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 레플리칸트 SS 「인어공주」

◈니어 시리즈 관련 해석본 리스트◈

설정집에 실린 소설 해석, 그 마지막(총 10편 수록).
드디어 끝이다. A4용지로 무려 93장, 쿨럭;

1님의 댓글에 소설 외에도 설정 찌끄레기(…) 비슷한 것을 해석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는데, 그건 어차피 본편 스토리나 인물과 직접적인 관계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_-) 패스합니다. 2월 22일, 해석해서 올렸습니다-,.-

※이 글에 링크는 걸어도 되지만, 본문을 직접 긁어서 퍼가지는 말아 주십시오. 
n[#M_「인어공주」|가리기|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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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안개가 자욱이 낀 해안.
 우편배달원이 타박타박 걷고 있다. 내쉬는 숨이 하얗다. 도중에 멈추어 커다란 우편 가방을 「영차」하고 다시 고쳐맨다.
「이런, 이런. 이래서는 다리 상처가 또 악화되겠군……응?」
 문득 눈길을 든 끝에 크고 검은 그림자가 비쳤다. 처음에는 산 그림자인 줄 알았으나, 잘 보니 물가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쓰러져 있는 듯하다.
 검은 그림자를 보자마자 한순간 그것이 마물인가 하고 몸을 도사린다. 배달원이 그리 반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요즘 들어 마을 사람이 차례차례 사라져, 그것이 마물의 소행이라는 소문이 마을에 돌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원은 응시한다. 검은 그림자는 움직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런 거대한 마물은 없다.

 다가가 보니 그것은 거대한 배였다.
 돛대는 부러지고 선체도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폭풍으로 난파된 것일까. 몇 개나 되는 포대는 그 배가 군함이라는 증거였다.
「이런 큰 배가 좌초되다니……」
  검고 큰 그림자가 삐걱삐걱하고 기분 나쁜 소리를 내고 있다. 마물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무섭다. 그때, 부서진 선체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배달원은 순간적으로 몸을 도사린다. 이번에야말로 마물인가!?
 우편 배달원은 동료에게 배운 방법대로 천천히 뒷걸음질친다. 뛰어서는 안 된다. 등을 보여서는 안 된다.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그것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심히 의심되었지만, 어쨌든 마물과 맞닥뜨렸을 때는 그리하라 배웠다. 애초에 오른발이 아파서 달리고 싶어도 무리였지만.
 살금살금 모래톱을 3걸음 정도 후퇴했을 때, 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마치…… 사람의 기침 소리 같은 소리였다.
 배달원은 멈추어 선다. 다시 소리가 들리고, 그것이 기침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 그것도 어린아이다.

 결심을 굳히기까지 15초. 걷기 시작하기까지 60초. 그만큼의 시간이 걸려 간신히 결심했다. 아이라면 내버려 둘 수 없다.
 난파선은 상당히 심각한 폭풍우를 만났는지 여기저기가 부러져 내부를 보이고 있었다. 좌현에는 특히 큰 구멍이 뚫려 있어 안으로 모래가 흘러 들어가 있다. 여기라면 걸어서도 들어갈 수 있을 듯하다. 조심조심 안으로 발을 들인다.
 선내는 어두웠으나, 곳곳에 있는 균열과 창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간신히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밝기는 되었다. 아직 바닷물이 천장에서 떨어지고 있다. 미끄러운 바닥을 신중하게 걷는다. 통로에는 바다 냄새가 충만해 있었다.
 또 기침 소리.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복도를 따라가고, 문을 열고, 어질러진 방을 곁눈질로 보며 목소리의 주인을 찾는다. 상당히 안쪽에 있는 막다른 방. 거기에서 기침 소리가 들린다.
 배달원은 살며시 들여다보았다.
 기침 소리.
 배달원이 본 것은 당장에라도 부러질 듯한 가느다란 손발. 형식적일 정도뿐인 누더기. 떨면서 배달원을 올려다보는 2개의 검은 눈길.
 거기에 있던 것은 어린 여자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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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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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변변한 정보가 안 들어오잖나」
 테이블 위에서 시로[] 가 푸념을 늘어놓는다. 니어는 듣는지 안 듣는지 알 수 없는 태도로 생선 요리를 입으로 옮기고 있다. 시로는 필요가 있든 없든 마음대로 떠드는 타입이었으나, 식사 중에는 할 일도 없는 탓인지 평소보다도 특히 수다스러워질 때가 잧다. 니어도 익숙해졌기에 식사를 하면서 적당히 받아넘기는 버릇을 익혔다.
「듣고 있느냐?」
「아아」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지?」
「글쎄」
「어떻게 마물을 찾을 거지?」
「이제부터 생각할 거야」
  해안 마을에서 사람이 차례차례 사라진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꼬박 3일. 마물이 마을에 침입해 있다고 짐작하고 탐문조사를 하고 있지만, 변변한 실마리를 전혀 얻지 못했다. 급기야는 「인어에게 습격받았다」는 잠꼬대 같은 말까지 나오는 지경이었다. 이것뿐이라면 얼른 단념했겠지만, 마을 사람이 몇 명이나 행방불명인 것은 사실이기에 이 사건을 내팽개칠 수도 없었다.
 시로의 푸념에 적당히 대답하면서 바의 마스터에게 추가 면 요리를 2개 주문한다.
「아직도 먹을 생각이냐?」
 이것은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카이네와 에밀의 몫이라고 하자 그제야 시로가 얌전해진다.
 바다가 가까운 탓인지 여기 술집의 식사는 맛있었다. 요나의 요리로 호되게 훈련된 탓인지, 니어는 평소에 먹을 수만 있으면 무엇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왔을 때만큼은 식사를 즐겼다.
 다만, 맛있는 것을 먹으면 요나가 생각난다. 이 요리를 요나에게 먹게 해 주고 싶다. 요나를 웃게 해 주고 싶다. 니어의 표정에 그림자가 진다.
 시로는 다시 니어에게 푸념을 던진다. 그러는 것이 마치 자기에게 부여된 의무인 것처럼, 니어를 향해 계속해서 떠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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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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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파선 통로. 가장 안쪽 문.
「있니?」
 배달원이 문을 열자 소금기를 머금은 눅눅한 공기가 천천히 움직인다.
 방에는 부서질 듯한 테이블이 하나. 그 아래에서 소녀가 살며시 나타난다.
 배달원은 손가방에 넣어 두었던 빵을 꺼내고 잠시 멈칫한다. 이것을 주면 오늘은 아무것도 먹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것을 주지 않으면 소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게 된다.
  생각할 것도 없다. 빵을 테이블에 놓고는 「먹어도 된다」는 몸짓을 해 보인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해도 고개를 갸웃하는 소녀에게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은 만나고 나서 2일째 낮이었다.
 소녀는 잠시 빵과 배달원을 번갈아 보고 있었으나, 갑자기 게걸스레 먹기 시작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빵을 다 먹어 버린 소녀는 다시 배달원을 올려다본다.
「미안해. 마을에서도 식량부족이 심각해서 마음껏 갖고 올 수 없어」
 배달원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인다. 소녀는 배달원을 뚫어지게 보며 꼼짝도 하지 않는다.
 배달원이 아무리 가르쳐도 소녀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이제까지 어떻게 생활했던 것일까.
 소녀가 킁킁하고 코를 들고 무언가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우편배달원의 주머니로 시선이 향한다. 주머니에서 너덜너덜한 빵 자루를 꺼내 소녀에게 보인다.
「이것은 낡은 빵 자루야. 갈매기에게 주려고……」
 소녀가 그 빵을 덥석 문다. 허둥지둥 먹은 탓에 사레가 들리지만, 기침하면서도 먹는 것을 멈추려 하지 않는다. 배달원은 웃으면서 등을 쓰다듬는다.
「아무도 안 빼앗으니까 천천히 먹……어……아얏!」
 알고 보니 소녀는 빵 자루와 함께 우편배달원의 손가락까지 물어뜯으려 하고 있었다. 뚝뚝 흐르는 피. 우편배달원과 소녀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친다.
「……하하하……덜렁이구나, 너는」
 억지로 미소를 짓는 배달원. 소녀는 방울져 떨어지는 피를 지긋이 본 채 무표정하다.
 이 아이는 어쩐지 특이하구나……. 배달원은 손가락의 피를 닦는 것도 잊고 신비한 소녀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날.
 방으로 찾아가자 소녀는 책상 위에 앉아 있었다.
 배달원은 주머니에서 흰 리본을 꺼내 보인다. 소녀가 반응하고 손을 내민다. 다소는 익숙해진 듯하다.
「리본이야. 여자아이가 머리카락에 매는 것이지. 어디, 묶어 줄게」
 우편배달원이 소녀의 머리를 만지자 소녀는 일순 긴장하지만, 이윽고 힘을 뺀다.
「어떻게 된 거야? 머리카락이 젖었잖아? 바깥에 나갔니?」
 소녀. 대답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군. 자」
 배달원은 자기 손수건으로 소녀의 머리카락을 닦아 준다. 그동안, 소녀는 무심히 흰 리본을 만지작대고 있다.
 문득 소녀의 머리카락에 가느다란 빛이 내리쪼이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방의 아주 작은 틈새로 보인 것은 황금색으로 빛나는 석양이었다. 배달원은 눈을 가느다랗게 뜬다.
「이 시간대의 태양이 가장 좋아…… 어쩐지 따뜻한 느낌이 들어」
 흔들 하고 공기가 움직인 기분이 들었다. 돌아보자 소녀는 없다. 어디 있지, 하고 테이블 아래를 보자 그곳에서 무릎을 안은 채 떨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아아, 왜 그래? 무엇을 두려워하지?」
 소녀는 비쳐드는 황금색 빛을 가리킨다.
「……그렇구나. 어두운 곳에 오랜 시간 있어서 눈이 약해진 것일지도 모르겠어」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그런 생활을 해서 좋을 리가 없다. 언젠가 이 아이와 밖으로 나가자. 그렇게 하면 더 건강한 생활을 하게 해 줄 수 있어……. 해 질 녘의 부드러운 태양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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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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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난파선이 온 것과 같은 시기인가」
  큰 몸을 흔들면서 소재가게의 여주인이 말한다. 몇 주 전에 해안 후미에 표류해 온 난파선은 낡았지만 큰 배였다. 어쩐지 폭풍우에 말려든 듯했으나 생존자는 한 명도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을 사람이 발견했을 때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요즘 배달원이 그 근처에서 자주 보이니까 무언가 물어봐」
 사례 대신 소재인 천연고무를 사고 가게를 뒤로한다. 시로가 둥둥 날면서 니어에게 말을 건다.
「배달원이라. 그 노파가 생각나는군. 지금 생각해 보면……」
 시로가 그리 말하기 시작했을 때 니어가 무언가를 눈치챈다.
「카이네!」
 골목 안에서 카이네가 이쪽으로 손짓하고 있다. 그녀는 사람이 있는 마을에는 일단 들어오지 않는다. 마물에 씐 것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은 사람을 상처입힌다. 차별받는 쪽도, 하는 쪽도.
 그렇기에 카이네가 마을 안에 있는 것은 2개의 가능성밖에 없다. 기막히게 좋은 일이 일어났거나, 혹은 그 반대이거나.
 묘한 위화감을 느끼면서 카이네 쪽으로 향한다. 그 위화감이 한층 더 강해진 것은 카이네의 입에서 「난파선이 있는 해안 후미 말인데」라고 말을 꺼냈을 때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태풍이 몰려올 듯한 공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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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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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불고 있다.
 거대한 난파선이 삐걱삐걱하고 불안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늘 있던 방에 소녀와 배달원이 있었다. 소녀가 배달원의 옷을 꼭 잡고 있다.
「하하……너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구나」
 배달원은 식료품을 꺼낸다. 그러나 소녀는 고개를 흔든다.
「왜 그러니? 배는 안 고파?」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
 멀리서 해명()이 들린다. 소녀는 떨고 있다.
「좋아」
 우편배달원은 갑자기 일어서서 제자리걸음을 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박자는 틀렸지만 소박한 노래였다. 소녀가 조금 긴장한다.
「하하……미안, 미안. 이것은 노래라는 것이야」
「배 안쪽에서부터 목소리를 내니까 힘이 나지」
「노래는 괴로운 인생을 보내는 지혜야」
「그래서 나는 좋아해. 잘 못 부르지만……」
 우편배달원의 노래가 이어진다.
 이윽고 흉내를 내며 노래하려는 소녀. 그것은 도저히 노래로는 들리지 않는다. 노래랄까 목소리로조차 들리지 않는다. 구겨진 종이 봉투를 찌부러뜨린 듯한 이상한 소리였다. 그러나 우편배달원은 손뼉을 치며 크게 기뻐한다.
「잘한다! 잘해!」
 우편배달원이 기뻐하고 있는 것을 안 소녀, 수줍어하면서도 서투른 노래를 계속해서 부른다.
 난파선 안에서 소녀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선내에 한순간 등댓불이 비쳐든다. 소녀의 노래가 멈춘다.
「괜찮아. 저것은 번개가 아니야. 등댓불이야」
「……옛날에 저기에 내가 아는 사람이 살고 있었지. 이미 죽었지만」
「편지를 배달하러 자주 갔었어」
「솔직히 피곤한 일이었지만……지금은 그저 그리울 뿐이야」
 소녀는 배달원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 배달원은 그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는 죽 고독을 사랑해 왔지」
「누군가가 누군가를 생각하며 쓰는 편지를 매일 배달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렀어」
「하지만, 요즘은 나 또한 누군가를 생각하며 편지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
「……우리 집에 오지 않겠니? 딸이 생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
 우편배달원이 손을 잡아끌지만, 소녀는 뿌리친다. 고개를 흔들고 배의 바닥을 가리킨다.
「여기가 더 좋은 건가. 아쉽지만 어쩔 수 없……」
 배달원은 소녀가 가리킨 바닥을 본다. 무언가 이상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축축한 것이 흐르고 있는 듯하다.
 살짝 만진다. 무언가 미끈한 감촉이 난다. 등대 빛이 방으로 비쳐든다. 빛에 비추어진 손끝에는 만진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배달원은 소녀를 본다.
 즐거운 듯이 망가진 노래만이 방에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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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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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아도 난파선의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그만큼 크다.
 검은 선체는 비스듬한 상태로 좌초되어 있고, 선체 옆구리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다. 돛대 같이 튀어나온 것은 대부분 부러져 있는 듯하다. 그 정도의 태풍이었으리라.
「저것이 그 배야?」
  니어가 카이네에게 묻는다. 여기에 온 것은 카이네의 「난파선에 마물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물에 씐 카이네에게는 마물이 가까이 있는지 아는 능력이 있었다. 실제로는 마물의 언어도 알고 있었으나 그 사실을 니어 일행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카이네는 대답한다.
「아아……하지만, 역시 확실하지는 않아」
 카이네의 왼쪽 반신의 감각은 저 난파선에 「무언가」가 있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평소 마물에게서 받던 감각과는 전혀 다른 무언가였다. 이런 식으로 느낀 적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다. 카이네의 곤혹을 간파했는지 시로가 놀린다.
「속옷녀의 유일한 특기가 그런 꼴인가」
「시로씨!」
 에밀이 시로를 나무란다.
 평소의 카이네라면 폐지라는 둥 똥종이라는 둥 되받아쳤겠지만, 그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공기를 전원이 알아차린다. 무언가 안 좋은 사태가 벌어졌다.
 니어가 검을 뽑는다.
「가 볼 수밖에 없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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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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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컴컴한 방.
 피투성이 바닥.
 그 사람은 이제 없다. 그러니까 괜찮다.
 소녀가 방 한구석에서 떨고 있었다. 그 팔 끝에는 거대한 손톱을 지닌 검은 손이 자라나 있다.

  어째서……이렇게 되었지?
  그 사람이……돌아가 버린 것은,
  이 검은 몸 탓?
  그 사람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고 싶어……
  그 사람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배달원 남자를 생각하며 마물화 하려는 자신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려 하고 있다. 더……힘을 키워야 한다. 이런 모습을 그 사람에게 보였다가는……

  사람의 모습을 유지하는 힘을.
  햇빛을 받아들이는 힘을.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새하얀 물이 눈에서 흘러나온다.
 소녀는 강인한 의지의 힘으로 검은 팔을 인간의 그것으로 되돌려 간다.

  인간을 더 먹으면……

 떨면서 입술을 움직인다.

  『그러면 분명 인간이 될 수 있어』

 그 목소리는 인간은 알아들을 수 없는, 쇠의 녹과 같은 마물의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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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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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이 기분 나쁘게 바싹 탄다. 검을 쥔 손에는 땀조차 안 난다. 배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오한이 심해진다.
「괜찮아?」
 새하얀 카이네의 얼굴을 보고 걱정한 니어가 말을 건다. 입 끝을 올려 답한다. 괜찮지는 않지만, 그것을 전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앞에 있는 것이다.
『키히히히히……무언가 기분 나쁜 것에 다가왔군……카이네?』
 튜란이 기분 나쁜 소리를 낸다. 이 녀석은 항상 이렇다. 우리를 도울 생각 따위는 털끝만큼도 없다.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러나 그런 튜란도 무언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평소의 기세는 없는 것처럼 들린다.
 카이네는 마물인 반신에 의식을 집중한다.
 오한의 정체는 서서히 알게 되었다. 소리 혹은 소리가 되지 못하는 진동이다. 그것이 자신의 마물 부분과 공명하고 있다. 그 공명이 유발하는 감정은 카이네 이외의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리라. 구체적인 단어로 형태를 만든다면 그것은 「공포」였다. 카이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 내가? 무서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니어 일행과 함께 배 안쪽으로 돌아간다.
 배의 최심부. 니어는 어둠 속에서 멈추어 섰다.
「이 앞쪽 방이 마지막이군」
 카이네는 목소리를 내려 한다.
 그만둬.
 그 목소리는 소리가 되기 전에 바싹 마른 목구멍을 빠져나가고 만다.
 방은 작았다. 테이블과 의자가 1개씩. 창 같은 것은 없다. 아마도 선장의 방이리라. 해도()와 책장이 정연히 늘어서 있다. 그리고 테이블 옆에는 작은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 흰 피부. 더러워진 옷. 붉은 눈.

 돌연, 카이네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이 오한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
『히힛……이 마물은……위험한 물건이로군……』
 튜란조차 겁먹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 이 녀석은 마물이다. 그러나 평범한 마물과는 전혀 다르다.
 압도적으로 「짙은」 것이다. 평범한 마물의 몇백 배나 되는 「농도」로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
 마물 1마리는 보통 기껏해야 사람의 몇 배 크기일 뿐이다. 그 이상의 크기에는 많은 마물의 「합체」가 필요해진다. 합체함으로써 마물은 강해지지만 그만큼 덩치가 커져간다.
 니어의 마을을 습격한 마물이나 할머니의 원수인 빌어먹을 자식도 그런류였다. 복수의 마물의 의지가 융합해 확장한 합체 마물은 그 크기에 비례해 강하다. 그것이 싸움 안에서 카이네가 배운 지식이었다.
 그러나 눈앞의 소녀는 다르다. 빌어먹을 자식의 몇 배 이상 강하다. 그것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카이네의 오한이 가르쳐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크기…… 카이네는 그 모습이 나타내는 의미를 안다. 팽창하려는 몸을 같은 힘으로 역방향에서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즉, 지금 카이네가 느끼고 있는 「힘」은 이 녀석의 실력의 극히 일부라는 뜻이다.
 느끼고 있던 진동은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한 그 힘의 알력이 발하는 진동음이었다. 거기에서 새어나오는 마물의 에너지만으로도 이 정도 강도다. 이 힘이 해방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오싹했다. 떨리는 튜란의 목소리가 난다.
『이 압박감조차 놈의 한숨 정도밖에 안 된다고……하하하핫……흥분되기 시작하는데……응?』
 마물에 대해 배운 것은 또 하나. 합체한 마물은 그 합체 수에 비례해 지성이 사라져 간다. 절벽 마을의 마물들이 융합한 모습이 거대한 마력을 방출할 뿐인 덩어리가 되고 말았을 때 보았듯이 합체하는 마물의 수가 늘면 늘수록 머리가 나빠진다. 그렇기에 크면 강한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적은 개체 수로 융합하는 것이 더 강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이 작은 마물의 의식은 단 1마리의 합체하지 않은 마물인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즉, 이 녀석은 합체할 필요도 없이 이렇게나 비상식적인 힘을 지닌 개체라는 뜻이 된다.

 위험을 뛰어넘어 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
 소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니어도 에밀도 움직이지 않았다.
 어찌해야 좋을지 몰랐다. 아주 작은 진동으로 폭발하는 폭약 가까이에 서 있는 듯하다.
「어라? 여러분 어쩐 일이십니까?」
 갑자기 입구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그곳에 서 있는 것은 우편배달원이었다.
 정말, 올 거면 온다고 말씀해 주세요, 저도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등등 가벼운 태도로 말하며 짐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카이네 옆으로 오고는,
「저, 죄송합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여성의……그, 달마다 하는 것이랄까, 그런 것에 대해 좀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만……」
 하고 완전히 의미불명의 말을 하기 시작한다.
 카이네는 메마른 입술을 움직인다. 전해야 한다.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눈짓으로 니어와 에밀을 향해
 (이 녀 석 은 마 물 이 다)
 라고 작게 입을 움직인다.
 소녀가 움찔하고 움직인다. 카이네를 보고 있다. 삐걱삐걱하고 기분 나쁜 진동음이 들린다.
 배달원이 짐을 들여다보려 뒤돌아본 순간,

 소녀가 검은 폭발로 변했다.

 몇 개나 되는 검은 창이 소녀의 몸에서 튀어나온다.
 동시에 소녀 바로 앞에 있던 니어가 가드 자세에 들어간다. 천장, 바닥, 모든 장소에 창이 꽂힌다. 카이네와 에밀은 배달원을 붙잡아 출구를 향해 돌진. 그 뒤에서 날려보내진 니어가 카이네 일행 쪽을 향해 도망치라고 외친다. 카이네의 뇌에 마물의 생각이 흘러들어온다.

  어째서 나는 마물이야?
  누가 가르쳐 줘!
  어째서 나는 인간이 아니야?
  왜 그 사람을 빼앗는 거야?

 방심하면 당한다! 라는 튜란의 목소리에 평소의 즐기는 분위기는 없었다.
 통로로 나오자 좌우 벽과 바닥과 천장에서 검은 마물의 창이 무서운 기세로 튀어나온다. 조금 전의 소녀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니어 일행의 도주를 뒤쫓듯이 서슬이 시퍼런 창. 그것을 베어내며 나아가지만 감당할 수 없어진다. 카이네도 원호에 들어가기 위해 에밀에게 배달원을 맡긴다. 에밀은 기절한 배달원을 입에 물고 대쉬.
「출구다!」
 빛이 비쳐드는 출구를 보고 니어가 외침과 동시에 출구가 검은 창으로 단숨에 막힌다. 카이네는 에밀을 뛰어넘어서는 입구에 날려 차기를 해 입구의 마물의 어금니를 두들겨 꺾는다. 카이네가 구르듯 난파선에서 튀어 나가지만 에밀이 나가기 전에 입구가 다시 막히고 만다. 뒤따라온 니어가 다시 돌진해 온다.
「에밀!」
 검은 창 사이로 빠져나가며 니어가 에밀을 감싸지만, 그 위에서 수많은 마물의 손이 덤벼든다. 충격으로 에밀의 입에서 배달원이 떨어지고 만다.
「아앗! 배달원 아저씨!」
 마물에게 얻어맞은 여세에 떠밀려 니어와 에밀이 날려보내진다. 배 바깥으로 내동댕이쳐진 두 사람은 두 번, 세 번 모래먼지를 날리며 굴러갔다.
 카이네가 돌아본다.
 난파선 전체에서 새카만 창이 튀어나와 있었다. 단숨에 뻗는가 싶더니, 검은 창은 거대한 뱀처럼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또다시 몇십 개나 되는 뱀이 배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배 바깥은 안개도 완전히 걷혀 있었다. 태양빛으로 눈부실 정도라 니어 일행은 눈을 가늘게 뜬다. 평범한 마물이라면 즉사했을 밝기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랑곳없이 검은 뱀은 햇빛에 그 몸을 드러내고 있다. 표면은 직사광선에 타서 문드러지고 있으나, 그것을 웃도는 속도로 안쪽에서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고 있었다.
「햇빛을 받고 있는데……죽지 않다니……」
 절망적으로 중얼거리는 에밀.
 이윽고 날뛰는 큰 뱀 중앙에 큰 알 같은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큰 뱀에 둘러싸이듯이 생겨난 그 알은 점차 커졌다. 표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과일 껍질이 벗겨지듯 표면이 전개되어 가, 껍질 부분에 의해 커다란 2장의 날개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날개 안쪽, 알 중앙에는 소녀의 모습을 한 상반신이 생겨나 있었다. 갑판에서 생겨난 듯한 형태로 새카만 몸이 떨고 있다. 단, 그 크기는 상반신만으로도 10m는 가볍게 넘을 크기였지만.
 상반신에서는 차례차례 날개가 생겨났다. 카이네는 알 수 있었다. 저것은 「남아돌고」 있는 것이다. 갈 곳이 없어진 팽대한 마력이 마물에게 불필요한 날개를 몇 장이나 자라게 한다. 그 전체 폭은 대략 100m나 달하려 했다.
 배 전장의 배 이상이나 되는 그것은 몸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계속해서 거대화한다.
 태양빛을 받은 그 모습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소녀의 손에는 배달원이 쓰러져 있다. 소중한 듯이 그것을 안고는 거대화한 마물은 폭발하듯이 포효를 지른다. 거대한 소리의 충격에 카이네 일행은 귀를 막는다. 진동에 풍경이 2중으로 보인다. 이윽고 그 진동이 합쳐지고는, 그 소리는 하나의 음계를 형성해 간다.

 그것은 배달원이 소녀에게 가르쳐 준 그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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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화해 가는 소녀의 의식은 분노로 혼란스러웠다.
 자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공포와 배달원을 빼앗으려 하는 그 인간 놈들에 대한 증오가 마음속에서 흘러넘친다.

  사람을 아무리 먹어도
  만족 따위는 할 수 없었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이 사람만이 다정하게 대해 주었다!
  다정함이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었다!
  나는 인간이……인간이 될 거야!
  이 사람과……같은 말로 이야기하고
  ……함께 살 거야!

 분명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배달원이 다치지 않도록 두 손으로 살며시 감싼다.
 이제 곧 인간의 모습이 될 수 있는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히히힛……어디에서 무슨 소리를 들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를 먹을 생각 만만인 듯하군!』
  튜란이 외친다. 그것이 허세란 것을 카이네는 충분히 알았다. 거대한 소리와 진동 속에서 우편배달원의 의식이 돌아온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잠깐은 모르는 듯했으나, 소녀의 거대한 얼굴을 보고 공포로 눈이 크게 벌어진다. 배달원의 입이 비명을 지르려 했으나 그것은 소리가 되지 않았다.

  무서워하지 마. 이제 곧……
  이제 곧 나, 인간이 될 거야.

 소녀는 공포로 움직이지 못하는 배달원을 자비로운 미소로 감싼다. 소녀의 팔에 변화가 일어난다. 검은 문자가 퍼지고 날카로운 수많은 가시가 팔에서 생겨난다. 가시는 그대로 무기 같은 형태가 되어 소녀 주위를 부유한다. 등에서는 손톱이 돋아난 거대한 팔이 몇 개나 생겨나 있다.
「도망쳐!」
 카이네가 그리 외침과 동시에 부유하던 무기가 니어 일행을 덮친다. 자기 몸으로 만든 「창」을 거대한 팔로 던지고 있는 것이다. 창이 착탄하자 발밑의 모래가 대량으로 휘몰아친다. 니어가 외치면서 구른다.
「자기 몸을 던지다니, 이런 것은 들은 적도 없어!」
「놈은 평범하지 않아!」
 어쨌든 팽대한 마력이 남아돌고 있다. 저 정도의 몸을 무기로 바꾼다 한들 놈에게는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으리라. 에밀이 마법 장벽으로 마물의 가시를 막으면서 카이네에게 외친다.
「제가 공격해 볼게요!」
 에밀의 지팡이에서 수많은 가느다란 빛줄기가 마물을 향한다. 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마법구가 발사되어 빛줄기를 따라가듯 마물에게 착탄. 날개를 2장 정도 날려보낸다.
 그러나 곧바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날개가 생겨난다. 그것도 3장이나 늘어나 있었다. 니어가 외친다.
「그런……불사신인가?」
「내가 여기에서 쓰러뜨리겠어! 너희는 도망쳐!」
  카이네는 그리 말하고는 크게 도약해 공중에서 마법을 발사. 모든 공격은 갑판 위에 있던 마물의 팔에 저지되고 만다. 그러나 카이네는 그것을 개의치 않고 검에 마력을 담아 다시 공격한다. 카이네는 마물의 반격을 피하면서 소녀의 본체를 향해 돌격해간다. 하지만, 향한 곳은 소녀의 몸체나 머리가 아닌 배달원이 둘러싸여 있는 손 부분이었다.
「소중한 것은 이 녀석이지!」
  카이네의 검이 배달원이 있는 위치로 내리꽂힌다. 그때까지 표정 하나 바꾸지 않던 소녀의 눈이 크게 벌어진다. 카이네의 검이 배달원에게 닿기 직전, 수많은 마물의 팔이 카이네의 검의 도착을 방해한다. 마력과 마물의 에너지로 격렬한 불꽃의 폭풍이 일어난다.
 그러자 갑자기 카이네가 검의 받침점을 비틀었다. 참격이 향한 곳은 소녀의 머리.
 방어를 전부 배달원에게 향하고 있던 마물이 새로운 팔을 만들어내기 전에 카이네의 공격이 명중한다.
 마물이 얼굴을 돌린 덕분에 직격은 하지 않았으나, 카이네의 칼날은 얼굴을 꿰뚫고 있었다.
 뿜어나오는 검은 피. 기묘한 절규. 배달원은 갑판으로 내던져진다. 얼굴을 누른 마물이 배달원을 찾으려 했을 때에 갑판 위에서 니어와 에밀이 검은 창을 최대출력으로 발사하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으로 끝이다!」
 니어의 외침과 에밀의 포효가 마력을 발사한다. 거대한 마력을 응축한 창이 고속회전하며 마물을 덮친다.
 마물은 왼팔로 방어하지만, 직격한 거대한 창이 그 팔부터 어깨에 걸쳐 통째로 날려버린다. 절규하는 소녀.
「아직 안 죽어!?」
 마물의 상처가 꿈틀댄다. 몇백 마리나 되는 뱀을 보고 있는 듯하다.

  인간……인간……이

 소녀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인간 이 될 거야!!!!!

 갈라진 마물의 상처에서 엄청난 양의 촉수가 뻗어 나온다. 촉수는 수백 개나 되는 날카로운 검이 되어 주위 일대를 갈랐다. 가까이 있던 카이네는 필사적인 방어에도 불구하고 촉수가 왼쪽 어깨와 오른쪽 허벅지를 관통. 그대로 갑판으로 낙하해 간다. 마력방출 직후의 경직에서 회복되지 못한 니어에게도 마물의 검이 덮쳐온다.
 재빨리 에밀이 니어를 떠민다. 에밀의 왼팔에 검은 그림자가 뻗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짐승 같은 비명을 지르는 에밀. 왼팔이 뿌리째 잘려나갔다. 니어는 에밀을 도우려 하지만, 다시 덤벼든 검에 날려보내지고 만다. 엄청난 수의 검은 검을 휘두르며 마물은 계속해서 외친다.

  죽여……모두……죽여!

 소녀였던 마물은 갈라진 몸을 안으며 소리치고 있었다. 짐승 같은 거친 호흡으로 비틀대는 마물. 아무리 강력하다고는 해도 대미지가 있는지, 재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니어 일행도 대미지가 크기에 전원이 일어서지 못한다. 마물은 니어를 보자마자 검은 손으로 그를 잡아올린다.
「아아……니어씨……가!」
 에밀이 떨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카이네도 피웅덩이 속에서 일어서는 것이 고작이었다.
 마물이 그를 입으로 옮기려한 그때
「멈춰!」
 그것은 의식을 되찾은 우편배달원이었다. 불안한 걸음걸이로 마물 앞으로 달려나간다.
 우편배달원은 그 주위에 떨어져 있던 약해 보이는 나무토막을 무기로 부들부들 떨면서 마물과 대치한다.
「이……괴물!」
  함 께 산다고……?
「사라져라! 이 식인 괴물!!」
  하지만 당신이 노래 를 부르자고
「그 사람을 놓아 줘!」
  당신과 살기 위해 사람이……되려고

「너 따위는 질색이야!」

 소녀의 움직임이 멈춘다.
 다시 자기 몸을 본다. 몸의 절단된 부분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대미지는 회복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마물인 증거이기도 했다. 이 추한 몸은 대체 무엇인가. 인간이 되고 싶던 것이 아닌가?
 이런 몸이 되어……나……는……
 배달원을 본다. 그의 눈은 분노와 공포로 떨고 있다.
「죽어 버려!」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 꽂힌다. 부서진 날개가 바다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몸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살아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떠올릴 수 없게 되어간다. 쥐고 있던 니어를 떨어뜨린다.
 천천히 얼굴을 든다. 그 앞에는 황금색 석양이 빛나고 있었다. 함께 보자고 약속했던 그 석양이.

  아아……이다지도……
  세상은 아름다운데……

 뒤에서 카이네가 뛰어든다. 소녀는 저항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지독히 생생한 소리가 났다.
 잘린 소녀의 목이 천천히 떨어진다.
 거대한 몸이 검은 모래가 되어 실체가 사라져간다. 검은 모래도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에 날려 사라져갔다.
 파괴된 난파선. 석양이 바다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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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 마을의 술집은 2층이 간단한 여관이다. 침대는 지독한 소리를 내지만, 노숙보다는 훨씬 낫다. 카이네는 아픈 다리를 끌며 일어선다.
 그로부터 3일. 마을을 구했다며 배달원이 억지를 써서 카이네 일행 3명을 여관에 묵게 해 준 것이다. 평소라면 거절했겠지만, 카이네 일행의 대미지가 너무나 컸기에 호의에 기대기로 했다.
 에밀은 아직 자고 있지만 파괴된 왼팔이 손목 근처까지 재생되어 있다. 어떤 구조인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하루 정도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비교적 경상이었던 니어는 빌어먹을 책과 함께 우편배달원의 일을 도우러 가 있다. 슬슬 우리도 이 자리를 뜰 때였다.

 가슴 사이에 끼워둔 1장의 종이를 깨닫는다.
 붕괴한 마물의 몸에서 떨어진 것이다. 편지 같았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지독한 글씨로 무언가가 빽빽이 쓰여 있다. 배달원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 마물의 물건은 처분해 달라고 했었다.
「그런 괴물이었을 줄이야……」
 그리 말하는 배달원의 발에는 희미하게 검은 문자가 떠올라 있었다.

 편지를 펼친다.
 튜란이 흥미롭다는 듯 말을 건다.
『이게 뭐야?』
「편지. 그 녀석이 배달원 앞으로 쓴 것이야」
『카카카카칵. 악필이군!』
「교본을 보고 필사적으로 따라 그렸겠지」
『……뭐라고 쓰여 있어?』
 카이네는 그에 답하지 않고 편지를 찢는다.
 창밖에는 밝은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보이는 바다는 평온해, 난파선에서의 싸움이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찢어진 종이가 카이네의 손에서 빠져나간다.
 그 조각에는 지독히 서투른 글씨로 「고마워」라는 말이 몇 개나 쓰여 있었다.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