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엔딩을 보고 루크라고만 생각하고 의심조차 안 했다.
그리고 그냥 그대로 잊고 지내다가 작년에 SNS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게임 여기저기에 뿌려진 떡밥을 꼼꼼하게 주워 모아 답을 찾아낸 좋은 글이라 해석해 본다.
당연하게도 게임 스토리 전체 스포일러 글이니 읽는 사람이 알아서 피해가기를.
※스샷의 한글은 이미지 편집으로 적어 넣은 것. 한국어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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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정도 전, 상당히 새삼스럽게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이하 TOA)라는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테일즈 시리즈에는 많은 작품이 있는데, 10주년 기념 작품이라는 점과 애니화, 무대화 등이 되어 있어 시리즈 중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RPG에서는 주인공이 동료와 힘을 합쳐서 세상을 구하고, 그 후에도 앞을 향해 살아나가는 것이 왕도 엔딩입니다. 그런 중, TOA의 엔딩은 조금 다른 의미심장한 방식으로 끝맺습니다.
주인공 루크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기가 지닌 특수한 힘을 쓰고 그 반동으로 목숨을 잃습니다. 마지막 보스를 쓰러뜨린 후 루크는 로렐라이를 해방하고 사라지는데, 루크가 사라지기 조금 전에 적과의 전투로 목숨을 잃은 애쉬의 유해가 떨어져 내려와서 루크는 그것을 받아듭니다. 그리고 루크가 애쉬와 함께 사라지며 엔딩이 흐릅니다.

그 후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루크를 그리워하며 꽃밭에서 보가를 노래하는 티아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파티 멤버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티아가 노래를 다 부른 후 자리를 떠나려 했을 때 꽃밭에 붉은 머리의 청년이 나타납니다. 붉은 머리 청년은 외견도 목소리도 루크라고도 애쉬라고도 단정하기 어려운, 두 사람의 딱 정중앙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본 파티 멤버들이 청년에게 달려가고, 제이드가 혼자 섭섭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청년의 얼굴과 뒤에서 빛나는 만월이 찍힌다――가 TOA의 엔딩입니다.
이때 돌아온 것이 루크인지 애쉬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인지가 작중에서는 확실히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어쩐지 답을 알 듯한 정보는 본편 곳곳에 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생각하는 사람의 추측에 지나지 않아, 결국 진실은 알 수 없는 채입니다.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제작진 측이 플레이어가 생각한 답을 존중하고자 일부러 남긴 여백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남겨진 여백에 명확한 답을 찾는 행동이 눈치 없기는 하지만, TOA를 플레이한 일개 플레이어로서 제 나름대로 생각해서 내린 답을 남겨 보고 싶었기에 새삼스럽게 그 붉은 머리 청년은 어떤 존재인지 본편의 정보를 기초로 고찰해 보겠습니다.



조금 알기 어렵지만, 2장째와 3장째는 나탈리아가 있는 왼쪽 우리로 아니스가 상황을 보러 온 상태이므로 왼쪽 우리에 있는 것이 오리지널, 오른쪽 우리에 있는 것이 레플리카입니다. 이에 더해 여기에서는, 보통은 레플리카의 능력이 열화하지만, 이 치글은 오리지널의 능력이 약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다시 와이욘 경굴에 왔을 때 2마리의 치글은 1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텅 빈 것은 왼쪽 우리, 치글이 남은 쪽이 오른쪽 우리입니다. 즉, 이때 사라진 것은 오리지널, 남은 것은 레플리카입니다.
그리고 더 나중, 이때 구조한 치글에게 제이드가 얘기를 듣는 서브 이벤트가 있습니다. 제이드와 치글의 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스타”란 구조한 치글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제이드는 스타로부터 또 하나 중요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상이 치글을 사용한 실험과 치글의 증언에서 짐작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루크는 “애쉬가 회선을 연결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즉, 이때 두 사람의 상태는 “애쉬는 루크와 의식이 뒤섞이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있다. 루크는 딱히 그러한 감각은 없다” 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후에도 애쉬는 로렐라이의 검을 받았을 때에 관해 “네가 그때 로렐라이와 이어져 있었으면……. 아니, 내가 음소화(포님화)하고 있을 뿐인가”라며 자기가 음소화(포님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애쉬의 초조함이 정점에 달하는 때가 렘의 탑 무렵의 사건입니다. 애쉬가 자기를 희생해서 독 안개를 없애려는 행동을 막으려는 파티 멤버에게, 애쉬와 함께 행동하던 칠흑의 날개 멤버는 “나리는 입만 열면 시간이 없다고 하고, 이번에도 개죽음당할 바에는 독 안개와 함께 죽겠다고 했어”라고 말합니다. 또한, 다아트에서 루크와 어느 쪽이 독 안개를 없앨지 언쟁할 때도 “나도 죽고 싶은 게 아니야. ……죽을 수밖에 없단 말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은, 애쉬는 자기가 이제 곧 죽을 거라고 여김입니다. 의식이 뒤섞이는 듯한 감각과 음소화(포님화)는 애쉬가 느끼는 자기 죽음의 징조라고 여겨집니다. 그럼 왜 애쉬는 자기가 죽을 거라고 여길까요? 답은 다음 항목으로 이어집니다.
다음으로 말할 내용은 전 항목에서 언급한, 애쉬가 “자기는 이제 곧 죽는다”고 믿는 이유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내용은, 애쉬는 오리지널에게 걸리는 부담에 관해 “음소(포님) 괴리에 의해 서서히 체력과 보술력이 사라져 간다”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기와 같은 상황의 치글에 관해서도 오리지널의 힘이 약해진 모습과 오리지널의 몸이 없어진 것은 보았지만, 제이드가 확인한 “오리지널의 의식이 레플리카의 몸에 들어가 있는” 일을 애쉬는 모릅니다. 제이드가 “그 설명으로는 애쉬가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다”라는 지적과 애쉬가 몹시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아도, 우리에서 없어진 오리지널 치글과 ‘서서히 오리지널의 힘이 약해져 간다’라는 이야기만을 바탕으로 애쉬는 ‘완전동위체 레플리카가 만들어진 자신은 이제 곧 힘이 약해져서 죽는다’고 오해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 생각하면 엘드란트에서 일대일 대결을 벌이기 전에 애쉬가 루크에게 하는 말도 설명 가능합니다.

일대일 대결 직전, 애쉬는 루크에게 “과거도 미래도 빼앗긴 내 마음을 네가 알 턱이 없지!”고 말합니다. 레플리카로 대체되어 과거를 빼앗겼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왜 ‘미래도’ 빼앗겼을까요? 지금까지의 치글 실험과 애쉬가 스피노자에게 들은 정보를 맞추어 보면, 여기에서 애쉬가 하고 싶은 말은 “완전동위체인 자기와 루크 사이에서는 머지않아 빅뱅이 일어나서 자신은 죽는다. 자신은 레플리카가 만들어짐으로써 미래를 빼앗겼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이 대화에서 갑자기 언급된 빅뱅이란 어떠한 현상일까요? 다음 항목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대화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은, 빅뱅이란 컨태미네이션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컨태미네이션 현상에 관해서는 초반에 발생하는 서브 이벤트에서 파티 멤버가 설명합니다. 아래가 그 설명입니다.
완전동위체인 오리지널과 레플리카에게 물질끼리가 융합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그 말을 듣고 떠오르는 것이 치글에게 일어난 “오리지널의 몸이 사라지고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가 있는” 그 현상입니다.
여기까지의 정보를 다시 정리하면, “빅뱅이란 완전동위체인 오리지널과 레플리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물질끼리의 융합현상이다. 융합에 앞서 오리지널의 체력과 보술은 서서히 약해진다. 그리고 융합에 의해 오리지널의 몸은 사라지고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간다”가 됩니다. 디스트가 루크와 애쉬에 관해 “컨태미네이션 현상은 면하지 못한다”라고 한 말로 미루어 다른 항목에서 예상한 대로 루크와 애쉬에게도 실험에 사용된 치글 같은 융합이 조만간 발생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루크와 애쉬의 의식이 융합 직전인 내용에 관해서는 엘드란트에서 애쉬가 죽은 직후에 주고받는 제이드와 루크의 대화에서 언급됩니다.
애쉬의 사인을 물은 것은 애쉬가 빅뱅에 의해 죽었는지를 확인하려고,
루크에게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는지 물은 것은 오리지널의 의식이 루크의 몸에 들어왔는지 확인하려고,
무언가가 나가는 느낌이 들었는지 물은 것은 들어온 오리지널의 의식이 융합하지 않고 그대로 나갔는지를 확인하려고
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루크는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내려오는 듯한 기분은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이 “따뜻한 기운”이 아마도 애쉬의 의식이며, “따뜻한 기운이 나간 감각은 딱히 없었다”라고 한 말에서 애쉬의 의식은 루크와 융합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이가 질문의 의도를 묻자 제이드가 “……아뇨……아무것도……아무것도 아닙니다……”라며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습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다음에 디스트와 제이드는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눕니다.
제이드의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라는 말로 미루어 보건대, 오리지널의 의식이 레플리카에게 들어가도 레플리카의 기억까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스타가 자기를 “오리지널”이라 칭한 일과 제이드의 기억“밖에” 안 남는다는 표현을 보면, 레플리카의 기억은 남지만 메인 의식은 어디까지나 오리지널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루크와 애쉬 사이에 발생하는 현상은 “완전동위체인 오리지널과 레플리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물질끼리의 융합 현상(빅뱅)이 일어난다. 융합에 앞서 오리지널의 체력과 보력은 서서히 약해진다. 그리고 융합에 의해 오리지널의 몸은 사라지고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간다. 그때 메인 의식은 오리지널이지만, 레플리카의 기억도 남는다”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먼저, 엘드란트에서 헤어지기 직전의 루크입니다. 헤어질 때 제이드는 루크에게 악수를 청하며 왼손을 내밉니다. 이것은 왼손잡이인 루크에게 맞추어서 악수할 손을 내민 친애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루크는 자기가 왼손잡이이며 눈앞에 왼손이 내밀어졌음에도 오른손을 내밀려고 합니다. 3D 모델의 움직임이 어긋났을 뿐인 줄 알았으나,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공식 시나리오 북에서 이때의 루크의 동작에 관해 “한순간 오른손을 내밀려고 하지만, 도중에 깨닫고 왼손으로 악수하는 루크”라고 설명되어 있으므로 의도된 동작으로 여겨집니다.



이 루크의 동작을 보면 마치 왼손잡이인 루크가 오른손잡이가 되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이 애쉬가 죽은 후 애쉬의 의식이 루크에게 들어와 있음과 루크는 왼손잡이이고 애쉬는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 사실로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은, 이 시점에서 애쉬의 의식이 융합되어가고 있기에 루크는 오른손잡이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입니다. 더 깊게 생각한다면, 제이드가 악수를 청하며 왼손을 내민 행동은 루크가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루크의 의식이 애쉬와 융합되려고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꽃밭에 나타난 붉은 머리 청년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청년의 머리 모양에 관해서입니다.
몇 년 만에 길어졌다고는 볼 수 없는 머리 길이이기에 길이는 애쉬에 가까운 듯합니다. 머리 색은 루크에 가까워 보이지만, 머리카락 끝의 노란 그라데이션은 없어졌습니다.
다음으로, 청년이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입니다. 이것은 그가 지닌 검의 방향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검은 일대일 대결 후 애쉬가 루크에게 맡긴 로렐라이의 검입니다. 검의 형태가 특수해서 알기 어렵지만, 왼쪽으로 검자루가 오도록 장비했습니다.

애쉬가 검을 든 모습을 보면 검은 테두리가 있는 쪽이 검자루이고 은색 쪽이 검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으로 검자루가 오게 된 것을 보면 이 청년은 왼손잡이입니다. 루크와 같은 쪽 손을 쓴다는 것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청년의 말에 관해서입니다. 청년은 꽃밭에서 티아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보면, 붉은 머리 청년은 비교적 루크 쪽에 가까워 보이지만, 애쉬인 듯한 부분도 많이 있어 어느 쪽인지는 명확히 판단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청년의 목소리가 루크인지 애쉬인지도 구분할 수 없음에서도, 그를 루크라고도 애쉬라고도 해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마도 플레이어에게 답을 맡기는 제작진의 의도일 듯합니다. 붉은 머리 청년만을 보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이상, 중시해야 할 것은 일부러 판단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붉은 머리 청년의 특징이 아닌, 주워 모아서 끼워 맞추면 답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는 엔딩 전에 본편에서 밝혀진 여러 가지 정보가 아닌가,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조각상은 루크가 로렐라이를 해방했을 때 엘드란트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데, 이때 부서지는 것은 짧은 머리 여성 조각상만입니다.

조금 알아보기 어렵지만, 마주 본 왼쪽 조각상만 두 동강 났습니다. 짧은 머리와 긴 머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루크와 애쉬입니다. 짧은 머리 조각상이 부서짐은 서브 이벤트에서 도출한 예상대로 빅뱅 결과 애쉬의 의식이 메인이 되고 루크의 기억은 계승될 뿐이라는 뜻이라고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은 레플리카 치글과 달리 루크는 초진동을 사용한 반동으로 엔딩 시점에서 몸이 사라지기 직전이라는 점입니다.
이처럼 루크의 몸은 애쉬에 비해 반투명해져 있어서 음소(포님) 괴리 때문에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다음 죽었을 터인 애쉬의 몸이 약간 움직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으로부터 치글 실험에서는 “음소(포님) 괴리로 오리지널의 몸이 사라지고, 남은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갔다”인데 반해, 루크와 애쉬는 “음소(포님) 괴리로 사라져야 할 오리지널의 몸이 빅뱅보다 먼저 죽음으로써 남고, 반대로 레플리카의 몸은 음소(포님) 괴리로 사라졌으므로 일단 레플리카의 몸에 들어 있던 오리지널의 의식과 레플리카의 기억이 오리지널의 몸으로 들어갔다”가 아닌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치글 실험과 루크와 애쉬의 상황에 다른 점은 몇 가지 더 있습니다만, 스피노자와 디스트의 이야기에 따르면 상당히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낸 실험임은 확실합니다. 애초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일부러 치글 실험 이야기를 한정된 데이터 용량 안에 넣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리지널의 의식이 메인에 남고 레플리카의 기억은 계승된다”는 결론에 큰 차이는 없다고 지금은 판단합니다.

레플리카편 이후가 특히 두드러지는데, 열등감 때문에 세상을 구하기 위해 죽으려 하는 루크에게 제이드는 몇 번이나 “죽지 말라”고 말합니다. 또한, 스피노자로부터 빅뱅 얘기를 들은 후에는 루크에게 “이번만은 내가 산출한 답이 틀렸으면 좋겠어요” “루크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짓을 저지르니, 혹시나 하기는 하지만요”라고 말하며, 디스트로부터 빅뱅이 시작되었음과 컨태미네이션은 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후에는 루크로부터 “안색이 나쁘다”고 지적받을 만큼 침울해합니다. 이때의 제이드는 포미크리 발안자이기에 루크와 애쉬에게 빅뱅이 일어남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루크가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중반, 루크와 제이드는 케테르부르크에서 사람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이드는 루크와 애쉬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관해 파티 멤버 중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제이드가 섭섭한 듯한 얼굴을 한 이유는 그때 돌아온 청년이 적어도 제이드가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악수를 한 그 “루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어느 쪽이 돌아왔는지 외부 매체에서 답이 언급되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여기에서는 어디까지나 본편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외부에서 나온 정보는 본편을 내면서 삭제된 정보이며, 본편 마지막의 답은 본편의 정보만을 바탕으로 추측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루크와 제이드의 악수의 움직임에 관해서만 시나리오 북을 참고했습니다만, 본편에서 나온 정보 확인에 그쳤으니 눈감아 주세요)
여기에는 제 나름의 생각을 썼지만, 붉은 머리 청년이 어느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도록 그려진 이상, 제작진이 플레이어에게 제시한 답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TOA의 여러 가지로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기는 방식과 주워 모아서 내 나름의 답을 끌어낼 수 있는 떡밥 살포 방식을 정말 좋아해서 앞으로도 TOA에 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추가(2020/7/20)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계열의 반응
반응 고맙습니다. 본문에도 적었듯이, 결국 답은 플레이어 나름이라고 생각하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각을 소중히 여겨 주십시오. 저도 제 생각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 인터뷰에서 공식이 답을 말했다는 계열의 반응
유명한 이야기이므로 잘 알고 있지만, 본문에 “본편의 정보만을 기초로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적었듯이 외부 잡지 등의 정보는 일부러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비공개로 밝힌 이야기를 마음대로 유출한 잡지가 잘못한 거고, 왜 비공개로 했는지는 역시 원작에서 남긴 여백을 중요시하는 마음이 제작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므로, 이렇게 주어진 여백에 제 나름의 답을 원작 정보로부터 유추해 보고 싶어서 이 글을 썼습니다.

많은 RPG에서는 주인공이 동료와 힘을 합쳐서 세상을 구하고, 그 후에도 앞을 향해 살아나가는 것이 왕도 엔딩입니다. 그런 중, TOA의 엔딩은 조금 다른 의미심장한 방식으로 끝맺습니다.
주인공 루크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기가 지닌 특수한 힘을 쓰고 그 반동으로 목숨을 잃습니다. 마지막 보스를 쓰러뜨린 후 루크는 로렐라이를 해방하고 사라지는데, 루크가 사라지기 조금 전에 적과의 전투로 목숨을 잃은 애쉬의 유해가 떨어져 내려와서 루크는 그것을 받아듭니다. 그리고 루크가 애쉬와 함께 사라지며 엔딩이 흐릅니다.

그 후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루크를 그리워하며 꽃밭에서 보가를 노래하는 티아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파티 멤버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티아가 노래를 다 부른 후 자리를 떠나려 했을 때 꽃밭에 붉은 머리의 청년이 나타납니다. 붉은 머리 청년은 외견도 목소리도 루크라고도 애쉬라고도 단정하기 어려운, 두 사람의 딱 정중앙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본 파티 멤버들이 청년에게 달려가고, 제이드가 혼자 섭섭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청년의 얼굴과 뒤에서 빛나는 만월이 찍힌다――가 TOA의 엔딩입니다.
이때 돌아온 것이 루크인지 애쉬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인지가 작중에서는 확실히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어쩐지 답을 알 듯한 정보는 본편 곳곳에 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결국 생각하는 사람의 추측에 지나지 않아, 결국 진실은 알 수 없는 채입니다.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제작진 측이 플레이어가 생각한 답을 존중하고자 일부러 남긴 여백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남겨진 여백에 명확한 답을 찾는 행동이 눈치 없기는 하지만, TOA를 플레이한 일개 플레이어로서 제 나름대로 생각해서 내린 답을 남겨 보고 싶었기에 새삼스럽게 그 붉은 머리 청년은 어떤 존재인지 본편의 정보를 기초로 고찰해 보겠습니다.
1. 치글 실험
마지막에 나타난 붉은 머리 청년에 관해 추측할 때 상당히 중요한 존재가 와이욘 경굴에서 실험에 쓰인 치글입니다. 2개의 우리 안에는 2마리의 치글이 있었는데, 각각 오리지널과 레플리카 치글입니다.


조금 알기 어렵지만, 2장째와 3장째는 나탈리아가 있는 왼쪽 우리로 아니스가 상황을 보러 온 상태이므로 왼쪽 우리에 있는 것이 오리지널, 오른쪽 우리에 있는 것이 레플리카입니다. 이에 더해 여기에서는, 보통은 레플리카의 능력이 열화하지만, 이 치글은 오리지널의 능력이 약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 다시 와이욘 경굴에 왔을 때 2마리의 치글은 1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텅 빈 것은 왼쪽 우리, 치글이 남은 쪽이 오른쪽 우리입니다. 즉, 이때 사라진 것은 오리지널, 남은 것은 레플리카입니다.
그리고 더 나중, 이때 구조한 치글에게 제이드가 얘기를 듣는 서브 이벤트가 있습니다. 제이드와 치글의 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스타”란 구조한 치글의 이름입니다.
“스타, 당신은 오리지널입니까?”
“맞아요.”
“그럼 레플리카―또 하나의 자신이 만들어졌습니까?”
“맞아요. 디스트라는 기분 나쁜 사람에게 당했어요.”
“역시 디스트인가. 그게 언제쯤인가요?”
“아마 반년 정도 전이에요.”
“코랄성에서 루크와 애쉬가 완전동위체임을 알았다면 시기는 맞는군…….”
여기에서 놀라운 점은 감옥에 남아 있던 치글은 레플리카인데, 이 치글은 “당신은 오리지널입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다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이 치글을 사용한 실험은 디스트가 루크와 애쉬의 정보를 기초로 시행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이드가 말했듯이, 디스트는 이전 코랄성에서 루크의 정보를 빼냈기 때문에 이 연구는 루크와 애쉬에 상당히 가까운 상황인 실험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맞아요.”
“그럼 레플리카―또 하나의 자신이 만들어졌습니까?”
“맞아요. 디스트라는 기분 나쁜 사람에게 당했어요.”
“역시 디스트인가. 그게 언제쯤인가요?”
“아마 반년 정도 전이에요.”
“코랄성에서 루크와 애쉬가 완전동위체임을 알았다면 시기는 맞는군…….”


그리고 제이드는 스타로부터 또 하나 중요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또 하나의 당신은 어떻게 됐습니까?”
“……아마 죽었을 거예요.”
“……아마?”
“실은 저는 한 번 죽었어요. 그 후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드나 싶더니, 저는 죽은 상태가 아니었답니다. 그때 또 하나의 저는 없었어요.”
레플리카일 텐데 “나는 오리지널이다”라고 자칭하는 스타는 “나는 한 번 죽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번 죽었다”고 함은 오리지널 치글이 감옥에서 사라진 일을 가리킬 겁니다. 스타의 말을 조금 더 알기 쉽게 정리하면 “오리지널 치글은 한 번 죽었다. 그 후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드나 싶더니, 레플리카의 몸에서 오리지널 치글이 살아 있었다. 레플리카는 사라졌다”가 됩니다. 더 요약하면 “지금의 스타는 레플리카의 몸속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간 상태다. 레플리카 치글은 사라졌다”가 됩니다.“……아마 죽었을 거예요.”
“……아마?”
“실은 저는 한 번 죽었어요. 그 후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드나 싶더니, 저는 죽은 상태가 아니었답니다. 그때 또 하나의 저는 없었어요.”
이상이 치글을 사용한 실험과 치글의 증언에서 짐작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2. 애쉬의 초조함
본편 내내 애쉬는 무언가 초조한 듯한 태도를 취합니다. 처음으로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오아시스에서의 대화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루크는 “애쉬가 회선을 연결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즉, 이때 두 사람의 상태는 “애쉬는 루크와 의식이 뒤섞이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있다. 루크는 딱히 그러한 감각은 없다” 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후에도 애쉬는 로렐라이의 검을 받았을 때에 관해 “네가 그때 로렐라이와 이어져 있었으면……. 아니, 내가 음소화(포님화)하고 있을 뿐인가”라며 자기가 음소화(포님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애쉬의 초조함이 정점에 달하는 때가 렘의 탑 무렵의 사건입니다. 애쉬가 자기를 희생해서 독 안개를 없애려는 행동을 막으려는 파티 멤버에게, 애쉬와 함께 행동하던 칠흑의 날개 멤버는 “나리는 입만 열면 시간이 없다고 하고, 이번에도 개죽음당할 바에는 독 안개와 함께 죽겠다고 했어”라고 말합니다. 또한, 다아트에서 루크와 어느 쪽이 독 안개를 없앨지 언쟁할 때도 “나도 죽고 싶은 게 아니야. ……죽을 수밖에 없단 말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은, 애쉬는 자기가 이제 곧 죽을 거라고 여김입니다. 의식이 뒤섞이는 듯한 감각과 음소화(포님화)는 애쉬가 느끼는 자기 죽음의 징조라고 여겨집니다. 그럼 왜 애쉬는 자기가 죽을 거라고 여길까요? 답은 다음 항목으로 이어집니다.
3. 스피노자의 이야기
베르켄드 연구소에서 제이드는 애쉬의 레플리카를 만들 때 실험에 관여한 연구자인 스피노자로부터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하가 그 대화입니다.“우리에게 협력하기 전 얘기일 것 같은데, 애쉬가 당신에게 오지 않았습니까? 아마 와이욘 경굴에서 하던 디스트의 실험에 관한 내용 때문에”
“……확실히 그 말대로일세. 애쉬는 코랄성에서 자기와 루크가 단순한 동위체가 아니라, 완전동위체임을 안 듯했네.”
“그래서, 와이욘 경굴의 치글이 자기들과 같은 완전동위체가 아닌가 라고 눈치챘군요”
“음……그리고 그것은 맞았지. 네이스 박사는 발포어 박사의 이론을 바탕으로 루크 레플리카 제작 시의 사고를 재현했다네.”
이 대화로부터 실험에 쓰인 치글의 상황은 루크와 애쉬의 상황과 상당히 가까움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오리지널의 의식이 레플리카의 몸에 들어가 있는’ 지금의 스타에게 일어난 상태가 루크와 애쉬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리지널 치글이 우리에서 없어진 것을 본 애쉬가 마음속으로 ‘역시 없어졌어’라고 생각한 이유는 자기들과 치글의 상황이 거의 같음을 알았기 때문이겠지요.“……확실히 그 말대로일세. 애쉬는 코랄성에서 자기와 루크가 단순한 동위체가 아니라, 완전동위체임을 안 듯했네.”
“그래서, 와이욘 경굴의 치글이 자기들과 같은 완전동위체가 아닌가 라고 눈치챘군요”
“음……그리고 그것은 맞았지. 네이스 박사는 발포어 박사의 이론을 바탕으로 루크 레플리카 제작 시의 사고를 재현했다네.”
다음으로 말할 내용은 전 항목에서 언급한, 애쉬가 “자기는 이제 곧 죽는다”고 믿는 이유입니다.
“애쉬는 완전동위체가 태어났을 경우 오리지널의 부담에 관해 물어봤습니까?”
“그랬지.”
“그럼 음소(포님) 괴리에 의한 완만한 방출 현상을 설명했나요?”
“학술적인 설명은 너무 어려우니까 대폭발(빅뱅) 시기를 앞두고 서서히 체력과 보술력이 사라져감은……”
“그 설명으로는……애쉬가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군요.”
“오해?”
“아뇨……. 그가 무모하게 행동하는 이유를 드디어 알았을 뿐이에요. 이미……늦었겠지만요.”
전문용어가 단숨에 늘어났으므로 순서대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완전동위체가 태어났을 경우 오리지널의 부담――즉, 레플리카가 만들어짐으로써 오리지널 치글이나 애쉬에게 걸리는 부담이란 대화 안에 나오는 “음소(포님) 괴리에 의한 완만한 방출 현상”, “대폭발(빅뱅) 시기를 앞두고 서서히 체력과 보술력이 사라져감”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음소(포님) 괴리에 의한 완만한 방출 현상”이란 애쉬가 “자기가 음소화(포님화)하고 있다”고 말한 상태, “대폭발(빅뱅) 시기를 앞두고 서서히 체력과 보술력이 사라져감”이란 처음에 와이욘 경굴에서 만난 치글 중 오리지널 쪽의 힘이 약해졌던 상태입니다. 치글이 레플리카 루크 제작 시의 사고를 재현하였으니, 치글과 마찬가지로 애쉬의 체력과 보술력도 서서히 떨어져 갔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겠지요.“그랬지.”
“그럼 음소(포님) 괴리에 의한 완만한 방출 현상을 설명했나요?”
“학술적인 설명은 너무 어려우니까 대폭발(빅뱅) 시기를 앞두고 서서히 체력과 보술력이 사라져감은……”
“그 설명으로는……애쉬가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군요.”
“오해?”
“아뇨……. 그가 무모하게 행동하는 이유를 드디어 알았을 뿐이에요. 이미……늦었겠지만요.”
여기에서 중요한 내용은, 애쉬는 오리지널에게 걸리는 부담에 관해 “음소(포님) 괴리에 의해 서서히 체력과 보술력이 사라져 간다”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기와 같은 상황의 치글에 관해서도 오리지널의 힘이 약해진 모습과 오리지널의 몸이 없어진 것은 보았지만, 제이드가 확인한 “오리지널의 의식이 레플리카의 몸에 들어가 있는” 일을 애쉬는 모릅니다. 제이드가 “그 설명으로는 애쉬가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다”라는 지적과 애쉬가 몹시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아도, 우리에서 없어진 오리지널 치글과 ‘서서히 오리지널의 힘이 약해져 간다’라는 이야기만을 바탕으로 애쉬는 ‘완전동위체 레플리카가 만들어진 자신은 이제 곧 힘이 약해져서 죽는다’고 오해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 생각하면 엘드란트에서 일대일 대결을 벌이기 전에 애쉬가 루크에게 하는 말도 설명 가능합니다.

일대일 대결 직전, 애쉬는 루크에게 “과거도 미래도 빼앗긴 내 마음을 네가 알 턱이 없지!”고 말합니다. 레플리카로 대체되어 과거를 빼앗겼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왜 ‘미래도’ 빼앗겼을까요? 지금까지의 치글 실험과 애쉬가 스피노자에게 들은 정보를 맞추어 보면, 여기에서 애쉬가 하고 싶은 말은 “완전동위체인 자기와 루크 사이에서는 머지않아 빅뱅이 일어나서 자신은 죽는다. 자신은 레플리카가 만들어짐으로써 미래를 빼앗겼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이 대화에서 갑자기 언급된 빅뱅이란 어떠한 현상일까요? 다음 항목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4. 디스트의 이야기
레플리카 네비림을 쓰러뜨린 후, 제이드는 말쿠트군에 구속된 디스트와 빅뱅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아래가 그 대화입니다.“애쉬가 죽었습니다”
“빅뱅인가요?”
“……그렇게 묻다니, 애쉬의 빅뱅은 슬슬 때가 됐다는 건가요?”
“그렇죠. 그쪽이야말로 그렇게 묻다니, 애쉬의 죽음이 빅뱅이 아니라고 하는 듯한데요”
애쉬의 사인은 여러 차례 적의 검에 찔린 것입니다. 제이드는 그것을 루크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쉬의 사인은 빅뱅이 아니지만, 그때 애쉬가 적에게 찔리지 않더라도 빅뱅이라는 현상으로 곧 죽었을 것을 이 대화로부터 짐작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됩니다.
“빅뱅인가요?”
“……그렇게 묻다니, 애쉬의 빅뱅은 슬슬 때가 됐다는 건가요?”
“그렇죠. 그쪽이야말로 그렇게 묻다니, 애쉬의 죽음이 빅뱅이 아니라고 하는 듯한데요”
“무슨 원인으로 죽었든, 이 시기라면 빅뱅은 시작됐을 거라 봐도 되겠죠”
“……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뭡니까!? 당신이 완전동위체 이론을 수립했잖아요! 알겠어요!? 컨태미네이션 현상은 면하지 못합니다. 설령 당신이 재능을 지녔다 해도 말이죠”
디스트의 “빅뱅은 시작됐다”는 말에 대해 제이드는 “……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대답하였으나, 평소라면 반론할 때 확실히 이유까지 말하는 그가 아무 이유 없이 반론함에서, 이것은 제이드의 “빅뱅이 안 일어났기를 바라는” 감정에 의한 반론일 뿐이라고 보아야겠지요. 실제로 제이드도 본심으로는 자기 반론이 잘못된 줄 알기 때문에 말문이 약간 막힌 거라고 추측합니다.“……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뭡니까!? 당신이 완전동위체 이론을 수립했잖아요! 알겠어요!? 컨태미네이션 현상은 면하지 못합니다. 설령 당신이 재능을 지녔다 해도 말이죠”
이 대화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은, 빅뱅이란 컨태미네이션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컨태미네이션 현상에 관해서는 초반에 발생하는 서브 이벤트에서 파티 멤버가 설명합니다. 아래가 그 설명입니다.
“네 창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나오잖아. 어떻게 된 거야?”
“컨태미네이션 현상을 이용한 융합술이에요”
“컨태미……?”
“컨태미네이션 현상. 물질끼리가 음소(포님)와 원소로 분리돼서 융합하는 현상이야”
“아아. 합성 같은 것에 쓰이는 물질의 융합 성질인가”
이 설명을 그대로 빅뱅 설명에 끼워 맞추면, 빅뱅이란 물질끼리가 음소(포님)와 원소로 분리되어서 융합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됩니다.“컨태미네이션 현상을 이용한 융합술이에요”
“컨태미……?”
“컨태미네이션 현상. 물질끼리가 음소(포님)와 원소로 분리돼서 융합하는 현상이야”
“아아. 합성 같은 것에 쓰이는 물질의 융합 성질인가”
완전동위체인 오리지널과 레플리카에게 물질끼리가 융합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그 말을 듣고 떠오르는 것이 치글에게 일어난 “오리지널의 몸이 사라지고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가 있는” 그 현상입니다.
여기까지의 정보를 다시 정리하면, “빅뱅이란 완전동위체인 오리지널과 레플리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물질끼리의 융합현상이다. 융합에 앞서 오리지널의 체력과 보술은 서서히 약해진다. 그리고 융합에 의해 오리지널의 몸은 사라지고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간다”가 됩니다. 디스트가 루크와 애쉬에 관해 “컨태미네이션 현상은 면하지 못한다”라고 한 말로 미루어 다른 항목에서 예상한 대로 루크와 애쉬에게도 실험에 사용된 치글 같은 융합이 조만간 발생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루크와 애쉬의 의식이 융합 직전인 내용에 관해서는 엘드란트에서 애쉬가 죽은 직후에 주고받는 제이드와 루크의 대화에서 언급됩니다.
“루크. 괴로운 질문을 하겠습니다만……애쉬는 어떻게 죽었나요?”
“……신탁의 방패(오라클) 병사에게 둘러싸여서 검을……온몸에 꽂혀서……”
“그 후 루크에게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은 안 들었나요?”
“……그러고 보니……. 뭔가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내려오는 듯한 기분은 들었는데……”
“……뭔가가 나가는 느낌은?”
“응? 애쉬가 죽은 순간 허탈감은 들었지만, 딱히……”
“그런가요……”
제이드가 한 질문의 의도를 하나씩 확인하자면,“……신탁의 방패(오라클) 병사에게 둘러싸여서 검을……온몸에 꽂혀서……”
“그 후 루크에게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은 안 들었나요?”
“……그러고 보니……. 뭔가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내려오는 듯한 기분은 들었는데……”
“……뭔가가 나가는 느낌은?”
“응? 애쉬가 죽은 순간 허탈감은 들었지만, 딱히……”
“그런가요……”
애쉬의 사인을 물은 것은 애쉬가 빅뱅에 의해 죽었는지를 확인하려고,
루크에게 무언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는지 물은 것은 오리지널의 의식이 루크의 몸에 들어왔는지 확인하려고,
무언가가 나가는 느낌이 들었는지 물은 것은 들어온 오리지널의 의식이 융합하지 않고 그대로 나갔는지를 확인하려고
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루크는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내려오는 듯한 기분은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이 “따뜻한 기운”이 아마도 애쉬의 의식이며, “따뜻한 기운이 나간 감각은 딱히 없었다”라고 한 말에서 애쉬의 의식은 루크와 융합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이가 질문의 의도를 묻자 제이드가 “……아뇨……아무것도……아무것도 아닙니다……”라며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습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다음에 디스트와 제이드는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눕니다.
“……기억은 남아요”
“아뇨, 기억밖에 안 남는 거예요”
“기억은 남아요”는 디스트의 말, “아뇨, 기억밖에 안 남는 거예요”는 제이드의 말입니다. 이 대화 전에 디스트가 이론을 무시하고 빅뱅은 안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하는 제이드에게 “그렇게 그 레플리카가 소중한가요?”라고 한 말에서 “기억은 남는다”라는 말은 디스트가 말한 “그 레플리카”――즉, 루크에 관한 내용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아뇨, 기억밖에 안 남는 거예요”
제이드의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라는 말로 미루어 보건대, 오리지널의 의식이 레플리카에게 들어가도 레플리카의 기억까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스타가 자기를 “오리지널”이라 칭한 일과 제이드의 기억“밖에” 안 남는다는 표현을 보면, 레플리카의 기억은 남지만 메인 의식은 어디까지나 오리지널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루크와 애쉬 사이에 발생하는 현상은 “완전동위체인 오리지널과 레플리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물질끼리의 융합 현상(빅뱅)이 일어난다. 융합에 앞서 오리지널의 체력과 보력은 서서히 약해진다. 그리고 융합에 의해 오리지널의 몸은 사라지고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간다. 그때 메인 의식은 오리지널이지만, 레플리카의 기억도 남는다”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5. 그 후의 결과
앞의 예상을 바탕으로 엘드란트에서 헤어지기 직전의 루크와, 마지막에 나타난 붉은 머리 청년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먼저, 엘드란트에서 헤어지기 직전의 루크입니다. 헤어질 때 제이드는 루크에게 악수를 청하며 왼손을 내밉니다. 이것은 왼손잡이인 루크에게 맞추어서 악수할 손을 내민 친애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루크는 자기가 왼손잡이이며 눈앞에 왼손이 내밀어졌음에도 오른손을 내밀려고 합니다. 3D 모델의 움직임이 어긋났을 뿐인 줄 알았으나,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공식 시나리오 북에서 이때의 루크의 동작에 관해 “한순간 오른손을 내밀려고 하지만, 도중에 깨닫고 왼손으로 악수하는 루크”라고 설명되어 있으므로 의도된 동작으로 여겨집니다.



이 루크의 동작을 보면 마치 왼손잡이인 루크가 오른손잡이가 되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이 애쉬가 죽은 후 애쉬의 의식이 루크에게 들어와 있음과 루크는 왼손잡이이고 애쉬는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 사실로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은, 이 시점에서 애쉬의 의식이 융합되어가고 있기에 루크는 오른손잡이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입니다. 더 깊게 생각한다면, 제이드가 악수를 청하며 왼손을 내민 행동은 루크가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루크의 의식이 애쉬와 융합되려고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냐고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꽃밭에 나타난 붉은 머리 청년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청년의 머리 모양에 관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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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길어졌다고는 볼 수 없는 머리 길이이기에 길이는 애쉬에 가까운 듯합니다. 머리 색은 루크에 가까워 보이지만, 머리카락 끝의 노란 그라데이션은 없어졌습니다.
다음으로, 청년이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입니다. 이것은 그가 지닌 검의 방향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검은 일대일 대결 후 애쉬가 루크에게 맡긴 로렐라이의 검입니다. 검의 형태가 특수해서 알기 어렵지만, 왼쪽으로 검자루가 오도록 장비했습니다.

애쉬가 검을 든 모습을 보면 검은 테두리가 있는 쪽이 검자루이고 은색 쪽이 검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으로 검자루가 오게 된 것을 보면 이 청년은 왼손잡이입니다. 루크와 같은 쪽 손을 쓴다는 것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청년의 말에 관해서입니다. 청년은 꽃밭에서 티아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째서……여기로?”
“여기에서라면, ……호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그리고……약속했으니까”
여기에서 청년이 말하는 “약속”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루크와 티아가 헤어질 때 “……꼭 돌아와” “……응, 알았어. 약속할게. 꼭 돌아올게”라고 말한 약속을 가리킨다는 해석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일대일 대결 후에 루크와 애쉬가 “……약속해!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나탈리아도 나도……슬퍼할 테니까!” “시끄러워! 약속해 줄 테니 어서 가!”라고 말한 약속을 가리킨다는 해석입니다. 짧은 대화로는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 판별하기 어려운 느낌입니다.“여기에서라면, ……호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그리고……약속했으니까”
이렇게 보면, 붉은 머리 청년은 비교적 루크 쪽에 가까워 보이지만, 애쉬인 듯한 부분도 많이 있어 어느 쪽인지는 명확히 판단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청년의 목소리가 루크인지 애쉬인지도 구분할 수 없음에서도, 그를 루크라고도 애쉬라고도 해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마도 플레이어에게 답을 맡기는 제작진의 의도일 듯합니다. 붉은 머리 청년만을 보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이상, 중시해야 할 것은 일부러 판단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붉은 머리 청년의 특징이 아닌, 주워 모아서 끼워 맞추면 답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는 엔딩 전에 본편에서 밝혀진 여러 가지 정보가 아닌가,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6. 기타
○여성 조각상
상당히 깊게 파고드는 게 되기 때문에 고찰 재료로 넣을지 망설였습니다만, 한 가지 신경 쓰인 것이 애쉬가 죽은 장소에 세워진 두 개의 조각상입니다. 두 조각상은 각각 짧은 머리카락과 긴 머리카락의 여성 조각입니다.
이 조각상은 루크가 로렐라이를 해방했을 때 엘드란트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데, 이때 부서지는 것은 짧은 머리 여성 조각상만입니다.

조금 알아보기 어렵지만, 마주 본 왼쪽 조각상만 두 동강 났습니다. 짧은 머리와 긴 머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루크와 애쉬입니다. 짧은 머리 조각상이 부서짐은 서브 이벤트에서 도출한 예상대로 빅뱅 결과 애쉬의 의식이 메인이 되고 루크의 기억은 계승될 뿐이라는 뜻이라고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글 실험과의 차이
치글 실험과 루크와 애쉬의 상황에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그것은 레플리카 치글과 달리 루크는 초진동을 사용한 반동으로 엔딩 시점에서 몸이 사라지기 직전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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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루크의 몸은 애쉬에 비해 반투명해져 있어서 음소(포님) 괴리 때문에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다음 죽었을 터인 애쉬의 몸이 약간 움직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으로부터 치글 실험에서는 “음소(포님) 괴리로 오리지널의 몸이 사라지고, 남은 레플리카의 몸에 오리지널의 의식이 들어갔다”인데 반해, 루크와 애쉬는 “음소(포님) 괴리로 사라져야 할 오리지널의 몸이 빅뱅보다 먼저 죽음으로써 남고, 반대로 레플리카의 몸은 음소(포님) 괴리로 사라졌으므로 일단 레플리카의 몸에 들어 있던 오리지널의 의식과 레플리카의 기억이 오리지널의 몸으로 들어갔다”가 아닌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치글 실험과 루크와 애쉬의 상황에 다른 점은 몇 가지 더 있습니다만, 스피노자와 디스트의 이야기에 따르면 상당히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낸 실험임은 확실합니다. 애초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일부러 치글 실험 이야기를 한정된 데이터 용량 안에 넣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리지널의 의식이 메인에 남고 레플리카의 기억은 계승된다”는 결론에 큰 차이는 없다고 지금은 판단합니다.
○제이드의 표정
TOA 엔딩에서 붉은 머리 청년 외에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이 제이드의 표정입니다. 다른 파티 멤버들이 청년에게 다가가는 가운데 제이드는 혼자 어쩐지 섭섭한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레플리카편 이후가 특히 두드러지는데, 열등감 때문에 세상을 구하기 위해 죽으려 하는 루크에게 제이드는 몇 번이나 “죽지 말라”고 말합니다. 또한, 스피노자로부터 빅뱅 얘기를 들은 후에는 루크에게 “이번만은 내가 산출한 답이 틀렸으면 좋겠어요” “루크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짓을 저지르니, 혹시나 하기는 하지만요”라고 말하며, 디스트로부터 빅뱅이 시작되었음과 컨태미네이션은 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후에는 루크로부터 “안색이 나쁘다”고 지적받을 만큼 침울해합니다. 이때의 제이드는 포미크리 발안자이기에 루크와 애쉬에게 빅뱅이 일어남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루크가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중반, 루크와 제이드는 케테르부르크에서 사람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알아요, 저는. 루크가 지금도 한밤중에 악몽에 시달리다 깨어난다는 것을. ……루크에게 있어서 아크제류스 붕괴는 아직 과거 일이 아니군요”
“……당연하지”
“도적이나 신탁의 방패(오라클) 병사를 벤 밤은 잠들지 못하고 떨며 지새우죠”
“……나 겁쟁이지?”
“아니요. 루크의 그런 점은 제게 없는 자질이에요. 저는……도무지 아직도 사람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겠어요”
제이드는 레플리카 네비림 연구를 통해 머리로는 생체 레플리카 제조나 죽은 사람의 부활이 윤리적으로 좋지 않음을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사람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런 제이드가 진심으로 사람의 죽음을 실감한 것이 이성과 감정을 분리할 수 없을 만큼 죽지 않기를 바란 루크가 죽었음을 이해한 순간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당연하지”
“도적이나 신탁의 방패(오라클) 병사를 벤 밤은 잠들지 못하고 떨며 지새우죠”
“……나 겁쟁이지?”
“아니요. 루크의 그런 점은 제게 없는 자질이에요. 저는……도무지 아직도 사람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겠어요”
제이드는 루크와 애쉬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관해 파티 멤버 중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제이드가 섭섭한 듯한 얼굴을 한 이유는 그때 돌아온 청년이 적어도 제이드가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악수를 한 그 “루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7. 정리
이상으로, 저는 마지막에서 돌아온 청년은 “애쉬의 몸에 애쉬의 의식과 루크의 기억이 들어간(메인 의식은 애쉬)” 상태가 아닌지 추측했습니다. 본편에서 제시된 많은 정보가 루크의 죽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루크의 생존을 나타내는 듯한 정보는 마지막에 나타난 붉은 머리 청년이 왼손잡이임과 머리색뿐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붉은 머리 청년의 특징은 아마도 상당히 의도적으로 루크와 애쉬 어느 쪽인지 판별할 수 없게 되어 있기에 청년의 특징보다도 그 외의 본편에서 제시된 정보를 더 중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마지막에 어느 쪽이 돌아왔는지 외부 매체에서 답이 언급되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여기에서는 어디까지나 본편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외부에서 나온 정보는 본편을 내면서 삭제된 정보이며, 본편 마지막의 답은 본편의 정보만을 바탕으로 추측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루크와 제이드의 악수의 움직임에 관해서만 시나리오 북을 참고했습니다만, 본편에서 나온 정보 확인에 그쳤으니 눈감아 주세요)
여기에는 제 나름의 생각을 썼지만, 붉은 머리 청년이 어느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도록 그려진 이상, 제작진이 플레이어에게 제시한 답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TOA의 여러 가지로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기는 방식과 주워 모아서 내 나름의 답을 끌어낼 수 있는 떡밥 살포 방식을 정말 좋아해서 앞으로도 TOA에 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추가(2020/7/20)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계열의 반응
반응 고맙습니다. 본문에도 적었듯이, 결국 답은 플레이어 나름이라고 생각하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각을 소중히 여겨 주십시오. 저도 제 생각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 인터뷰에서 공식이 답을 말했다는 계열의 반응
유명한 이야기이므로 잘 알고 있지만, 본문에 “본편의 정보만을 기초로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적었듯이 외부 잡지 등의 정보는 일부러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비공개로 밝힌 이야기를 마음대로 유출한 잡지가 잘못한 거고, 왜 비공개로 했는지는 역시 원작에서 남긴 여백을 중요시하는 마음이 제작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므로, 이렇게 주어진 여백에 제 나름의 답을 원작 정보로부터 유추해 보고 싶어서 이 글을 썼습니다.
원문 https://note.com/hirumadenetai/n/n31d72e2eff9a