로도.
그렇지만 세라는 하이스쿨 최종학년인 데다, 이미 수도 에덴의 대학으로의 진학이 결정되어 있었다. 자신이 바란 진로이건만, 이 마을을 떠날 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스노우는 「에덴이야 코앞이잖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세라는 자신에게 그렇게 타일렀다.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세라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아버지였다. 사람의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는 연령이 아니었건만 두 번 다시 아버지와는 만나지 못함을 어린 세라는 알아차렸었다.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을 때는 더 강하게 느꼈다. 자기 눈앞에서 소중한 사람이 사라지는 고통을.
스노우도, 스노우와 같은 시설에서 자란 가드와 레브로, 유주도 같은 고통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사람을 보는 눈길이 다정하다. 자각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행복하다, 는 것을 깨달았다. 행복하기에 아주 조금만 멀어져도 섭섭하다. 매일같이 만나고, 하잘것없는 수다를 떨고, 다정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그런 시간이 굉장히 즐겁기에 그것이 조금 줄어들기만 해도 괴롭다.
「이 호강에 겨운 녀석. 너무 욕심부리면 안 돼」
주먹으로 가볍게 자신의 머리를 두드린다. 에덴까지의 거리는 결코 「코앞」이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음은 스노우의 말대로였다.
그러니까 그만 속상해하자. 정말 사소한 불안 때문에 지금의 즐거운 시간을 헛되이 하고싶지 않다.
응, 하며 세차게 끄덕였을 때였다. 산책로를 맹렬한 기세로 달려오는 사람이 있다. 스노우다. 예상보다 빠르다. 분명 필사적으로 단골손님을 뿌리치고 나온 것이리라.
「여기야, 여기!」
세라는 날듯이 뛰어올라 손을 크게 흔들었다.
「언니를 만났어!?」
세라는 무심결에 소리쳤다. 산책로를 전력 질주해온 스노우는 잠시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그것이 진정되자 제일 먼저 한 말이 「라이트닝과 만났다」라는 한 마디였다.
「어제, 우연히」
어쩐지, 라고 세라는 혼잣말을 한다.
「나에 대해서 무언가 말했었어?」
「아무것도. 굉장히 기분이 안 좋아서 이상하다 싶었지만」
기분이 안 좋다고는 해도 표정이나 어조는 평소 그대로였다. 물론, 물건에 화풀이하는 어린아이 같은 행동도 하지 않는다. 기분이나 감정 드러내기를 부끄럽게 여기는 언니이다.
그저 세라는 언니의 기분이 좋고 나쁨을 왠지 모르게 알 수 있다. 몸을 감싸는 기운 같은 것이 아주 약간 변한다. 예를 들자면, 정전기 같은 것.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만지면 방전한다.
스노우라면 섣불리 손을 뻗어 따끔한 맛을 보겠구나, 라며 세라는 내심 쓴웃음 짓는다. 언니와 대조적으로, 스노우는 기분이나 감정에 충실했다. 생각하는 내용이 무방비할 정도로 얼굴이나 태도에 드러나고, 말로도 나온다.
마음과 언동이 최단거리로 이어져 있는 타입이다. 세라는 그렇기 때문에 거짓말이나 꾸밈이 없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니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릴 것이 틀림없다. 공통점이 거의 없는 두 사람이다. 물과 기름이란 스노우와 언니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리라.
「곤란한데」
스노우가 머리를 긁적인다.
「어쩌지?」
무슨 일이냐고 말하려 했지만 금세 의미가 짐작이 되었다.
「괜찮아. 와」
다음주는 언니의 생일이었다. 억지를 써서 휴가를 내게 한 것도 셋이서 생일을 축하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사귄다고 제대로 말하자」
「몰래 사귀는 것도 싫으니까」
사실은 생일 파티 자리에서 스노우를 소개할 생각이었다. 소개만을 위해 휴가를 잡게 하기는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바쁜 언니와 제대로 이야기도 못 한 채 타임 오버가 되고 마는 사태만은 피하고 싶었다.
「잘 이야기하면 이해해 줄 거야. 언니는 사실 다정하니까」
언니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한 사람이었다. 또한, 한 번 결정한 것은 끝까지 관철하는 강인함 때문에 상대에게 어딘지 「완고한 타입」이라는 선입관을 주고 만다.
그렇지만 언니는 그렇게 홀로 가족인 자신을 계속해서 지켜주었다. 자신도 아직 부모님께 어리광을 부릴 나이였건만, 어린 아이기를 포기하고 오로지 강인하게 있어 주었다. 아버지의 장례식 때도, 어머니의 장례식 때도, 계속 세라의 손을 잡아주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곁에 있을게, 라고 말하듯이. 그 손의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잊은 적은 없었다…….
언니와 스노우의 공통점을 찾았다. 성격도 취향도 전혀 다르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세라는 두 사람 모두 사랑한다고 마음속에서 중얼거린다. 그것이 공통점이다.
「응, 괜찮아. 그러니까 확실히 이야기하고 제대로 인정받자」
「하지만 화나게 하면, 나, 반죽음?」
스노우가 농담처럼 말한다. 세라는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참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으로 끝나면 다행이지. 언니, 폭발하면 코쿤 부수어 버릴지도」
「아―, 그럴 것 같아」
스노우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러나 그것이 한계였다. 세라가 못 견디고 웃기 시작하자 스노우도 뒤로 넘어갈 것처럼 폭소한다.
언니와 스노우와 셋이서 이렇게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분명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생일 밤이 되면.
스노우씨―, 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 것은 한바탕 웃은 후였다.
「무슨 일이야, 마키!」
곧바로 날아오는 에어바이크를 향해 스노우가 외쳤다.
「출동이에요―! 군의 무선을 잡았더니 삼림지구에 마물이랍니다. 노라가 나설 때라고요―!」
알았다, 라고 스노우가 대답했을 때는 이미 에어바이크가 눈앞에 멈추어 있었다.
「세라씨, 잠깐 대장 빌릴게요」
「네―에」
세라는 장난으로 경례를 한다. 나이가 한 살 차이 나는 마키에게는 어쩐지 동급생을 대하는 듯한 편안함이 있었다.
「좋을 때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히죽대는 마키에게 스노우가 「이 자식」 이라며 주먹을 쥐어박는 시늉을 한다. 사이좋은 형과 동생이 장난치는 모습 같다.
「그럼, 나는 갈게」
「기다려! 아―, 조금 기다려 주지 않겠어. 같이 사러 가자」
「무엇을?」
스노우가 에어바이크에 뛰어올라 한쪽 눈을 찡긋했다.
「언니 선물」
「아, 생일!」
「같이 고르자. 뭣하면 먼저 쇼핑몰에 가서 미리 보아 두어도 되고……」
「아니. 여기에서 기다릴게. 이적(異跡) 주위라도 산책하고 있을 테니까」
오케이, 라는 목소리와 함께 에어바이크가 날아오른다.
「잽싸게 정리하고 올게!」
조심하라며 손을 흔들었을 때에는, 스노우와 마키는 상공에 있었다. 정말로 잽싸네, 하고 세라는 웃었다._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